태국에서 디자인 팀 리드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 (27)
#27. 회사 동료의 가족 챙기기
어제 오전에 갑자기 옆 자리 팀원이 훌쩍이기 시작한다. 놀래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11년 동안 키우던 반려견이 하늘나라로 갔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었다. 순간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 친구는 반려견 10마리 정도를 키울 정도로 동물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그런 친구의 소중한 반려견이었는데...
울면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지금 빨리 집에 가서 반려견 마지막 곁을 지켜주라고 했는데 본인의 할 일을 마치고 간다는 것이다. 참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했다.
점점 책상에 휴지가 쌓여가는 모습을 보며 뭐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나 또한 약 4개월 전에 반려조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한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일을 하다고 울고 길을 가다가 울고 밥을 먹다가 울고... 집 정원의 망고 나무 밑에 묻어주었지만 여전히 나무를 볼 때마다 늘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태국은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하늘나라에 가면 보통 절에서 화장을 하고 장례식을 한다. 이 친구도 저녁에 절에서 장례 절차를 치른다고 했다. 그래서 작은 꽃 바구니 하나를 부랴부랴 주문해서 팀원이 집에 갈 때 챙겨줬다. 동물이 하늘나라에 갈 땐 조금은 색상이 있는 꽃을 써도 되기 때문에 신중히 최대한 차분한 색의 꽃을 골랐다. 소중한 가족의 마지막을 잘 보내주라는 말과 함께... 내가 회사로부터 돈을 더 받는 것은 이러한 일이 생길 때 고민하지 않고 무언가를 팀원들에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밤에 팀원으로부터 사진을 받았다. 반려견을 잘 보내줬다고... 고맙다고...
한동안 힘들어할 팀원을 잘 보살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