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있는 사람
그냥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대나무숲일 수도 있다.
그래서 막 질러본다.
누구나 타인에게 좋아 보이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노력을 한다.
하기 싫은 것도 좋은 척을 하고, 듣기 싫은 말도 흥미로운 척을 한다.
내가 선택한 행동이 남들에게 좋아 보였으면 하고, 나를 필요해줬으면 한다.
그럼 정작 나는 누가 좋아해 주고, 누가 필요를 하는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지만 다 나에 이기심이었던 걸까.
내가 되었으면, 바랬으면 하는 나만의 생각들인가.
내 이기적인 생각들 덕에 곤란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
도덕적인 행동이라 생각하고 행하고, 내 선행에 나도 만족할 수 있는 자존감도 올려준다.
그 곤란이 계속 보면 나는 과연 쓸모가 있을까 하는 의문감과 자존감이 내려간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늘어만 간다.
그 꼬리가 썩었을 수도, 아니면 단단할지도 겉으로 봐서는 똑같은 꼬리다.
지금은 썩은 꼬리들만 가득한 것 같다. 내가 내는 썩은 악취에 내 미간은 찌 부려져 만 간다.
내가 썩어 들어가서 주위에 사람들은 다 나를 피해 가는 것 같다.
내 썩은 몸 일부를 자르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게 맞는 건 알아도 많이 아플지도, 힘들지도 알지만,
겁이 나서 못하겠다. 잠시 잠깐 자고 일어나면 이 꼬리가 없어졌으면 한다.
세상 무서운 게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던 나는 어느 순간 길을 잃고 희로애락을 반복하며, 같은 길만 돌고 있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계속해서 빙빙 돈다.
내 집착인 걸까. 내 욕심인 걸까.
오늘도 난 괜찮은 척을 하고 쓸모 있는 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