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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M 기록지

01. 회사에 맞는 스프린트 운영법 찾기

PM의 서비스 운영&관리 노하우

by 무태
이번 글은 PM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서비스 운영 안에서, 스프린트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팀은 모든 구성원이 메이커를 지향하는 문화를 기반으로, 팀에 맞게 프로세스를 재구성하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22년에 PM을 처음 맡아 서비스 운영과 개발을 책임졌을 때, 사실 ‘스프린트’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냥 2~3주 안에 끝낼 수 있는 일감을 정해놓고 주먹 구구식으로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PM이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개발 과제를 정한다.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화면 설계를 완성한다.

개발자와 함께 팀 전체 회의를 열어 화면 설계서를 공유한다.

개발이 완료되면 QA 진행 후 배포한다.


화면 설계서를 공유하는 회의를 ‘허들(Huddle)’이라고 불렀는데, 문제는 너무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목적을 벗어나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2개월쯤 운영하다 보니,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팀원이 참여하는 ’기획 사전 공유 회의‘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화면설계서 공유 시점이었습니다. 허들 회의에서 디자인까지 다 끝난 설계서를 처음 공유하다 보니 개발자 입장에서는 기획 방향성에 의문을 이야기해도, 피드백이 즉각 반영되기 어려웠습니다. 크리티컬 하지 않으면 보통 “다음에 개선 때 고려해 보자” 정도로 미뤄졌습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반복되니 시간이 갈수록 기획에 대한 피드백이 줄어들었고 회의의 퀄리티가 점점 떨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회고해 보니,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프로세스와 팀 문화가 부합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희 팀은 "직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메이커로서 기획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와 같은 문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이 부분을 망각한 채로, 회의에서 점점 기획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결국 이런 상황이 서비스 개선의 퀄리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때 해결책으로 회의를 목적에 따라 더 세분화하기로 합니다. 당시에는 회의가 많아지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팀 문화가 더 중요하다 하는 판단하에 모든 팀원이 기획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 공유 회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기존 회의를 목적을 세분화하여 2개로 회의로 확장

허들 회의 : 기획 문서 초안과 상황에 따라 Lo-fi 와이어프레임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자리.

킥오프 회의: 디자인이 완성된 후, 개발을 시작하기 직전에 최종 기획과 디자인을 핸드오프하는 자리.


스프린트 운영 노하우 -기획 사전 공유 'huddle 회의'

도입 이후 우려와 달리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습니다. 기획 초기 단계에서 팀원 전체의 의견을 받는 프로세스가 만들어지니, 피드백을 더 포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이는 곧 기획의 퀄리티로 연결 됐습니다.

킥오프 회의에서는 기획의 방향성 보다 합의한 기획을 어떻게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구현할지에 집중했습니다.


*참고할 사항
기획에 대해서 팀원 모두에게 피드백을 받게 되면, 디자이너랑 1:1로 이야기할 때보다 더 많은 의견을 받게 됩니다. 이때 PM은 수용할 피드백과 그렇지 않을 피드백을 잘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기준은 해당 개발 과제의 배경과 목표에 있기 때문에 기획 문서에 해당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합니다. 평소 이 부분만 클린하게 정리하고 있다면, 다양한 피드백이 와도 빠르게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습니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데이터 분석 회의’


PM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고객 데이터를 살펴보고 다음 액션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기능 개선이나 신규 기능을 릴리즈할 때마다, 개선 전후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리포트를 작성해 왔습니다.


유의미한 지표 변화나 인사이트가 보이면 팀에 공유했는데, 이때마다 팀원분들이 흥미롭게 받아들이며 질문을 많이 남겨주셨습니다. 때로는 이 리포트를 주제로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몇 차례 이런 과정을 거쳐보니, 데이터 분석을 혼자 할 때보다 팀과 할 때 훨씬 효용이 크다는 걸 느꼈습니다. 다양한 관점이 더해지니 시야가 넓어지고, 유효한 가설이 많이 나와 액션 플랜이 풍성해졌습니다. 제가 놓쳤던 고객 행동 변화 원인도 팀원들의 의견 덕분에 좁혀지고 밝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팀원들도 자신이 만든 기능에 대한 고객 반응을 직접 확인하면서 일에 더 몰입하고, 동기부여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팀이 함께 회고하고 인사이트를 나누는 ‘데이터 리뷰’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현재는 프로세스도 안정되고 역할이나 정책도 명확해졌습니다.


데이터 리뷰 프로세스

개발 릴리즈 3주 후 진행

회의 2~3일 전 PM이 리포트 공유

팀원들은 리포트를 읽고 의견을 문서에 남김

회의에서는 남긴 의견을 바탕으로 토론 및 토의

최종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액션 플랜 기록

데이터 리뷰는 지금까지도 팀원들이 가장 기대하는 회의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다음 개선의 발판을 넘어, 팀워크와 동기부여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목적 조직에서 데이터 분석을 다 같이 공유하고 논의하는 회의가 없다면, 꼭 한번 도입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할 사항
전체 프로세스에서 회의 수가 늘어날 때, 각 회의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조율하는게 중요합니다. 사전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팀원 전체가 내용을 파악한 채로 회의 참석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 리포트도 희의 전에 공유되며, 팀원들이 해당 문서 하단에 궁금한 점, 다른 생각 등을 미리 코멘트로 작성합니다.


마무리

교과서 같은 방법론이라고 해도, 어떤 팀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효율성과 만족도가 달라집니다. 방법론을 단순히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팀 문화에 적합한 요소를 골라내고, 시도해 보고, 독자적인 운영 방법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팀원들의 몰입 환경이 좋아지면, 퍼포먼스가 높아지고 자연스레 서비스의 퀄리티에 반영됩니다. 비록 최고의 효율이 아니더라도, 그게 우리팀을 몰입 할 수 있게 한다면, 어떤 것이든 시도해보면 좋지 않을까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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