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끈이 ‘툭’ 하고 끊어질 때면
내 어딘가에 있는 스위치도 ‘툭’ 꺼지는 느낌이 든다.
흘러내려지는 머리칼이 남의 것처럼 낯설다.
손으로 한번 쓸어 넘기다가
다시 한번 엉킨 머리칼을 풀어내다가
엄마 생각이 났다.
어린 나의 얇디얇은 머릿결을
투박하게 좀 여미고
작은 고무줄 몇 가지로
있는 힘껏 머리를 쓸어 올려 매듭짓던
엄마의 투박한 손가락, 손마디, 손바닥
이제는 한껏 굵어진 나의 머리칼을
쓸어 올려본다.
어린 엄마와 다 커버린 지금의 내 손이 스친다.
잠깐 서로의 손등을 매만지다
이내 사라지는 드문드문한 감각들.
엄마의 사랑을 먹고 자라난 머리칼을
다시 한데 모아 끈으로 매듭지었다.
당겨진 눈매를 조금 매만지다,
꺼져버린 스위치를 다시 켜고
다시금 일어서 나갈 채비를 마친다.
오늘도 엄마의 얼굴을 하고선
바쁜 걸음으로 문을 나서는 밤
-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