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휴가는 페로제도로 가자
올해 여름휴가는 페로제도로 가자
친구가 8월에 직장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올 해의 여름휴가는 7월로 잡자고 했다. 7월의 마지막 주는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그 전 주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지난 부활절 휴가 때 친구의 할머니 댁에서 본 다큐멘터리가 떠올랐다.
혹독한 자연환경 탓에 먹을 것이 부족한 페로제도에는 새와 고래를 사냥해 먹는 전통이 있는데, 그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환경과 수은중독을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영상 속 자연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고, 산업화, 서구화된 나라에 비해 아주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구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페로제도에 가자"는 말을 흘리듯이 했었다.
페로제도는 그린란드와 함께 덴마크령이다. 독립적인 나라이긴 하지만, 채 5만 명도 안 되는 인구수와 완전히 산업화되지 않은 탓에 덴마크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린란드는 멀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 아니라 비행기 값이 비싸다기에, 종종 같이 언급되는 페로제도도 분명 가기 어렵고 비쌀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찾아보니 생각보다 가깝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덴마크에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는데, 코펜하겐에서 2시간가량 비행기를 타고 가거나, 북부에서 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었다.
인구 5만 명이 감이 잘 안 잡힌다면 우리나라 강원도 태백시의 인구가 2016년 12월 기준 4만 7천 명이다. 2017년 1월 기준 페로제도의 인구는 48,623명이다.
왕복으로 배를 타자고 했다가, 2박 3일로 30시간 항해하는 게 한 번이면 족하겠다는 생각에 갈 때는 비행기로, 돌아올 때는 배를 타기로 했다. 그렇게 월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밤까지, 페로제도에서 일주일을 머물게 되었다.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추가 사전 준비. 이런 사진들을 보며 충동적으로 가기로 한 이 여행이 얼마나 잘 한 선택인지 다시 한번 뿌듯해한다. 이러면서 숙소 찾기를 미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