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29
목구멍에 걸려 뱉어내지 못하는 말도 있는 거다. 난 오랫동안 실어증을 의심해 왔지만. 그냥 들리지 않았고, 들릴 수 없었던 말도 있는 거다. 어떤 것들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되기도 하니까.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흐르면, 아무것도 삼킬 수 없게 될지 모르니까.
실어증의 원인은 내 잇몸에 박힌 금속이다, 혹은 그랬다고 생각한다. 금속끼리의 접합부가 끊어졌을 때야 비로소, 나는 내 잇몸의 한 구석, 거울로 아무리 비춰도 보이지 않는 불가침의 영역에 차가운 금속이 박혀있었음을 깨닫고 만다. 그때부터 그것은 내 상처가 된다. 나는 언제까지나 이 철사와 함께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니까, 나는 평생 교정되고, 또 교정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인가.
그런 상황은 두렵다. 나의 두려움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이물감은 또 다른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우리는 하늘을 본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치통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치아의 귀소 본능을, 나는 절대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두려움뿐이다. 끝없는 자기 성찰과 그에 동반되는 습관성 실어증에 고통받는다
내가 가진 말더듬은 어떠한 병리적 현상도 아니므로, 의사도 이유를 알 수 없다. 다만, 이후부터는 내 추측일 뿐이다. 목구멍이 안으로 굽은 사람을 본 적 있는가? 그 첫 번째 환자가 여기에 있다. 욕심 많은 내 목구멍, 내가 내 말을 꿀꺽하고 삼키고 있다. 와구와구 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