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읽고
여인의 간절한 통곡이 트랜실바니아의 드라큘라 백작의 성벽을 두드린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는다. 누가 저 가여운 여인의 아이를 데려간 것일까? 어둠 속 날카로운 늑대의 울음이 가까워진다. 잠시 후, 늑대의 울음소리도, 여인의 통곡도 사라진다.
이 장면은 1897년, 브램 스토커가 세상에 내놓은 '드라큘라'의 한 대목이다. 작가는 꿈에서 세 명의 여인에게 목을 뜯기는 공포를 경험했다. 그리고 악몽을 메모해 7년간 집필한 끝에 세기를 뛰어넘는 사랑받는 호러 소설 '드라큘라'가 탄생했다.
나도 밤마다 자주 꿈을 꾼다. 그중 가장 무서운 꿈은, 흡혈귀에게 아이를 빼앗긴 여인처럼, 내 가족이 죽는 꿈이다. 내가 죽는 꿈은 괜찮지만, 사랑하는 자식이 죽는 꿈은, 꿈에서 깨어나도 울음을 멈출 수 없을 만큼 깊고 잔혹한 두려움이다. 인간은 자식을 사랑하도록 설계된 동물이라지만, 그 사랑에는 진화로 설명할 수 없는, 자기를 초월하는 숭고함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고는 그 고통을 설명할 수는 없다.
'드라큘라'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그가 노리는 것이 '너의 가족'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작품 속 드라큘라는 이렇게 말한다.
드라큘라의 복수는 적의 아내와 아이를 향해 내리 꽂힌다.
그는 장정 스무 명의 힘을 가졌다. 늑대를 부리고, 최면으로 영혼을 삼킨다.
그런 괴물이
이렇게 속삭인다면, 누가 감히 두려움을 부정할 수 있을까.
의사인 시워드와 반 헬싱, 모험가 퀸시와 미나의 약혼자 아서는 모두 아름다운 미나를 사랑한다. 하지만 미나는 드라큘라에게 물리고, 흡혈귀가 되어 마을 아이들의 피를 노린다. 흡혈귀 사냥꾼이 된 넷은 미나를 멈추고, 그녀를 흡혈귀로 만든 드라큘라를 없애려고 한다. 하지만 드라큘라는 수세기를 살면서 인간의 본능을 간파한 괴물, 악마처럼 영악한 존재다. 그의 다음 목표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피가 흐르는 도시, 런던으로 가는 것이다. 몇백 년 묵은 피의 갈증을 해소하는 원대한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어서 빨리 그 괴물을 멈춰야 한다!
드라큘라가 런던으로 가려면, 트란실바니아의 흙과 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런던에서 가장 음침한 장소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갓 변호사가 된, 영국인 조나단 하커가 고용된다. 조나단 하커는 밤에만 볼 수 있는 그를 의심한다. 성안에는 사람의 흔적조차 없다. 그는 성의 꼭대기에 올라가 백작의 방까지 난간을 타고 내려와 염탐했고, 결국 그가 인간이 아님을 확인한다. 가까스로 성을 탈출한 하커는, 약혼녀 미나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조다단 하커는 자신이 본 것이 환상인지, 현실인지조차 헷갈린다. 믿을 수 없는 진실이기에, 하커는 드라큘라 성의 기록을 일기에 남기고 미나에게 맡긴다. 미나는 이미 친구 루시를 드라큘라에게 잃은 경험이 있기에 남편의 말을 진실이라 판단하고 말한다. 그리고 하커에게 말한다.
"당신은 진실을 본 거예요."
그 순간 하커는 싸워야 할 때임을 깨닫는다.
이제 하커와 미나도 흡혈귀 사냥꾼들과 합세해 드라큘라를 쫓는다.
그들은 과연 드라큘라를 없앨 수 있을까?
오늘밤도 헬싱키 교수의 경고는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