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을 30년쯤 감옥에 보내고, 저는 외동으로 지내고 싶어요
우리 형을 고발합니다!
어제 밤, 저는 엄마 몰래 유튜브를 봤습니다.
엄마가 "잘 자" 하며 뽀뽀까지 해줬지만, 저는 속으로 ‘야호!’를 외쳤죠.
제 침대와 벽 사이에 몰래 태블릿을 숨겨뒀거든요.
내일 학교도 안가니까 밤새도록 유툽을 볼 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형아에게 들켜버렸습니다.
형은 내 방과 벽을 공유하고 있는 옆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키득키득 하고 웃는 소리를 내자, 문이 벌컥 열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형아~ 왜 갑자기 문 열어!"라고 따졌겠지만,
어제는 지은 죄가 있어서, 빙글 웃어버렸습니다.
엄마가 아니라 형이라서 다행이라는 웃음이었죠.
그런데 형은 저에게 ‘매운 껌’을 줬습니다.
“이거 씹으면 잠 안 와.”
사실 저는 원래도 잠이 안 오니까 필요 없었지만, 형은 협박했습니다.
“이거 씹으면 엄마한테 안 이를게.”
치사한 형. 저는 인상을 쓰며 씹었습니다.
그런데 씹다보니, 매운 맛이 가라앉고 단맛이 났습니다.
그렇게 형과 저는 나란히 침대에 누워
유투브를 보며 새벽 3시까지 버티다 함께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형이 엄마에게 어젯 밤 일을 일렀습니다!
엄마에게 알랑방구 끼는 형 미워!
정말 억울했습니다.
매운 껌까지 씹어가며, 형이 시키는대로 했는데!
배신당한 저는 엉엉 울고, 형에게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엄마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어요.
“반전에 반전이네. 유튜브 본 너도 벌! 매운 껌 먹인 형도 벌!”
그 순간, 저는 결심했습니다.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께 제가 새벽까지 유튜브 본 걸 고백하겠다고요.
그리고 형은… 경찰서에 아동학대로 신고할 겁니다.
엄마는 형을 경찰에 신고하려면, 먼저 제 진술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과거의 일까지 샅샅이 떠올려 적었습니다.
형이 제 라면에서 맛있는 달걀을 저 몰래 건져 먹은 일을 깜빡하고 못썼지만...
이제 곧 저는 30년쯤 외동으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형의 장난감을 맘대로 갖고 놀 수 있고,
형의 시험기간에도 친구들을 집에 부를 수 있고,
엄마도 이제 저만 왕자처럼 대해 줄 겁니다.
오늘 오후에 저의 베프 동윤이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엄마 차를 타고 키즈 카페에 갔습니다.
차 안에서 동윤이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고,
끊으면서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닭살 돋는 멘트를 날렸습니다.
“엄마, 사랑해!”
'배신자'속으로 말했습니다.
우리 엄마도 앞에 있는데, 혼자만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면,
동업자적 마인드가 깨지는 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나의 가장 친구 친구이니만큼, 너른 마음으로 넘어가줬습니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동윤이를 너무 칭찬했습니다.
“어머, 동윤이는 참 착하네. 사랑한다고 매번 얘기 하고~”
저도 말했어요.
“나도 집에서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많이 말하잖아.”
엄마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전화 끊을 때마다 말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이야~”
그러다 동윤이가 물었습니다.
"준서야, 가족 중에서 누가 널 제일 많이 사랑해줘?"
"응, 우리 형아가 날 제일 많이 좋아해."
아뿔싸......
"준서야. 형을 아동학대 죄로 감옥에 보낸다고 하지 않았어?"
엄마가 깜짝 놀라며 말합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경찰이 오면, 형은 아무 잘못도 안 했다고 말해야겠어요.
사실은요,
형이 저랑 같이 있어줘서, 같이 놀아줘서… 참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