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안전을 찾아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꿈의 목적지로 여기는 나라, 캐나다. 하지만 Yunon(가명)에게 그곳은 떠나야만 했던 과거가 되었다. 모두가 들어가려는 문을 열고 나온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가 믿었던 ‘안정된 세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Yunon이 3년 전 에콰도르행을 결심한 것은 하나의 극적인 사건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캐나다 드림’이라는 오랜 믿음에 서서히 균열이 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의 필연적 선택에 가까웠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압박이었다. 그녀 기억 속의 캐나다는 성실하게 일하면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캐나다 물가는 정말 비싸졌어요. 특히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집이나 차를 소유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죠.”
자고 나면 치솟는 집값과 생활비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성실함의 대가로 약속되었던 안정적인 삶은 이제 신기루처럼 멀어지고 있었다. 여기에 정치적 환멸감이 더해지며 떠나야겠다는 결심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었다. 특정 정책에 대한 분노라기보다는,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었다.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두고, 나는 그저 내 최선의 삶을 살고 싶어요"
그녀의 말은, 거대한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체념이자,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한 선택처럼 들렸다.
경제적 압박이 그녀의 '삶'을 위협했다면, 기후위기는 '생존'에 대한 것이었다.
“기후변화는 캐나다를 정말, 정말 심각하게 바꿔놓고 있어요. 제가 살던 앨버타는 원래 혹독한 겨울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눈 구경하기도 힘들어졌죠.”
캐나다의 대자연은 이제 그녀를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여름이면 캐나다 전역은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다. 2023년,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나라를 집어삼켰을 때, 그녀가 본 것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하는 고향의 숲이 재가 되고, 이웃들이 집을 버리고 대피해야 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국경을 넘어 미국 뉴욕의 하늘까지 주황빛으로 물들인 그 연기는, 그녀의 집이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신호였다. 아름답고 광활하던 자연은 이제 예측 불가능한 위협이 되었다. 떠나지 않을 이유보다 떠나야 할 이유가 더 선명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에콰도르. 그곳에서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다른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에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행위는 낯선 세상에 자신을 온전히 여는 과정이다. 완벽하지 않은 문장으로 더듬더듬 소통하며, 그녀는 과거의 익숙함과 결별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쌓아 올리고 있었다. 경제적 풍요나 사회적 성공 대신, 그녀는 매일의 작은 발견과 소통에서 오는 충만함으로 자신의 삶을 채워나갔다. 이는 자신만의 삶의 질을 되찾으려는 용기 있는 시도였다.
그녀는 언젠가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떠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불타는 숲을 등지고 떠나온 사람이 꾸는 꿈이 ‘훼손되지 않은 온전한 자연’을 마주하는 것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어쩌면 그녀는 더 많은 것이 사라지기 전에, 파괴되지 않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눈에 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처럼 들렸다.
Yunon의 선택은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이 결코 영원히 단단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선진국이라는 신화가 무너지고 기후위기가 문을 두드리는 오늘,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이주자인지도 모른다.
1. 캐나다 주택 위기 (Canada's Housing Crisis)
캐나다의 주택 위기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선 사회 구조적 문제다. 특히 토론토, 밴쿠버 등 대도시의 주택 가격과 임대료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높은 수준의 이민자 유입, 그리고 팬데믹 기간 동안의 초저금리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재 금리가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요로 인해 가격이 쉽게 안정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캐나다인, 특히 청년 세대와 신규 이민자들은 감당 가능한 임대 주택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하우징 푸어(housing poor)' 상황에 처해있다.
2. 캐나다 산불 (Canadian Wildfires)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캐나다의 산불은 연례적인 국가 재난이 되었다. 특히 2023년 산불 시즌은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되었으며, 캐나다 전역에서 약 18만 5천 제곱킬로미터(한반도 면적의 약 84%)에 달하는 전례 없는 면적의 숲이 소실되었다. 이 산불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연기가 국경을 넘어 미국 뉴욕 등 동부 대도시의 하늘을 뒤덮어 최악의 대기오염을 유발하며 전 세계에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24년과 2025년에도 예년보다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산불 위험은 여전히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