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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블랙 Mar 01. 2020

<아프리카와, 그리고 상관없는 이야기> -2

첫날

1.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searching for sugarman’의 주인공 로드리게즈는 하루하루 공사판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인물이다.

 한 때 가수를 꿈꾸며 앨범을 두 장 내었으나, 손에 꼽힐 정도로 적은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그야말로 ‘폭망’했다.


2. 그 로드리게즈의 앨범 중 한 장이 남아공으로 흘러들어 갔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학생이, 귀국길에 lp판을 한 장 가지고 들어갔다.

 친구들과 파티에서 틀어본 그 앨범에 그들은 “뭐야 이거 ㅈ되는데”라며 열광했다. 수많은 복제판들이 만들어졌다. 당시 남아공은 사회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인종간 계급 간 차별에 대한 저항 등, 사회가 꿈틀대던 시기 었다. 그 움직임에 로드리게즈의 노래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아침이슬과 같이.


3. 죽은 사람인 줄 알았던 로드리게즈는 남아공에서 음반가게를 운영하는 한 덕후 팬에 의해 미국에서의 생사가 확인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를 남아공으로 초청하는 데 성공한다.(역시 덕력이 국력이다)

A power of 10duck is the power of your country.

4. 난생처음 받아보는 환대와, 수만 명의 관중 속에, 늙은 노가수는 처음으로 조명을 받는다. 그리고는 그의 목소리로 노래가 시작된다. “I wonder how many times you had~”

실제 공연장면

5. 영화를 본 후 꼭 남아공을 가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로드리게즈 음악 좋아한다고, 그 영화 봤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6. 케이프타운 공항을 나와서 늘 그렇듯이 택시기사가 붙었다. 열에 아홉은 바가지. 이제는 낯선 환대라면 진절머리가 났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조금 믿을 만해 보였다. 차를 타기 전, 우버를 부를 때와 같은 요금을 내기로 재차 약속했다.

 로드리게즈를 아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완전 팬이라며 너는 어떻게 아냐고 되려 반문한다. 블루투스를 켜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한국의 가을 날씨, 앞에는 테이블 마운틴의 웅장한 몸집이 길게 뻗어 케이프타운을 나누고, 감싸고 있었다. 나무들은 아프리카의 식목이라 이질적이었다. 생각보다 케이프타운은 훨씬 대도시 었다. 유럽 어디와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발전된 도시 었다.


7. 차는 외곽에서 빠져나오는 길게 뻗은 고속도로를 따라 달려 나갔다. 조금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 여행지로서 거의 완벽한 첫인상을 받았다.

별거 아닌데 시선강탈
파리라고 해도 믿을 듯. @cape town green point
첫 식사. 너무너무 맛있었다. Italian cuis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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