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활동 이렇게 하세요

읽고 난 후에 하면 좋은 활동에는 무엇이 있을까?

by 모래쌤



앞서 다양한 독서는 반드시 독후 활동까지 해야 끝이 나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에는 앞서 언급한 다양한 독후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사실 독후 활동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저학년의 경우 너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활동을 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 고학년의 경우라면 쓰기에 더 비중을 두면 좋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과 함께 독서를 한 후 독후 활동을 하려니 막막하다 하시는 분들이라면 참고해도 좋을 몇가지 방법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특이한 무언가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으나 그동안 아이들과 수업하며 함께 활동했을 때 만족스러웠던 방법들이다.









1) 필사는 독후활동의 시작


어릴 적 교회 주일 학교에서 이런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한글도 모르던 할머니께서 성경을 그리듯 필사하시다가 글도 깨우치고 믿음도 얻게 되었다는... 토지를 필사하다가 작가가 되신 분도 있고, 아마도 필사 이야기는 하라고 하면 밤을 새도 모자랄 것이다. 저학년조차도 문장과 문법을 익히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에 ‘필사’는 그 대상이 누구든지 다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책에서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문장, 새롭게 알게 된 내용 등을 따라 써 본다. 다음 단계는 자신이 고른 문장 또는 선생님과 함께 읽은 문장들의 내용을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다. 대신 필사는 천천히 반듯한 글씨로 쓰게 해야 한다. 그리고 서서히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도록 하면 자연스레 독후감으로 모양을 갖추게 될 것이다.






2) 독후감 알긴 아는데 쓰기는 어렵다?


독후감이 뭐냐고 물으면 다들 안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쓰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들 한다. 이것은 마치 벼농사가 뭔지 알아? 알긴 알겠는데 실제로 지으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과 같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실습을 안했기 때문이다. 김종원 작가의 책 ‘글이 어떻게 삶이 되는가’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쓰는 사람만 쓸 수 있다.’ 즉, 힘들어도 귀찮아도 쓰면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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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독후감 쓰기의 기본 형식을 살펴보면 처음, 가운데, 끝으로 나눌 수 있다.



처음 부분은 보통 책을 읽게 된 동기를 쓰라고 하는데 책 표지를 보고 관심이 생겼거나, 누가 권해줬거나, 그 분야에 관심이 있었거나 등등 읽게 된 계기를 쓰면 된다.


수업 시간에 주로 아이들이 동기를 쓰라고 하면


“샘이 읽으라고 해서 읽은건데...”

“아니.. 안돼. 수업 때문에 읽었어요. 선생님이 정해줬어요. 그건 동기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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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해서 나는 주로 책 표지를 보며 떠오르는 생각을 쓰도록 한다. 예를 들어 ‘빌게이츠의 화장실’ 이라는 책의 표지에는 좌변기가 크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지구촌을 위한 화장실 혁명’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러한 표지를 보면서 이 책이 어떤 내용일까 생각한 것을 적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또 제목이 재미있는 소설의 경우라면 제목을 보면서 든 생각을 쓸 수도 있다. ‘개답게 살거야’,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 같은 책의 제목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가운데 부분은 줄거리와 인상 깊은 부분, 새롭게 알게 된 내용 등을 적으며 자신의 생각을 함께 담는다. 줄거리는 되도록 짧게 쓰도록 한다. 때때로 줄거리를 쓰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이유는 아이들이 줄거리를 써야 하는데 책을 한 권 새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호기롭게 쓰기 시작했는데 그만 너무 많이 썼고, 줄거리는 이제 시작하는 중이라면 너무 멀리 갔다. 이런 경우 되돌아오기 힘들다. 처음부터 다시 쓰자니 쓴 것이 아까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아니면 도중에 지쳐서 포기하게 되는 슬픈 일이 발생한다.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줄거리는 되도록 짧게 쓰도록 한다.


줄거리 쓰기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00아, 줄거리 쓰기 어려워? 이렇게 생각해 봐. 친구가 물었어. 어, 이 책 뭐야? 무슨 내용이야? 이렇게 물으면 뭐라고 이야기 해 줄래? 선생님이 친구라 생각하고 한 번 이야기 해봐. ”


그러면 그 친구는


“어. 어. 하며 00가 있었는데 걔가 어쩌구 저쩌구...”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거기에 살짝 덧입혀 주거나 빼주면서 톡톡 쳐서 딴 길로 가지 않도록 길안내를 하면 서서히 줄거리도 정리하기 시작한다.


인상 깊은 부분도 문제다.

“얘들아, 선생님이 말하는 인상 깊은 부분은 주제와 관련 있는 부분이야. 주제와 아무 상관없는 부분인데 웃겼다고 쓰고 이상하다고 인상 깊다고 쓰면 안돼.”라고 가이드를 해 준다.


흥부전을 읽고 감상문을 쓴다고 했을 때 놀부의 욕심, 흥부의 하찮은 생명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정도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부자가 된 흥부가 부럽다거나 다리가 부러진 제비가 얼마나 아팠을까라든가 하는 식이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눈가린 술래처럼 허우적거리며 주제를 찾지 못하면 안된다.




끝 부분은 최종소감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놀부를 보니 너무 혼자만 잘살겠다고 욕심 부리면 안될 것 같다. 나보다 약한 생명도 존중하고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생활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와 같은 식으로 한 부분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책을 읽은 전체 소감과 다짐을 쓴다. 정보를 담은 비문학 책이었다면 ‘00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00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정도로 쓸수도 있다. 또한 더 알고 싶은 궁금한 내용을 적으면 된다. 앞으로의 전망을 담아도 좋다.


자유로운 독후 활동이 좋다더니 틀에 딱 맞추라는 것이냐고 반발할 수 있겠다. 어쩔 수 없다. 어느 정도의 틀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고 적당한 쓰기 훈련도 되어야 나중에 자유 자제로 창의적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목표는 읽기의 완성이라는 사실이다. 다양한 독후 활동을 활용하여 읽기를 완성해보자.










3) 다양한 독후 활동 방법


독서일기를 쓰면 짧게나마 읽은 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자신의 일상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또 좀 더 쉬운 방법으로는 등장인물에게 편지 쓰기가 있다. 주인공이든 아니든 관계없다. 편지를 쓰다 보면 더 깊이 책의 내용을 고민해 보게 된다.


열린 결말로 끝난 소설은 뒷이야기를 이어 써 보는 방법도 있다. 즐거운 창작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또, 결말이 마음에 안든다면 끝부분을 바꿔 써 보기도 한다. 아예 시대적 배경이나 인물을 바꿔서 써 보면 재미있다.


연극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 제작을 위한 시놉시스를 만들어보기도 하는데 이 때 등장인물의 성향에 맞는 배우를 선정해 보는 것도 재미있게 해볼 수 있다. 책 주제를 담은 시를 써 보기도 하는데 이 작업은 일단은 짧아서 좋아한다. 시는 바로 노래로 만들어 불러 볼 수 있게 만들어 보게 하면 시의 특성도 익혀 볼 수 있다.


때때로 만화로 만들어보거나 그림으로 표현해 보기도 하고 간단한 만들기를 활용하기도 한다. 포스터를 만들어 게시해 보기도 하고 요즘은 짧은 영상을 제작해 보기도 하는데 영상은 아이들이 더 잘 만들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중등 이상이라면 서평 쓰기 ( 책에 대한 비평과 장단점을 드러나게 쓴다.)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비문학 책이라면 설명문, 보고서, 마인드맵 등을 활용하여 정리해 볼 수 있다. 주제에 따라서는 찬반 토론도 가능하며 제안하는 글이나 주장하는 글을 쓸 수도 있다. 목표만 잊지 않으면 된다.









4) 글쓰기는 몇 자나 써야 할까.


글쓰기의 양은 아이의 수준에 맞추면 된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기준을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내 경우는 3학년까지는 글자 수보다는 우선 자신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쓰도록 유도한다. 4학년부터 내 마음속 기준은 4학년 400자, 5학년 600자, 6학년 800자 중학생 1000~1500자, 고등학생 1800자~2200자이다. 쓸 수 있는데 줄여 쓰는 친구라면 쓴 글을 읽고 ‘어떤 부분에 어떠한 내용을 좀 더 넣어보면 너무 완벽하겠다.’ 라고 조언해 준다. 슬쩍 더 쓰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 글자수는 지도하는 학부모나 선생님의 마음속에만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때때로 초등 고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는 쓰기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 자, 오늘은 000자를 쓴다. 시간은 15분. 지금부터 시작.”

하며 시간을 잰다. 그러면 집중도 있게 쓴다. 처음엔 어렵지만 꾸준히 쓰면 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도하려는 학부모나 선생님이라면 쓸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이 가장 좋고, 지치고 힘든 날은 좀 쉬게 해 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책을 읽고 쓰는 것이 일이 되지 않도록 도왔으면 좋겠다. 완벽하게 그렇게 될 수는 없더라도 말이다.


글을 꾸준히 많이 써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분량의 글을 요구해서 그 양에 맞게 구조를 짜서 쓸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욕심을 내서 처음부터 부담스러운 분량을 쓰게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되니 조심해야 한다. 목표는 깊이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니 아이가 잘 따라 오지 않는다고 답답해 하지 말고 심호흡하며 천천히 꾸준히 함께 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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