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꾸며진 교실을 보며 사람들은 감탄을 한다.
뭐라도 해 낼 것처럼 말하고 그렇게 앉아서 수업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들 한다.
나에게는...
이제독서논술, 이제, 이제
낯설기만 한 이름이다 아직은...
안그래도 덤벙거리는 사람이 덤벙댈 상황이다 보니 더욱 덤벙대어
적절한 타이밍을 놓친 후 연락을 하거나
안내해야할 여러가지 사항들을 제 때 알리지 못하고 죄송함을 연발한다.
다행인 것은 겉으로 보기에 내 모습은 마치 백조처럼 고요히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다행으로 알고 있다.
수강대장 정리, 교육비 입금 장부, 책 목록 안내, 다음 수업 안내, 과제 안내 등등 안내 할 일이 많은데
이러한 것들을 한 번에 좌~~~악 정리할 방법은 없을까?
카페를 만들었다. 만들기만 했다. 여기에 책 목록을 올리고, 회원들이 직접 들여다보게 하고 수업 관련 참고 내용도 올려놓고 회원들끼리만 공유하게 하는 건 어떨까? 수강대장은 구글폼으로 받아놓은 것을 조금만 편집하면 되겠지? 그래도 출력해서 보관해 놓기도 해야하나? 생각은 많은데 생각을 끝까지 정리할 새가 없이 일과가 시작되고 이 모든 과정을 또 다음날로 미루다가 한 달이 지나갔다.
그런데 말이다.
'이제'의 생활이 나를 성장시킨다.
나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전 17년의 시간은 때로는 숨차게 달린 적도 있었으나 대부분읜 시간은 걷기였고, 때로는 아주 느리게 사방 구경하며 걸었다면 '이제'는 로켓이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쓩~ 쓩~ 솟아올라 여기저기 날아가는 기분이다. 적절한 표현이 더 뭐가 없을까... 그전에는 책을 읽고 10 정도를 알게 되었다면 지금은 80? 90? 을 알게 된 것 같은.
세상에 배울 것이 이렇게 많을 수 가 없다.
그렇다 수업을 준비하는 것은 내가 공부하는 바로 그 시간이다. 그 시간들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교안이 만들어지면 그동안의 무지몽매한 내 모습에 한 번 놀라고, 일취월장한 내 모습에 또한번 놀란다. 책 속에는 무궁무진한 지혜가 숨어 있다.
논어의 첫 문장이라는 그 유명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 떠오른다.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냐)’
이것을 이토록 체감하게 될 줄이야. 배우고 익히는 기쁨이 없었다면 더이상 사는 기쁨이 없었을 것 같다. 책을 읽고 책에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기다려 본다. 그러다가 궁금증이 '짠' 하고 나타나면 자료를 찾아본다. 다른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찾아본다. 그렇게 숨어 있는 보물들을 하나하나 파내고, 그것을 정리하고 알게 된 것들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그 시간은 내가 살아있기에 만끽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다. 계속해서 공부하고 싶다. 더 많이 읽고 싶다. 더 많이 알고 싶다.
오늘 이 글을 쓰다가 알게된 사실도 나눠 볼까.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를 쓰려고 하다가 한자까지 다 쓰려고 네이버 검색을 했다. 그런데 원래 이 문장이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어서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불역낙호: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가 나온다. 그리고 그 말 다음에는 ‘人不知而不慍不亦君子乎(인부지이불온불역군자호: 사람이 자신을 몰라줘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느냐)’라는 말이 나온다.
[네이버 지식백과] 학이시습 [學而時習] (한자성어•고사명언구사전, 2011. 2. 15., 조기형, 이상억)
배우고 익히라는 말 뒤에 왜 벗 이야기는 했을가? 그리고 사람이 자신을 몰라줘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군자라고? 흠... 배우고 익히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라면 멀리서 벗이 와주면 반가워하면 될 것이고, 누가 나를 몰라줘도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는 것이 아닐지... 그래.. 배우고 익히며 행복을 찾자. 너무 외로워도 말자. 초점은 배우고 익히는 것에. 그리고 그것을 나눌 수 있으면 더 행복해 하면 된다.
공자님께서 또이런 말씀도 하셨단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뜻인 즉, 배우기는 하지만 사색하지 않으면 실은 아무것도 배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읽고 생각하고 논하고 쓰는 것이 좋은 공부방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더욱 힘이 실린다.
이쯤 되면 이제 논어를 공부해야 하나...
가을이 되고 곧 겨울이 오려나 싶으니 그이의 빈자리가 더욱 커 생각을 틀어막아 삐져나오지 않게 묶어놓으려 기를 쓴다. 때로는 눈도 가리고 싶고, 할 수만 있다면 쓱쓱 시멘트라도 발라서 마음도 딱딱하게 굳혀버리고 싶다. 더 살아 뭐하나 하는 우울한 생각이 올라올 때도 실은 정말 많다.
그러나 공부하고 싶은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삶에 대한 의욕이 남아있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 '그래. 나는 괜찮아. 얼마 안됐잖아. 살고 싶지 않은 게 오히려 당연한 것이지.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 데 무슨 우울...'하고 안심해 본다.
오늘도 학이시습하며 이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