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은퇴를 꿈꾼다.
은퇴 시기는 ......
은퇴 후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작가로 도서 인플루언서로 살기 원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의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젊은 선생님들에게 내 자리를 넘기려는 것.
그러기 위해 지금 뭘 하고 있냐 하니 답답한 현실만 보인다.
18년 동안 잘 해오던 브랜드 독서논술을 그만둔 것이 작년 7월.
남편의 부재는 내 판단력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뭐든 뒤집어 버리고 싶었다.
바꾸면 뭔가 나아질 것처럼 마구 버리고,
바꾸고 해볼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마구마구 저지레를 실컷 하고 보니 막막했다.
하루 아침에 요래요래 해야지 하고는
쾅! 일을 저질렀는데
현실은 전혀 내 무모한 계획 대로 되지 않았다.
애초에는 책방을 열까 했었고,
성인 독서모임도 하려 했었지만
관성의 법칙!
하던 대로 하게 되고 말았다.
그래서 이제독서논술이라는 간판을 걸었고
지난 1년 동안 사고 수습한다고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보냈다.
책만 읽으면 본사에서 주는 교사용 교재와 해제를 참고하여
떠들기만 하면 되던 수업과는 달리
초등 1학년부터 고등 1학년까지
책 선정부터 발문을 만들어 교재를 완성하는 일까지
오롯이 혼자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눈 뜨고 있는 시간은 모조리
책 읽고 생각하고 교재 만들고 수업하고
그것만 하며 보낸 것 같다.
물론 그 시간만큼은 나의 눈물샘을
어느정도 잠궈 둘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사고 치지 않았으면
지난 1년 어떻게 버텼을지 모른다.
하지만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려 해놓고
블로그는 열어볼 새도 없었다.
글 하나 포스팅하고 나서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한 달이 훌쩍 지나 있고 그랬다.
브런치에 에세이를 기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떤 날은 쓰고 싶은 글이 마구 밀려 오라와 주절주절 썼는데
그건 거의 다 넋두리여서 가치 있는 글들은 아니라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이러는 사이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8월까지 잘 버티면 1년의 커리큘럼이 완성된다.
그러면 9월부터는 수정 보완 및 부족한 책 교환을 해 나가면 될 거라
조금 수월해질 것 같다.
그건 생각할 시간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라
긴장되기도 하지만
글 쓸 시간, 포스팅할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5년 후 은퇴를 위해서는
후배를 양성해야 하는데 그것이 문제다.
나와 세계관이 같고 독서지도에 대한 철학이 같은 후배를 만나
내 방식을 나눠주고 싶다.
그가 내가 해왔던 것을 토대로 더 발전된 수업을 만들어
이제 논술을 잘 키워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욕심일까?
열심히 해서 은퇴를 성황리에 할 수 있도록 해 보자.
그리고 그 후부터는 읽고 쓰는 일에 더욱 전념하고 싶다.
내 글에 힘 얻는 이들이 생기면 좋겠다.
함께 책을 읽고 나눌 수 있는 동지들이 생기면 좋겠다.
온라인으로 모임을 만들어 더 늙고 늙어 눈이 침침해지더라도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