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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능의 욕망 Apr 05. 2021

댄디와 재킷 2/2

by Michael Anton

When and How a Dandy Shoudl Wear Odd Jackets and Trousers to Be Held in Esteem 2/2


by Michael Anton


The Suit (by Nicholas Antongiavanni/Michael Anton)에서 발췌.  




    겨울용 재킷을 위한 최고의 원단은 트위드다. 트위드의 종류는 가장 부드러운 쉐트랜드 트위드부터 가장 단단한 체비엇 트위드까지 매우 다양하다. 중량으로 분리하자면, 가장 두꺼운 것으로는 해리스 트위드가, 가장 얇은 종류로는 Thornproof 트위드가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도 원단이 매우 밀도 높게 짜여 있기에, 그것으로 만들어진 재킷을 가을 전에 입는 일은 지나치게 덥게 느껴질 테다.


    서부 아일랜드에서 제작되는 도네갈 트위드를 제외하다면 최고급 트위드는 모두 스코틀랜드의 전통식 직조기를 통해 손으로 제작된다(Handwoven). 양모 원산지인 스코틀랜드의 섬의 이름으로 불리는(그곳에서 양들과 함께 방목되는 조랑말들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 쉐트랜드 트위드는 많은 이들로부터 완벽한 트위드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것은 지나치게 두껍지 않으면서도 따뜻하며, 캐시미어가 섞이지 않았는데도 부드럽고 푹신하다. 따라서 쉐트랜드 트위드는 아름다운 재킷의 소재가 돼주지만, 당신의 자동차보다도 비싸고, (다른 트위드보다) 훨씬 더 빨리 닳기 쉽다. 따라서 쉐트랜드 트위드는 바지용으로는 지나치게 부드럽고 연약하다. 반면 도네갈과 체비엇 트위드는 걷고 앉는 일이 요구하는 내구성을 갖춘 원단이다.


 무지 트위드는 진정한 의미의 솔리드/무지 원단이 아니다. 무지 트위드에도 역시 여러 색이 혼합돼 있기 마련이다. 솔리드 트위드의 색상은 각각 색이 다른 실들이 조금씩 섞여서 하나의 혼합색을 만듦으로써 연출된다. 이들 중 가장 독특한 색상은 “로밧” 트위드다. 설명할 수 없는 이 블루-그린 색상은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공식에 따라 다섯 가지 색상을 비율에 맞춰 혼합함으로써 만들어진다.


   트위드 원단은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없지만 (스트라이프는 수트 원단에만 허용된다) 그 외 매우 다양한 패턴으로 제작된다. 발리콘, 하운즈투스, 헤링본, 쉐퍼드 체크, 윈도 페인, 그리고 무한한 종류의 플레이드 패턴이 존재한다. 이들 중 많은 수는 각각 스코틀랜드 지방 고유의 트위드들로부터 유래했고, 따라서 Estate Tweed란 명칭이 쓰이게 됐다 (때론 District Checks라 불린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glenurquhart plaid, 보통 축약돼서 글렌 플레이드라 불리는 패턴이다. 데이비드 윈저(윈저 공작)가 황태자 시절 이 패턴을 유행시켰고, 그만의 글렌 플레이드를 고안하기까지 했다. 적갈색에 다크 블루 오버체크가 들어간 패턴이 큰 플레이드였다. 가장 큰 패턴의 이름은 러셀이다. 그 원단은 워낙에 화려한 지라 마치 사냥을 나온 일행들이 사고로 착용자를 쏘지 않도록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그를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것처럼 보인다.   

Russell plaid wins  l'Avvocato's seal of approval.


 리넨은 여름용 재킷을 위한 최고의 원단이다. 밝은 색상, 패치 포켓과 언라인드  구성으로 제작된 리넨 재킷은 통풍이 잘 될 뿐만 아니라 매우 우아하다. 블레이저(네이비)를 제외한다면, 리넨 재킷은 더블브레스트로 제작됐을 때 멋져 보일 수 있는 유일한 재킷이다. 그 외 재킷 원단들은 –특히 트위드는- 언제나 싱글브레스트여야만 한다. 실크와 실크 혼방 재킷들은 봄을 위한 멋진 재킷 원단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은 두 가지 요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여름용 재킷을 위한 완벽한 소재라는 평과 달리 실크 원단은 매우 덥다는 점이다. 두 번째 요소는 세련된 방식으로 직조된 실크 원단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만약 실크 원단 선택에 있어서 조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라스베거스를 향해 떠나는 벅시 시갈처럼 보일 위험을 감수해야 할 테다.  


Real life Moe Greene


    재킷의 소매에는 버튼홀을 두 개만 내는 것이 전통적인 디테일이다. 반면 수트에는 버튼홀이 네 개다. 두 개인 쪽이 더 화려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재킷이 더욱 스포티할 경우 재킷 소매에 턴 백 커프가 달리기도 한다. 이는 승마의 전통을 상기시키는 효과를 준다. 댄디 중 가장 용감한 이들은 이 디테일을 수트에 적용하기도 한다. 아래턱 끈, (throatlatches) 또는 슬랜트 포켓과 같은 (본래의 해킹 포켓이라고도 불리는) 다른 컨트리풍의 디테일들은 절대 수트에 추가돼서는 안 된다. 트위드 수트에는 허용될 수도 있을 테지만 그것은 특수한 예외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재킷에 있어서는 이러한 디테일들은 재킷을 돋보이게 만들어줄 수 있다. 나는 재킷의 팔꿈치에 가죽 패치를 추가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지 않다. 재킷이 너무 낡은 나머지 정말로 소매가 해져가고 있고, 그 재킷을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그것을 떠나보낼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Turn back cuffs on a suit. A feat reserved for the bravest of the dandies...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러한 디테일들은 잘 눈에 띄지 않아야 하고, 이러한 특이한 디테일들의 숫자 역시 소수로 제한돼야만 한다. 전통적으로 노포크 재킷에 추가되는 Bellow 포켓(샷건 탄약 휴대용), 다겹 어깨 (reinforced shoulder – 총의 반동을 견뎌내기 위해) , Bi-swing backs (빠른 조준을 위해)등의 디테일들은 매력적이지만 당신이 스코틀랜드 산악 지방 별장에서 꿩 사냥을 가는 것이 아니라면 이와 같은 디테일이 추가된 재킷은 불필요한 조롱을 유발할 테다.



 바지에 있어선 미디엄 그레이 플란넬 바지보다 더 훌륭한 것을 추천할 수는 없다. 그레이 플란넬보다 더 활용성이 좋고, 스타일리시한 바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을 입을 기회는 무한할 것이며, 그때마다 당신은 멋져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는 이들 중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했던 인물은 프레드 아스테어였다. 그는 그레이 플란넬 팬츠를 너무 자주 입었던 나머지 그가 오드리 헵번에게 직접 사인한 자신의 사진을 선물했을 때 (둘이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를 기념하기 위해), 그녀는 그를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사진의 액자를 그레이 플란넬로 장식했다고 한다.




It was a part of a suit all along.


물론 그레이 플란넬이 아닌 무거운 원단 중 그 무엇이라도 괜찮다. 만약 그레이 플란넬 바지를 한 벌 가지고 있다면, 브라운 카발리 트윌 한 벌, 올리브 색 코듀로이 한 벌만으로도 당신은 그 어떤 겨울용 재킷에도 그와 잘 어울리는 바지를 갖춰 입을 수 있을 테다. 만약 이들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몰스킨 바지(매우 고밀도의 고중량 면 소재) 또는 윕코드(Whipcord- 단단하게 짜인 양모 트윌)를 추천한다.


 여름용으로는 밝은 색상의 리넨과 코튼 트윌의 바지를 추천한다. 거의 모든 저중량 재킷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 테다. 옅은 색의 플란넬은 과거에는 인기 있던 제품이었지만, 오늘의 남성들에게 그것은 봄 여름 용으로는 너무 덥게 느껴질 테다.


 가을 겨울에는 단품 베스트를 워드로브에 추가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따뜻할 뿐만 아니라 스타일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베스트에는 두 종류가 있다: 니트 베스트(혹은 스웨터)와 테일러 된 베스트가 그것이다. 니트 베스트는 풀오버 혹은 버튼-업 구성이다. (니트 베스트는) 포멀함은 떨어지는 동시에 다소 댄디스런 아이템이다. 무지 색 니트 베스트는 매우 유용하고 범용성도 좋다. 패턴이 들어간 제품은 그 활용은 제한적이지만, 더 화려할 수 있다. 어느 쪽이건 매끈한 편보다는 약간의 질감이 가미된 편이 좋다. 그쪽이 더 멋지다. 지아니 아니엘리와 같은 이탈리안 댄디들은 크루넥 스웨터를 타이와 함께 매치시키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에겐 테일러 된 베스트의 열린 부분과 유사한 모양의 깊은 V 넥의 스웨터가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God tier nonchalance


    후자(테일러 된 베스트)의 경우 보통 태터솔과 같이 클래식한 패턴의 양모 소재로 제작되지만 솔리드 원단으로 제작될 수도 있다. 가장 유명한 색상은 헌팅 핑크(진홍색을 의미한다)이지만, 이 베스트는 여우 사냥 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노란색과 초록색이 있지만, 이것은 당신을 호빗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어찌 됐건 이들은 시골이 아닌 모든 곳에서 그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할 테다. 훨씬 더 활용성이 좋은 선택은 브라운 스웨이드 베스트다. 이 베스트는 거의 모든 차림과 잘 어울리고 언제나 고급스러운 광택을 더해준다. 더 화려한 베스트들도 존재하지만, 이와 같은 베스트들은 솔리드 재킷 외 다른 재킷과 함께 입을 수 없고,  패턴이 있는 트위드가 솔리드 트위드보다 훨씬 더 매력적임을 고려했을 때, 당신은 이와 같은 베스트들을 입을 기회를 자주 발견할 수 없을 테다.



...


    댄디라면 다들 두 벌의 블레이저를 원하기 마련이다. 플란넬 혹은 서지 원단의 겨울용 블레이저와 합색 혹은 프레스코 원단의 봄-여름용 블레이저가 그것이다. 댄디들은 항상 블레이저를 사랑해 왔다. 그것이 재킷 중에 유일하게 더블-브레스트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블레이저가 해군 유니폼에서 유래한 것임을 상기시킨다. 블레이저가 빅토리아 여왕의 H.M.S. 블레이저 사찰 당시 – 선원들의 너저분한 차림에 경악한 나머지 그들로 하여금 모두 깔끔한 푸른색 재킷을 갖추게 만든 선장의 명령에서 유래한 것인지, 아니면 케임브리지 대학의 조정 팀이 입었던 화려한 색상의 불타는(blaze) 재킷에서 유래한 것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이는 없다. 당신은 사람들이 웬만한 재킷은 모두 블레이저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을 텐데, 이는 단어의 올바른 사용일 수 없다. 오직 솔리드 네이비 재킷만이 블레이저라 불릴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블레이저에는 금속 버튼이 달려 있어야 한다. 뿔(horn) 버튼 구성의 블루 재킷은 더없이 우아할 수 있지만 그것은 블레이저가 아니다. 블레이저는 금속 버튼이 허용되는 유일한 재킷이다. 가장 보편적인 소재는 놋쇠이지만, 은, 또는 금이 사용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의 출신 학교 특유의 버튼을 가지고 있다면, 혹은 고유의 버튼을 보유한 클럽 또는 군부대 출신/소속이라면, 당신의 테일러에게 이와 같은 버튼을 재킷에 달도록 부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블레이저의 버튼은 플레인 버튼, 혹은 눈에 띄지 않는 패턴의 버튼이어야 한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어설픈 가짜 문양이 버튼에 새겨진 블레이저가 너무 쉽게 눈에 띄는 오늘날, 심플한 버튼이 달린 당신의 블레이저는 매우 우아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The shirt, tie, and pocket square. Three different patterns. All submerged under the massive lapels


    블레이저는 전통적으로 더블브레스트 재킷이라는 사실이 언급돼야 하겠다. 6 버튼이 아닌 4 버튼의 (두 개의 버튼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네 개의 버튼이 정사각형 모양으로 달려 있어야 한다), 사이드 벤트, 패치 포켓 구성으로 제작됨으로써 블레이저의 해군과의 연관성을 나타내야 한다 (블레이저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들 중 어느 쪽이 사실이건 블레이저의 전신인 Reefer Jacket은 수상에서 태어난 것이 확실하고, 그것은 무려 한 세기 이상 보트 선원들의 유니폼의 역할을 수행했다). 색상은 수트감 네이비보다 조금 더 밝아야 하고, 직조감이 조금 더 두드러져야 한다. 티켓 포켓은 블레이저를 제외한 모든 재킷에 허용되고, 심지어 권장될만한 디테일이지만 블레이저에 있어서는 틀린 선택이다.


    싱글브레스트 블레이저 역시 허용되지만 그것은 오직 플란넬이어야만 한다. 쓰리 버튼, 쓰리 오픈 패치 포켓, 사이드 벤트 구성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당신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투 버튼, 센터 벤트 구성의 소모사 블레이저를 피해야만 한다. 재킷 착장은 수트에서는 향유될 수 없는 스타일리시한 디테일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이들을 모두 포기하고 지나치게 평범한 수트 상의와 동일한 재킷을 입는 일은 이해될 수 없는 선택이다.


    또한 우리는 영국인들이 블레이저를 요트용 의복, 혹은 1년에 한 번 헨리 조정 경기 대회 (Henley Regatta)에 참석하기 위한 옷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시내에서 그것을 입은 남성을 발견한다면, 그들은 그가 미국인이리라 짐작할 테다.


    블레이저는 가장 유용한 재킷이다. 그것은 네이비블루 바지를 제외한 모든 바지와 매칭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레이저의 가장 클래식한 짝은 'White Ducks'다. 이 바지는 흰색이 아니며, 오리와도 아무 관련이 없다. 그것은 순백색이 아닌 Off White 색상을 띠며, 마치 트렁크의 바닥에서 15-20년간 보관된 것과 같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 캔버스로 만들어지는 이 바지는 오늘날 리넨, 가버딘, 플란넬, 혹은 ... 그 외 원단으로 제작된다.



    난 블레이저를 카키와 함께 입는 일을 권장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충분히 서로 잘 어울리지만, 그것은 모두가, 특히 그것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은 젊은이들이 즐겨 입는 조합이다. 블레이저와 카키를 입는 일은 당신에게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당신이 캘리포니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셈이다. 캘리포니아의 복식 문화는 너무나 캐주얼한 나머지 그곳의 남성들은 셔츠에 칼라만 달려 있어도 그 셔츠가 포멀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겐 라펠이 달린 재킷은 모두 블랙 타이/포멀 웨어인 셈이다. 이러한 캘리포니아의 캐주얼한 문화에 빗대어 '캘리포니아 턱시도' (California Tux)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그들은 '포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들 워드로브의 가장 포멀한 아이템인 블레이저와 카키를 곧장 주워 입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우리에게 선사한 주에게서 우리가 더 이상 어떤 것을 바랄 수 있겠는가.


Blue blazer in all of its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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