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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능의 욕망 May 17. 2021

타이에 대해서 2/2 (Of Neckwear)

By Michael Anton

Of Neckwear 2/2


The Suit (by Nicholas Antongiavanni/Michael Anton)에서 발췌.  


    


 타이의 포멀함은 타이의 색상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대체적으로는 어두운 색상의 타이가 밝은 색 보다 더 포멀한 쪽에 속하게 된다. 그러나 타이의 포멀함의 진정한 척도는 타이의 종류에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밝은 색상의 포멀한 타이는 그보다 덜 포멀한 종류의 어두운 색상의 타이보다 더 포멀하다. 또한 종류를 막론하고 실크 타이는 리넨, 울, 캐시미어로 만들어진 타이보다 더 포멀하다. 타이의 밑단 끝이 직선 모양인 니트 Sock 타이는 가장 캐주얼한 타이에 속한다.  이러한 타이는 버튼 다운 칼라와 잘 어울리고, 오직 재킷 차림에만 알맞다. 때때로 캐주얼한 트위드 수트와도 매칭 될 수는 있을 테다.

그러나 이탈리안들의 Sock Tie에 대한 접근은 사뭇 다르다. 밀라노의 타이 브랜드 소찌의 수장 프랑코 소찌의 Sock Tie 착장이다 (사진: Pinterest)
아이비/영국식의 Sock Tie착장은 지나치게 '학생'스럽다. 난 그 특유의 알록달록한 '샌님'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  Sock Tie 착장의 훨씬 더 훌륭한 예시가 여기 있다
더없이 포멀한 조합인 그레이 더블브레스트 우스티드 수트 + 스프레드 칼라에 Sock Tie를 매치시켜버린 Beppe. 타이 클립 역시 그가 하면 멋져 보인다.

  


    Sock Tie 다음으로 캐주얼한 타이는 클럽 타이– 클럽의 표식이 무지의 배경에 작게 수 놓여 있는 –다. 만약 타이 위 문양이 당신이 소속되지 않은 클럽, 혹은 학교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착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많은 클럽 타이들은 동물, 스포츠 용품, 또는 다른 괴상한 문양들로 장식돼 있다. 보수적 정치 이데올로기 신봉자들이 즐겨 착용하는 아담 스미스 타이가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예시다.


 스트라이프 타이는 본질적으로 캐주얼하다. 그러나 색상, 함께 매칭된 옷의 종류에 따라 비교적 포멀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뛰어난 범용성을 자랑하는 스트라이프 타이는 체크 셔츠의 우아한 짝이 되어준다. 스트라이프 타이는 모든 남성에게 있어 필수품이지만, 특히 넓은 얼굴에게는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해 주고, 둥근(soft) 얼굴에는 샤프함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스트라이프 타이를 드물게만 착용했던 아보카토. 실제로도 더 포멀한 타이가 그와는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특정 연대(regiment), 혹은 학교의 상징으로서 영국에서 탄생한 스트라이프 타이는 존재하는 연대와 학교의 수만큼 그 종류가 다양하며, 그 외에도 아무런 조직과 연관성이 없는, 디자이너들이 고안한 클럽 타이들 역시 존재한다. 영국인들은 소속 회원이 아닌 이가 특정 연대/학교의 타이를 착용한 모습을 보면 혐오의 눈빛을, 때로는 분노의 시선까지도 보낸다. 따라서 영국에서 그것을 착용해서는 안 된다. 미국인들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뿐더러 그것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따라서 이곳(미국)에서 클럽 타이를 매는 일이 당신에게 위험을 야기할 가능성은 없을 테다.


    권장하고 싶은 것은 이탈리안들을 모방하는 것이다. 그들의 스트라이프 타이는 연대 또는 학교와 연관된 경우가 없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실크의 표면에 질감을 더한다- 스트라이프의 위브와 배경의 위브를 대조시키는 방식이 때때로 활용된다 –. 반면 영국식 스트라이프 타이에는 언제나 단조로운 repp(혹은 corded) 실크만이 사용된다.


마테오 마르조토에게도 스트라이프 타이는 지나치게 점잖아 보인다. 역시 그에게는 포멀한 타이가 더 잘 어울린다.


   전통적으로 스트라이프는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하강한다. 이것은 재킷 왼쪽이 오른쪽을 덮는 남성 코트의 구조를 모방한 것- 이것은 검투가 존재하던 시대의 유산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오른손잡이였기에 칼을 왼쪽에 차야 했고, 따라서 옷의 버튼은 오른쪽에 달려야 했다-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반면 여성의 코트 버튼은 왼쪽에 위치한다. 브룩스 브라더스가 미국에 레프 타이를 소개했을 때, 그들은 영국식 레지멘털 타이와의 차별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내려오는 스트라이프를 선보였다. 하지만 난 오리지널 구성이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재킷의 가슴 포켓은 언제나 왼쪽에 위치하고, 모든 우아한 남성들은 그곳에 포켓 스퀘어를 꽂고 있기 마련이며, 따라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스트라이프는 보는 이의 시선이 따라가기 편한 궤적을 그려준다. 반면 반대 방향의 스트라이프는 물통 모양을 연출하고 만다.



    작은 무늬(Spotted)의 타이에 이르면 우리는 포멀함의 경계에 다다른 셈이다. 이러한 타이 중 버튼 다운 셔츠와 함께 착용될 수 있는 종류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이것은(버튼 다운 셔츠와 매칭의 가능 여부) 다른 그 어떤 기준 이상으로 타이의 포멀함의 확실한 척도가 돼준다.  


    난 무늬가 실로 짜인 것(woven)이 아닌, 프린트된 타이(자수는 늘 타이를 더 포멀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무늬들 사이 각각 1인치 이상의 거리를 둔 타이만이 버튼 다운 셔츠와 함께 착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경우, 작은 무늬의 셔츠들은 더 포멀한 칼라의 셔츠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타이들은 가장 폭넓게 쓰일 수 있는 타이이기에 종류별로 옷장에 충분한 만큼의 수를 확보해야 하는 타이이기도 하다. 밝은 색상, 어두운 색상, 프린트, embroidered(자수가 들어간), 미세한 도트 무늬가 촘촘하게 들어간, 비교적 적은 숫자의 큰 무늬가 들어간, 타이를 종류별로 모두 갖추는 편이 좋다. 그러나 만약 동전 크기 이상으로 큰 무늬가 들어간 타이를 착용할 작정이라면, 빨간 코, 헐렁한 신발, 프로펠러가 달린 모자, 움켜쥐면 물이 나오는 부토니에레까지 모두 갖추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테다.


    지오메트릭(기하학무늬) 타이- 체크, 플레이드, 격자 위브, 다이아몬드, 그리드, 그 외 작은 패턴들 –은 더욱 포멀한 선택지다. 만약 우븐(woven) 버전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종류의 실크 타이는 과거 루이 14세가 낭테 칙령을 철회한 이후 영국 매이클즈필드 행정구에 정착한 프랑스 위그노들의 특산품이었다. 작고 정갈한 무늬를 각각의 색실로 꿰매 넣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작은 무늬들이 타이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이러한 타이는 오늘에도 여전히 매이클즈필드 타이라 불린다. 영국인들은 흑백의 색상 또는 은색 버전을 웨딩 타이라 부르고, 포멀한 행사를 위해 착용한다.


타이 매듭 위 공간이 마음에 걸리지만, 위의 타이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린다. 밀라노를 위시한 북부 이탈리아인들 특유의 멋을 잘 보여주는 착장(사진: Sartorialist)


    비슷한 직조, 하지만 무늬가 더 크고 따라서 조금 덜 포멀한 타이는 오랜 세월 동안 이 타이를 제작해온 동부 런던의 행정구역인 Spitalfield로부터 그 이름을 따온 Spitalfields 타이다. 클린턴 대통령을 포함한 옷을 사랑하는 모든 남성들은 이 두 종류의 타이를 애용한다. 이들은 수트와 함께 착용돼야 하며, 밝은 색상의 수트와도 제한적으로만 활용될 수 있을 뿐이다. 버튼 다운 칼라와는 절대로 함께 매칭 돼서는 안 된다.

RTW 리베라노. 유서깊은 사르토리아가 하나둘씩 기성복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것은 '타협' 그 이상일 수 없기에. (사진: Armoury)

    솔리드/무지 타이 (Sock Tie를 제외한) 역시 버튼다운 칼라와 함께 착용돼서는 안 된다. 그들은 오늘날 너무 드물게만 발견되는 나머지 언제나 강한 인상을 남기고 만다. 솔리드 타이를 가장 멋지게 활용했던 남성은 캐리 그랜트였다. 그는 솔리드 타이만을 고집했음에도 – 그것을 화이트 셔츠와 무지 수트에 매치시켰음에도 – 그의 옷차림은 결코 지루해 보이지 않았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는(화이트 셔츠 + 솔리드 수트) 솔리드 타이는 존재하는 타이 중 가장 포멀한 타이가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타이는 화려한 스트라이프, 또는 체크가 가미된 셔츠의 좋은 짝이 돼준다. 화려한 패턴의 셔츠를 여러 색상이 들어간, 화려한 패턴의 타이와 매치시키는 일은 매우 어렵고, 큰 위험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에 솔리드 타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남성의 예시로는 제프 콜빈이 있다. 살룬 싱어 바비 쇼트 역시 블랙 타이 차림이 아닐 경우 솔리드 타이 차림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그는 재킷과 셔츠에 모두 화려한 패턴이 있을 경우 솔리드 타이는 필수품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캐리 그랜트가 선호하던 새틴처럼 매끄러운 실크 솔리드 타이는 포멀한 착장을 연출한다. 반면 질감이 느껴지는 직조의 그레나딘과 트윌은 타이에 개성을 더해준다.


캐리 그랜트 in "An Affair to Remember"(1957). 


 남은 타이 중 절대다수는 불규칙적이고 볼품없는 무늬로 뒤덮인 프린트 실크 타이들이다. 이러한 타이들은 “셔츠 앞으로 뛰쳐나와 착용자의 어색함을 알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남성들이 스스로를 차별화시키기 위해선 과하게 화려한 타이를 매야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위에서 언급된 종류의 타이들이 너무 평범하기에 멋져 보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오판은 너무나 흔하게 발견된다. 우리는 특정 브랜드의 값비싼 프린트 타이를 맨다는 사실만으로 남성이 스타일리시하다고 호평받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남성들은 우아한 남성일 수 없다. 그들은 한 브랜드의 타이만을 고집함으로써 타이 세계의 5/6에 대해서 무지해져 버렸고, 잭슨 폴록의 그림, 타임 스퀘어의 전광판을 닮은 타이를 매는 것이 아닌 옷의 품질과 재단, 색상, 원단, 패턴의 알맞은 조화가 남성을 멋져 보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모든 프린트 타이가 천박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면, 나는 프린트 타이에는 각종 색상의 요란한 패턴이 들어간 경우와 점잖은 색상의 무늬가 타이 전체에 골 고르게 분배된 무게감 있는 멋진 드레이프를 보여주는 영국 실크 트윌 타이가 존재한다고 응수할 것이다. 전자는 저급한 타이를 가리키고 후자의 경우 그것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너무나 드물고, 그것을 알아볼 줄 아는 능력을 갖춘 남성 역시 너무 드물기에 우리에게 있어서 이러한 타이를 전부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도일 것이다.


 (보타이에 관한 내용 생략)


 난 타이를 매는 방법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으려 한다. 다른 곳에서 이미 충분히 다루어진 주제이고, 만약 타이를 매는 법을 모른다면 당신은 다른 책부터 읽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큰 매듭은 스프레드 혹은 컷-어웨이 칼라에만, 두꺼운 목과 큰 두상을 가진 남성에게만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해 두겠다. 게다가 이러한 경우에도 큰 매듭이 늘 필수적인 것이 아니며, 때때로 반대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말해 두겠다. 왜냐하면 몇몇 타이들은, 특히 우븐 타이와 그레나딘의 경우, 포-인-핸드(가장 보편적인 매듭) 매듭을 사용할 경우에도 커다란 매듭을 연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윈저 노트는 너무 크고, 넓으며, 너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윈저 공작이 이러한 매듭(윈저 노트)으로 타이를 맨 적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대신 두꺼운 실크와 두꺼운 라이닝 구성의 비스포크 타이를 주문했다. 그의 이름을 딴 타이 노트는 윈저공의 착장을 모방하고 싶었던 누군가가 그의 타이 형태가 매듭의 형태가 아닌 타이의 구성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탄생한 것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타이의 매듭 아래, 타이의 중앙에 작은 딤플이 잡히도록 타이를 맨다. 이는 타이의 대검이 올바른 드레이프를 이루도록 돕는다. 나머지 남성들은 딤플이 너무 인위적이라 생각하기에, 윈저공의 딤플이 없는 부드러운 둥근 매듭을 연출한다. 사실 이러한 매듭이 더 많은 수고를 요구한다.


늘 윈저 노트를 고집하는 새빌로의 리처드 앤더슨. 그의 타이 노트는 늘 너무 크고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타이의 관리를 위해선 언제나 타이를 맨 과정을 반대로 행함으로써 타이를 풀어야 한다. 타이를 당겨서 소검을 꺼내는 방식은 타이의 날실을 늘어나게 하고, 실크를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만약 타이에 얼룩이 졌다면 타이의 소검으로 그것을 문질러 없애도록 하자. 드라이클리닝은 타이를 손상시키기에 만약 이러한 방법이 효과가 없다면 타이를 못 쓰게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당신은 타이 하나가 줄어들어도 지나치게 적은 수의 타이를 매번 반복해서 매는 일을 피할 수 있도록 늘 충분한 수의 타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브라이언 윌리엄스처럼 같은 타이를 방송에서 두 번 매지 않을 수 있을 정도까지 타이를 갖출 필요는 없다. 물론 선물 받은 요란한 타이들, 진부한 모양새의 졸업 기념 선물, 혹은 아버지의 날(Father’s day) 선물들을 전부 보관할 필요도 없다. 윈저공은 매년 연말이면 그의 타이를 전부 살펴보고선 1년간 한 번도 매지 않은 타이를 워드로브에서 제거함으로써 타이의 숫자를 정확하게 50으로 맞췄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영국인들은 언제나 타이보단 셔츠를 선호했다. 미국 댄디에게 50은 너무 적은 숫자일 것이다.


     셔츠, 재킷, 타이가 색상과 포멀함에 있어서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면 그의 옷차림은 남성을 멋져 보이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그의 착장은 그에게 해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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