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erek Guy of Die Workwear
원문 주소/ Link to the Original Text:
https://dieworkwear.com/2020/03/14/a-guide-to-spring-tailoring/
레지날드 지브스는 PG 워드하우스의 단편 희극 소설에 등장하는 무뚝뚝한 성격의 하인이다. 그는 호감 가지만 어리숙한, 런던에 사는 게으른 부자, 보들레르가 정의한 댄디(싱거운 인물이면서, 삶에서 하는 일이라곤 행복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추적하는 일 외에는 없는 부유한 남성)의 모델과도 같은 인물, 버티 우스터를 주인으로 모신다. 우스터의 어마어마한 재산은 그가 자신의 변덕스러운 환상과 욕구에 탐닉하는 것을 가능케 하고, 그것은 그의 워드로브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워드로브에 관한 모든 선택을 오로지 자기표현과 독창성의 렌즈를 통해서만 바라보는 우스터는 Grape-purple색의 양말과 핑크색 깃털이 달린 green-alpine 색의 모자를 애용하고, 이런 행동은 보수적인 차림을 고수하는 지브스의 심기를 건드리고 만다. 그러나 지브스는 주인을 더 올바른 선택으로 이끌기 위해 고전분투하는 하인이다.
단편 소설 “봄철의 지브스”에서 아침에 눈을 뜬 우스터는 그의 하인에게 그가 주문한 담자색 셔츠가 도착했는지를 묻는다. 지브스는 그들이 도착했지만 셔츠들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이기에” 돌려보냈다고 보고한다. 우스터는 '음, 솔직히 난 그 셔츠들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더 잘 아는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겠지'라고 조용히 생각한다. 동시에 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산책을 위해 공원으로 향할 준비에 착수한다. 그는 대나무 지팡이, 그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노랗게 반짝이는 구두, 오래된 녹색 홈버그 모자를 챙긴다. 우리는 이미 지브스가 언짢은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을 감각할 수 있다. "지브스, 봄이면 햇빛으로 빛나는 비둘기의 눈에도 생기가 깃들기 마련이야"(역주: 알프레드 테니슨 시 인용) 어린 주인이 다그쳤다.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주인님" 그의 하인이 메마르게 대답한다.
지난 I Sarti Italiani의 트렁크 쇼에서 스와치 북을 뒤적거리던 도중 난 문득 이 (jeeves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가을 겨울용 테일러링에 있어서는 트위드 혹은 코듀로이 스포츠 코트 등 세련된 선택지를 고르는 일은 비교적 훨씬 더 쉽다. 가을용 소재는 본질적으로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색상 역시 더 차갑고 쉽게 입어지는 쪽이 다수다. 요란한 플레이드 체크와 같은 원단도 단단하게 마무리된 우스티드 원단이 아닌 기모가 있는 부들부들한 방모사 원단으로 짜여 있다는 사실 덕분에 훨씬 덜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봄이 찾아오게 되면 기본 여름용 양모(tropical wool) 외 다른 선택지를 찾는 일은 노력을 요구하게 된다. 바람에 봄내음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화려한 색상과 요란한 패턴의 실크-리넨 혼방 원단의 낭만에 빠져들기 쉽다. 하지만 대부분의 봄/여름용 원단은 의구심을 불러일으킬만하다. 그것은 우스터가 애용할 법한 옷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난 지난주 No Man Walks Alone (Die Workwear의 스폰서)의 조지 라루시, The Armoury의 마크 초, BRIO의 조지 왕과 봄/여름용 테일러링에 있어서 그들이 선호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옷과 스타일에 있어서 뭇 남성들에게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에, 난 그들이야말로 봄/여름 워드로브를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들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이제부터 투박한 쉐트랜드 트위드, 또는 흐릿한 방모 플란넬의 여름 버전을 찾기 위한 기본적 또는 기본 이상의 가이드를 제시하려 한다. 이 충고를 당신을 좀 더 나은 선택으로 이끌고자 하는 지브스의 친절한 손길이라 생각한다면 좋을 것이다.
기본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이야기해 보자. 테일러 된 옷을 즐겨 입는 남성들에게 있어서 솔리드/무지 네이비 스포츠 재킷은 언제나 워드로브의 필수품(workhorse)일 수밖에 없다. 네이비 스포츠 재킷은 복장 규정이 비즈니스-캐주얼인 사무실에도, 주말의 브런치 모임에도, 격식 있는 디너파티에도, 어머니 날(Mother's Day) 행사에도, 여행을 떠날 때에도, 언제나 착용할 수 있는 옷이다. 색상으로서 네이비는 다른 어떤 색상과도 잘 어울린다. 네이비 스포츠 코트를 그레이 플란넬 바지와 심플한 타이와 매치시킬 수도 있고, 샴브레이 셔츠와 청바지와 매치함으로써 캐주얼하게 착용할 수도 있다. 액세서리 없이 입는다면 네이비 스포츠 코트(재킷)는 가장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재킷이다. 내 친구 Put This On의 피트가 말하듯, 그 누구도 네이비 스포츠 코트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네이비 스포츠 코트에 있어서 가장 흔히 보이는 원단의 종류는 합색과 서지다. 전자는 평직(Plain weave) 구성이고, 후자는 능직(twill) 구성이다. 대다수의 남성은 일 년 내내 입을 수 있는 미드-웨이트 스포츠 코트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덥고 습한 지역에 살고 있다면, 더 가볍고 더 통기성이 좋은 원단이 요구될 수도 있다. 아머리의 마크는 "라이트-웨이트 원단의 문제는 원단의 질감이 희생된다는 것이에요. 이번 시즌 저희는 깊게 파인 트윌/능직 원단의 네이비 스포츠 코트(navy sport coat made with a deep twill)를 출시했습니다. 이런 원단은 착용했을 때 시각적으로 더 매력적입니다. 그 외로도 글렌체크처럼 미세한 단색 패턴 역시 얇은 원단에 시각적 매력을 더해줄 수 있는 좋은 선택지입니다."
No Man Walks Alone의 그렉은 고객들에게 Mock Leno 원단을 추첨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Mock Leno는 pique cotton의 질감을 연상시키는 잘 비치는 원단이다. 여름용 스포츠 코트로서 이런 원단은 일반적으로 사랑받는 여름용 양모(tropical wool)에 비해서 더 확실한 질감을 선보이는 동시에, 통기성에 있어서는 동일하게 훌륭하며,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자리에서도 착용이 가능하다. 난 최근 네이비 색상 Mock Leno 스포츠 코트를 사르토리아 솔리토(Sartoria Solito)에서 구매했다. 재킷의 질감이 만들어내는 차이는 놀라운 것이었다.
봄 여름용 수트로서 양모-모헤어 혼방은 여름철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약간의 광택을 띠는 동시에, 가볍고, 편안하며, 날카롭게 주름을 세울 수 있는 원단이다. 하디 미니스 사의 미니스 프레스코(Minnis Fresco) 역시 비스포크 테일러링에 열을 올리는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원단이다. 하지만 이 원단의 경우 촉감이 다소 까끌거리기에 바지에 라이닝을 다는 것을 필요로 한다. 난 패치 포켓 사양의 프레스코 수트를 한 벌 가지고 있고, 때때로 수트의 재킷이나 바지만을 세퍼레이트 차림에 따로 착용하기도 한다. 혹자는 어두운 색상의 우스티드 수트를 패치 포켓 사양으로 주문하는 일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임을 주장한다(올바른 주장이다). 그것이(패치 포켓) 포멀한 자리용으로는 지나치게 캐주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그렉은 이보다 더 부드러운 촉감의 대용품으로서 드라퍼스사의 아스콧 번치 북을 추천한다. 아스콧 번치에서는 2 ply 8 아운스 원단과 4 ply 12 아운스 원단을 찾을 수 있다(역주: 최신 버전 아스콧 번치에는 6 ply 원단이 추가됐다). 프레스코와 마찬가지로 드라퍼스사의 2 ply와 4 ply 우스티드 원단은 파삭한 촉감과 샤프한 마무리를 자랑한다. 동시에 그것은 더 부드럽고 더 탄력 있다. 마크는 "4 ply 우스티드 라이트 그레이와 미드 그레이 원단은 훌륭한 바지 원단이기도 합니다"라고 덧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