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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능의 욕망 Jul 10. 2021

봄을 위한 테일러링 가이드 2/2

by Derek Guy of Die Workwear


A Guide to Spring Tailoring 2/2


by Derek Guy of Die Workwear


Posted on March 14, 2020


원문 주소/ Link to the Original Text:  

https://dieworkwear.com/2020/03/14/a-guide-to-spring-tailoring/

고급자를 위한 가이드


봄 여름에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어두운 색의 수트와 네이비 스포츠 코트가 준비됐다면 어스 톤(earth tone) 색상의 원단을 고려해 보자. 마크(아머리의)는 “저는 밝은 브라운 색상은 여름용, 다크 브라운은 가을/겨울용 색상이라 생각합니다”라 말한다. “오트밀색은 완벽하죠. 옅은 녹색도 훌륭합니다. 올리브색에서부터 회록색(sage green)까지 모두 멋집니다”. 그렉(No Man Walks Alone의)은 캐주얼한 수트용으로 토바코 브라운, 다크 브라운, 샌디 베이지, 회록색, 다크 그린 색상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여름용 스포츠 코트 원단은 네이비, 샌디 베이지 혹은 rust-색 체크들 정도로 국한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멋진 녹색 스포츠 코트도 본 적이 있지만 알맞은 톤을 찾는 일은 어렵습니다"라고 덧붙인다.  


    가을/겨울에는 하운즈 투스부터 이스테이트 트위드까지(estate tweed), 거의 대부분의 패턴이 허용된다. 헌츠맨의 밀실에서 우리는 정신없이 화려한 플레이드 패턴과 괴이하기까지 한 색상의 가을 겨울 원단을 발견한다. 그러나 여름에는 소모사(worsted)가 방모사(woolen)를 대체하게 된다. 방모사 특유 기모감이 생략된 소모사가 착용했을 때 더 시원하기 때문이다. 반면 단점은 소모사가 패턴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핀 스트라이프 보다 초크스트라이프가 더 입기 부담 없다는 사실을 느껴보지 못했는가? 그것은 초크스트라이프의 줄무늬가 핀 스트라이프의 그것보다 더 흐릿하게 나타나고, 따라서 더 점잖아 보이기 때문이다. 단단하게 처리되는 리넨과 같은 원단들 위에서 패턴은 매우 화려해 보이기 마련이다.




    봄철용 패턴이 가미된 스포츠 코트를 입고 싶다면, 통칭 "모조 트위드" 혹은 소모사 트위드라 불리는 원단을 고려해 보자. 이 '모조 트위드'는 일반 트위드에서 볼 수 있는 district check(지역 특유의 체크) 패턴으로 제작됐으면서도 트위드의 까끌까끌한 질감을 찾아볼 수 없는 원단이다. 이런 원단은 시골용 원단의 도시 버전, 겨울용 재킷의 봄철 버전으로 여기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원단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딱히 이도 저도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킷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날씨를 위한 완벽한 착장을 가능케 해준다. 날씨는 따뜻해졌지만 아직 가을 착장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날 이와 같은 재킷을 입어보도록 하자. "건 클럽 체크 원단을 찾는다면, Fox Air, Marling & Evans, 아브라함 문의 원단들이 훌륭합니다"라고 그렉은 충고한다.


    한여름이면 아침의 열기가 아스팔트 위로 마치 유령을 연상시키는 아지랑이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이럴 때 실크 혼방 재킷을 입는 일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다. "전 여름철 실크를 입는 일이 합당한 것인가에 대해서 논쟁하고 싶은 의사가 없습니다." Brio의 조지는 말한다. "왜냐면 날씨가 어떻든 간에 실크 재킷을 입는 일은  실내에서, 혹은 밤중에 선글라스를 끼는 일과 같기 때문이죠. 그것은 실용성을 위한 선택이 아닙니다." 마크는 봄철 순수 실크 또는 실크 혼방 재킷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왜냐면 실크 원단에는 약간의 광택이 감돌기 때문이다. "난 패턴이 들어간 여름용 재킷은 약간의 윤기가 있을 때 멋지다고 생각해요 반면 가을/겨울용 재킷은 보통 매트한 질감을 보여주기 마련이죠." 내가 가장 아끼는 봄/여름용 재킷 중에도 울-실크-리넨 혼방 재킷들이 있다. 이런 재킷들은 매력적인 두툼한 질감을 자랑하고, 드라이하고 깔끔한 촉감을 준다. 여름용 양모는 비교적 더 얇고 매끈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거기에 리넨과 실크가 섞여 들어간다면, 당신이 사랑하는 가을용 트위드만큼이나 두툼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조금 더 독특한 선택지로는 리넨과 코튼 수트가 있다. 사람들은 종종 이들이 여름용 필수 정장인 것처럼 말하지만, 나는 이들의 활용이 그보다는 더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난 토바코 색상의 리넨 수트를 구매했다. 재킷만을 따로 세퍼레이트 차림에 입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난 리넨의 구깃구깃한 질감이 매끈한 바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됐다. 마크의 경우 이와 같은 문제를 크림색 리넨을 선택함으로써 해결했다. "내겐 리베라노에서 주문한 크림색 리넨 수트가 한 벌 있어요. 하지만 난 수트가 아니라 재킷만을 스포츠 코트로 가장 자주 착용하죠"라고 그는 말한다. "색상에 있어서 크림색은 그 자체로 이미 꽤 특이해요. 덕분에 구깃구깃한 재킷과 잘 다려진 바지를 매치하는 일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죠. 반면 만약에 네이비 리넨 스포츠 코트와 그레이 바지였다면 더 신경을 써야 했을 겁니다."



    난 최근에 I Sarti Italiani에서 주문한 taupe 색상의 코튼 수트를 이번 여름에 입을 생각에 들떠있다. 코튼/면 수트를 입는 일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는 남자들도 존재한다. 코튼에는 양모처럼 본 모양으로 돌아가려는 습성이 없고, 따라서 비교적 빳빳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통기성이 비교적 떨어지기에 코튼 수트는 리넨 수트보다 더 덥게 느껴지고, 이는 면 원단이 여름보다는 봄가을용으로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게다가 네이비, 또는 초콜릿 브라운 같은 어두운 색상의 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색이 바래게 되고 결국 그 나이를 속이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난 내가 Drake's의 마이클 힐에게 가장 좋아하는 수트가 어느 것이냐고 물었을 때 그가 내게 들려준 대답을 기억한다.


사람들이 코튼 수트를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제가 그것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코튼 수트는 빳빳하고, 쉽게 구겨지며, 색이 바래죠. 전 저희 집 옷장 끝에 걸려있는 제 코튼 수트를 머릿속으로 그릴 수도 있습니다. 소매가 휘어진 모양새는 마치 제 팔이 소매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죠. 그 재킷의 소매는 아마 세탁을 하더라도 그 모양 그대로일 겁니다. 만약 고중량의 Drill Cotton이라면 거푸집처럼 당신의 몸에 달라붙어서 그 형태를 그대로 그려낼 겁니다. 그것이 코튼 수트의 멋진 점이죠. 그것은 캐주얼하며, 당신과 함께 나이 먹어 갑니다. 마치 잘 만들어진 청바지처럼요.


    테일러링에 있어서 면과 리넨은 12 아운스를 넘는 비교적 고중량 원단이 더 훌륭한 선택일 확률이 높다. 고중량 원단은 주름이 지지 않고, 구겨지기에, 긴 하루 끝에 지저분해 보이지 않고 편안해 보일 수 있다. 코튼에 울 혹은 엘라스틴이 약간 섞인 원단 역시 그 효과가 좋다. 울과 엘라스틴은 원단을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더 훌륭한 드레이프를 연출하며,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제냐의 원단 중에서 좋은 코튼-울, 코튼-엘라스틴 혼방을 찾을 수 있다.  



    양모 가버딘 수트 역시 여름철 매우 훌륭한 옵션이다. 그것을 수트로만 입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가버딘 원단은 스포츠 코트로 활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미끌거리기 때문이다. 반면 Anderson & Sheppard의 콜린 헤이우드는 언젠가 내게 가버딘을 여름용 Tan 색상 블레이저로 활용하는 남성들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과거 J. Press의 창립자 자코비 프레스는 1차 세계 대전을 앞둔 시기, 수출입 금지령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선 엄청난 양의 영국산 가버딘을 구입한 바 있었다. 그는 전쟁이 터지고 민간 상업이 증발해버리자, 가버딘을 곧장 군복 제작에 활용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제 할아버지는] 트위드, 플라넬, 그리고 유니폼 제작 후에 남은 가버딘을 전혀 비율이 맞지 않는 양으로 보유하고 있었죠. 그로부터 수트를 생산하는 일은 불가능했어요" J. Press의 회장 리처드 프레스는 말한다. "결국 고안해 낸 해결 방법은 트위드 재킷을 따로 제작해서 단품 그레이 플란넬 바지, 그리고 가버딘 바지와 함께 내놓는 것이었어요. 예일의 고객들은 이 새로운 스타일을 환영했죠. 곧 그것은 Mory's(역주: 예일대학 캠퍼스 근방의 사교클럽)의 유니폼이 됐어요." 오늘날에도 여전히 트위드 스포츠 코트와 가버딘 바지의 조합은 클래식 미국식 착장 중 하나다.




최고급자를 위한 가이드


    어두운 색상의 여름용 수트와, 여름용 네이비 스포츠 코트, 열다섯 벌의 건 클럽 체크 모조 트위드, 엘라스틴이 함유된 코튼 수트를 2%부터 15%까지 0.1% 단위로 모두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다음으로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기본 선택지들은 이제 모두 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포스트들이 리넨, 프레스코, 실크처럼 드라이하고, 성글성글하게 짜인, 까끌까끌한 원단들의 장점을 수년간 설파한 덕분이죠" 조지는 말한다. "그래서 전 슈퍼 150수의 수트를 여름에 입는 일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이때가 아니면 대체 언제 그걸 입겠습니까? 여름이야말로 드물게 이러한 수트가 어울리는 시기죠.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날씨가 더울 때 우리는 우리 몸 위에서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옷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굉장히 가볍고, 잘 늘어나며, 충분히 드레이프가 잡힌 슈퍼 170수 수트가 알맞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높은 번수의 수트 원단은 재킷용으로 사용하기엔 지나치게 '수트스럽기에', 만약 같은 느낌의 스포츠 코트를 원할 경우 조지는 다른 원단을 고려할 것을 권장한다. 고번수 양모 혹은 캐시미어에 실크 또는 리넨이 섞여 들어간 원단은 피부 위에서 시원하고, 매끈하며, 미끄럽게 느껴진다. 약간의 실크가 실에 더해짐으로써 원단의 색상 역시 깊어질 수 있다("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매우 반길만한 효과입니다" 조지는 말한다."무덥고 습한 공기는 색을 흐릿하게 지워버리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화씨 90도(약 32도)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이러한 스포츠 코트를 반팔 셔츠, 폴로셔츠, 또는 티셔츠와 함께 입을 수도 있다.


"색상에 있어서 난 무더운 날씨에는 갈색과 녹색과 같은 earthy한 톤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색상 원형 차트에 아래쪽을 차지하고 있는 색상들을 선호하죠, 라이트 블루, 핑크, 산호색, 살몬 색상 같은 것들 말이죠. 레몬색과 같은 시트러스 류 색상들도 훌륭합니다. 이번 여름 난 사르토리아 달쿠오레 (Sartoria Dalcuore에서 홀랜드 앤 쉐리의 아주 엷은 레몬 색상의 저중량 리넨 수트를 주문했죠. 사르토 준(Sarto Jun)에게도 해리슨(Harrison's)의 옅은(faded) 인디고 색상의 모헤어-리넨 혼방 수트를 주문했습니다. 그 외로 저희 가게 소속 테일러의 재단 테이블 위에 로로 피아나의 슈퍼 170수 다크 블루 수트가 있습니다. 



    난 패턴이 들어간 여름용 원단 중에, 스와치로는 멋져 보이지만 재킷으로 만들었을 때도 그러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것들을 종종 맞닥뜨린다. 조지는 신중할 것을 당부한다. "여름용 스포츠 코트는 종종 무지/솔리드 원단으로 제작됩니다. 시각적 무게감을 줄이기 위해서죠" 그는 내게 말한다. "동시에 여름은 커다랗고 억센 색상들이 등장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6, 7월이 되면 거리를 걸을 때 스포츠 코트는 보통 제 손에 쥐어진 채 어깨 위에 걸쳐져 있죠. 이럴 때 재킷은 제 전화기와 지갑을 보관하는 자루 같은 역할을 할 뿐입니다. 재킷을 착용하는 것은 오직 강한 에어컨 바람이 실내 온도를 늦가을의 그것보다 더 차갑게 만들 때뿐입니다." 어쩌면 효과적으로 봄/여름 워드로브를 완성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The Manhattans 의 충고대로 기분에 따라 옷을 입는 일일지 모르겠다. 다만 버티 우스터가 되는 일만은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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