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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한 아침
앞선 분이
우산 없이 걸어 나가십니다.
지하에서 나오자마자
저도 그런 줄 알고
우산을 펴지 않았지만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종종걸음
점점 멀어지는 그녀를
오해를 했네요.
방금 스쳐 지나간
길 위의 핑크색 작은 우산을 들고
뛰어가
그녀에게 가져다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하루 쓰시고
저기 길 위에 다시 두시면 돼요.
라고,
그러고 보니
귓불 떨리던 매미는 가고
풀벌레 소리가 가득하네요.
비 오는 아침
핑크 우산과 그녀의
안녕을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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