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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등만 보고 고른 책이 있습니다.
가지런히 꼽혀있는 책장에서
깨끗한 머리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눈에 들어왔죠.
아는 작가나, 어디선가 추천받지 않은 이상
책은
겉모습과
제목만으로 선택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작가의 깊게 쓴 글이
저에게는 지나가는 대화들처럼
쫓아 기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눈이 페이지를 맴돌기에
새벽의 그림자를 들어
얼굴을 가립니다.
그러자
잊고 있던
책의 냄새가
오랜만에 좋았습니다.
그렇게
눈을 감은채
코를 책갈피에 끼우고
숨을 쉬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은
조금 맑아지는 눈과
책의 향기로
새벽의 그림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