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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빨강

by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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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세수를 하다

뭔가 매끄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약 먹고

일찍 자서 피부가 고와진 건가

눈을 감고 생각했습니다.



어푸 어푸


비누 거품을 헹구고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니

코피가 오른쪽에서 흐르고 있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질까

왼쪽 팔을 저리도록 길게 뻗어



곧 끝날 얇아진 두루마리 휴지를

칸 간신히 당겨

코를 막았습니다.




어지러운 빨강을 닦아내다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립고

그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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