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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May 10. 2023

유방암 6년 검진 통과!

5만명이었던 환우가 16만명이 되었다

뭔가 씩씩해보이지만, 가장 절망적인 순간이었을 거다.

아닌척 웃고 있지만, 사실은 모든걸 잃은 기분이었을 거다.


유방암 환우 카페에  처음 나를 소개하는 글을 다시 읽었다.  2기라고 말은 했지만, 수술후 조직검사 결과는 3기였었고,  ^^ 표시는 하고 있지만  사실은 ㅜㅜ 울고 있었다.



같은 병을 진단 받은 사람들만이 오로지 나를 구원해줄 구세주 같았기에! 나는 이 카페에서 나의 공간을  차지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내일이라도 죽을 것 같아서 그런 나와 죽음조차도 함께해줄 사람들처럼 느껴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그때의 심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6년전 5월의 어느 날이었다.

.

.


당시 5만명 중 하나였던 나는 11만 명의 환우들이 더  모이는 동안 6년이란 시간을 견뎌왔고,

6년 간 대략  열 한 번의 허들경기를 막 통과하기 위해  오늘,  의사 앞에 섰던 것이다!




다 괜찮아요.

.

.


혹시라도 주치의가 놓치고 있는 건  없을까 싶어  검사 항목마다 물었다


선생님 뼈 검사는요?


괜찮아요


선생님 시티는요?


괜찮아요.


선생님 저 피검사도 했어요


이상없어요


선생...니....임


8개월 뒤에 오세요!

.

.

.

그러곤 나오자마자


나의 동지들 나의 전우들이 있는 곳에 글을 남긴다


저 6년 통과 했습니다.


.

.

환우들 사이에선 정기 검진 통과 글이 다른 의미로 특별할 수밖에 없다


암타입별로 치료가 다르고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케이스 선배의 치료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누군가 재발이 되거나 전이가 되면. 가슴이 아프고

누군가 검진통과를 하면 내 일인마냥 안심이 된다

그런 일을 경험하면서

암을 경험한 환우들 사이에서는


검진 통과가 삶이 갱신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그간의 자유이용권이 만료된듯


다시 6개월의 삶이, 누군가는 3개월의 삶이

누군가는 1년의 삶이 연장받은 선물처럼 느껴진다


.


그치만!


우린 모두 단 하루의 삶을 공평하게 부여받았을 뿐이다

선물 받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

.

.


내가 암환자로서 하루가 더 특별해 보일 뿐이지!


인간으로 따지자면 삶과 죽음앞에서 공평한

누구 하나  다를 게 없는  같은 인간일 뿐이다!


그저!


오늘 하루에 감사해야 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이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의 마음처럼 길을 터주고  뒤따라오는 암환우 후배님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하루 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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