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걸음
이른 아침 출근길은 언제나 북적인다.
간간히 목줄을 맨 개들도 사람들 다리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며 주인을 따라 종종걸음 친다.
[늦었다, 얼른 가자!]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회사에 다니는 뉴욕 사람들은 이렇게 가끔 네발 친구들과 함께 출근길에 오른다. 우리나라에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회사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던데, 이상하게 출근길에 반려동물과 함께 길을 나서는 반려인은 아직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문제는 어쩌면 회사가 아닌 우리의 출근길이지 않을까?
코르셋 마냥 꽉 몸이 조인채로 지하철에 탑승해 훅 하는 숨을 내쉬며 간신히 지상으로 올라와 딱히 공원을 가로지르거나 하는 일 없이 곧바로 회색 건물로 들어서야 하는 우리나라의 출근길 모습.
그 숨 막히는 도로 위 공간에 네발 친구를 위한 자리는 없다.
반려동물 동반 출근은 어쩌면 회사차원의 서포트가 아닌
국가 차원의 변화가 있어야 가능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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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 펫크리에이터 모리
글/사진 M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