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서 어머니가 챙겨주신 것 중에는, 내가 학교에 다니며 받았던 상장과 성적표를 모아둔 책자가 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동안 상장이 많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는 그것들을 고이 간직하셨고 결혼할 때 나에게 건네주셨다. 몇 번의 이사를 거치며 그 책자는 어딘가 깊숙이 묻혀 있었는데, 어제 우연히 찾아 꺼내보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는 상장이 제법 많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상장이 거의 없었다. 방황의 시기를 거치며 공부와 멀어졌고, 결국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그 옛날 자료들 사이에서 눈에 띈 것은 ‘개근상’이었다. 초등학교 6년(그 시절엔 국민학교),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교에 출석한 기록이었다. 분명 아플 때도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교에 갔던 이유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부모님은 늘 성실하고 근면하셨다. 우리 집은 부유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 속에서 ‘근면’과 ‘성실’이라는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웠다. 학교 가기 싫은 날에도 나를 일으켜 세워 보내시던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부터 꾸준함과 끈기를 체득할 수 있었다.
사회에 나와 회사를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근한 적이 거의 없었다. 어릴 때 몸에 밴 습관이 나를 근면함으로 이끌었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지금 나는 ‘루틴 마스터’로서 매일 새벽을 루틴으로 열고, 끈기와 열정을 나누며 이웃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어린 시절 몸에 새겨진 ‘루틴의 유전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수호신이 되었다. 이제 루틴은 내 삶의 일부이자, 나를 움직이는 에너지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루틴은 하루를 더욱 밀도 있게 만들어 주고, 작은 자투리 시간조차 허비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를 변화시켰다.
어릴 땐 누구나 받는 평범한 개근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상장이 주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꾸준히 해낼 수 있는 끈기, 그리고 그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한 열정은 인생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다. 거의 50년을 살아오며 느낀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결국 ‘오랫동안 버텨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이었다. 마음이 단단해야 삶이 흔들리지 않는다. 하루도 빠지지 않는 농밀한 일상이 쌓이고, 그것이 인생의 근육이 되어 나를 지탱한다. 큰 성공이나 부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단단한 마음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지다. 인생이 흔들릴 때마다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은 성공도, 돈도, 명예도 아닌 바로 그 마음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챙겨주신 오래된 책자 속 개근상은, 내가 앞으로도 루틴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강력한 기폭제가 되었다. 나는 원래 꾸준한 사람이었고, 그 사실을 이제야 온전히 깨달았다. 인생을 더 열심히, 그리고 악착같이 살아야 할 이유도 함께 생겼다. 부모가 된 지금, 나 역시 느낀다. 아들이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끈기 있게 끝까지 해내는 태도’라는 것을. 어제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한 아들을 보며, 어린 시절의 나와 겹쳐지는 묘한 향수 속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 아침의 작은 성공이 모여 어제보다 성장한 나를 만듭니다
# 아침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