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땅 시작의 역사

#22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by 아샘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말 그대로 오래되고 오래된 역사만을 전시한 곳이다. 튀르키예 국가 이전 튀르키예 땅 시작의 역사를 담은 곳이다.
그 땅은 세계 인류의 문명을 선도한 곳이다.






이스탄불에 내리는 비


그동안 비를 맞아봤지만 오늘처럼 하루 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경우는 없었다. 반드시 우산을 써야만 하는 날. 기온이 낮지는 않았지만 뼛속까지 추웠다. 그냥 박물관 실내에만 있을 거라 방심했던 복장 때문에 하루 종일 떨어야 했다. 이스탄불 비올 때는 기온이 높아도 따뜻하게 입으시라. 박물관 내부도 난방을 안 하니까.


뮤지엄 패스 사기


그동안 터키 뮤지엄 패스 덕을 톡톡히 본 우리는 이스탄불에서 약간의 고민을 해야 했다. 아야 소피아가 모스크로 바뀌어 티켓을 끊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톱카피 궁, 갈라타 타워, 고고학 뮤지엄 세 군데만 다녀도 뮤지엄 패스 비용을 감당하고도 남기 때문에 패스를 끊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우리는 이슬람 예술박물관, 모자이크 박물관 그리고 사이언스 박물관까지 다녀왔기 때문에 뮤지엄 패스 덕을 톡톡히 보았다.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튀르키예는 이슬람 국가이고 오스만 제국의 후예다. 하지만 이 땅은 그전에 거의 1000년 동안 로마가 통치한 지역이고 로마는 서유럽의 모태이기도 하다. 로마 유적들 대부분이 서유럽의 박물관에 많이 가 있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1000년 동안의 동로마제국이 남긴 흔적은 너무도 많아서 유럽이 많은 유물들을 가져갔어도 아직도 발굴할 것은 많았고, 1881년 오스만의 행정가이자 고고학자이자 화가이기도 한 오스만 함디 베이에 의해서 체계적 관리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탄생된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말 그대로 오래되고 오래된 역사만을 전시한 곳이다. 튀르키예 국가 이전 튀르키예 땅의 역사를 담은 곳이다. 그 땅은 세계 인류의 문명을 선도한 곳이다.


말 그대로 고고학 박물관이었다. 고대시대의 유물을 전시하고 더불어 고고학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곳이었다. 박물관 규모가 그리 큰 것 같지는 않았는데, 오후 1시쯤 들어가 거의 4시간 정도 박물관 안에 있다가 폐점시간 5시가 다 되어서 나왔는데도 아쉬운 마음 가득했다.


박물관의 구성은 크게 3개의 건물로 되어 있다. 고고학관, 타일 키오스크, 고대 오리엔트관 그리고 야외 전시물과 카페가 있다. 야외에 벤치가 있으니, 이곳에서 쉬면 되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해도 된다.




고고학관


입장하면 바로 정면에 BES라고 쓰인 석상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베스는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수호신이란다. 박물관을 잘 지켜달라는 의미라고 한다. 고고학관은 작은 부스처럼 되어 있어, 한 부스에 그 시대를 상징하는 그림이 왼쪽 한 면에 넓고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마치 그 시대 속으로 들어간 것만 같다. 그림 밑에는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유물들의 특징, 주요 유물은 무엇 인지들이 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림 속에는 유물들이 숨어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작은 설명서가 입구 왼쪽 면에 부착되어 있다. 이 유물들이 바로 전시공간에 있다. 물론 중요한 일부는 유럽의 다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그 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방식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바로 그 그림 속에 있는 유물을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이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의 특별함이다. 이 특별함 덕분에 나는 튀르키예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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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상, 그 시대 역사와 유적 설명, 당시의 생활 상상도와 관련 유물들 소개


튀르키예의 역사는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중세까지 이어지는 서양 역사에 아나톨리아 반도를 두고 탄생하고 사라졌던 민족들의 역사가 겹쳐서 연출되는 지역이기에 사실 내게는 익숙하지 않았다. 또, 학생 때 배웠던 역사시간은 다소 편향적이어서 서양 역사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아랍이나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역사는 좀 박하게 배웠던 것 같다. 또, 중학교 때 미션스쿨을 다녀서인지 그때부터 이슬람 문화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던 지, 튀르키예 역사 앞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다. 고대사와 그리스 로마사 그리고 오스만튀르크 역사까지를 다 아우러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한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왜 앙카라의 박물관 이름이 '아나톨리아 박물관'이었는지 이해가 좀 된다. 터키의 역사라기보다는 터키 땅의 역사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각 부스에서 내가 가장 놀랐던 공간은 트로이 이야기관이었다. 그저 전설로만 알려졌던 트로이는 호메로스에 의해 기록으로 남겨졌으며 실제로 발굴을 통해 그것이 사실이었음을 설명해 주는 공간이었다. 트로이라는 고대국가가 언제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까지를 영상으로 실감 나게 표현해 주었다. 사람 키의 두 배 이상을 발굴하여 드디어 유물들을 건져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땅의 단면을 드러내 각 층위별로 기원전 시대의 연대기를 기록해 둔 것도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부스에는 고고학 연구를 통해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미라 발굴을 통해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 무엇인지를 설명함으로써 고고학의 의미와 중요성까지도 전달하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매우 친절하고 유익한 배움터였다.


이곳에는 각 주제별로 내가 관심이 많이 갔던 유물에 대한 사진 몇 점씩만 올린다. 튀르키예는 언젠가 꼭 또 오고 싶은데 이스탄불에 들르면 그때는 여유롭게 고고학 박물관을 한 번 더 즐기고 싶다.



(고대 시대, 아나톨리아 페르시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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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상,사제모습 부조,탁소스의 장례비 부조



(고전주의 시대, 헬레니즘 시대, 아나톨리아의 로마 점령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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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장례비, 에페베 상, 알렉산더 상


(로마 황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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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하드리아누스,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에페수스, 밀레투스, 아프로디시아스 고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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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영웅들과의 싸움 부조, 아폴로 상, 아프로디테 부조


(영웅들과 반신들, 신과 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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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아르테미스, 티케


(트로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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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전설,유물, 유적의 깊이
트로이의 발생과 소멸까지


(발굴작업과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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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된유골로 우리가 무엇을 알수 있을까? 고생물병리학을 연구할 수 있음. 고식물학을 연구함


(고대 시돈의 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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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석관, 우는여인의 석관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 자체가 하나의 유적이라고 한다. 11세기부터 20세기 초에 제작된 셀주크, 아나톨리아, 이즈니크 타일, 그리고 오스만 제국 시대의 기와, 타일 장식, 도자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즈니크가 타일로 유명했다고 하는데, 이즈니크를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이곳에서 달랠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마주하는 미흐라브, 전시관 중간의 분수대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각종 도자기와 벽 장식의 타일들이 매우 섬세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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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흐랍,이즈니크타일,분수대


고대 오리엔트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관람한 곳이다. 사실, 그동안 그리스 로마 유적을 너무나 많이 봐와서 고대 아시아지역의 유물이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집트 지역의 역사와 유물들에 호기심이 생겼고, 이집트와 히타이트 간의 전쟁 후 맺은 카데시 조약이란 점토판,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함무라비 법전 점토판 등을 본 것이 값졌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 무덤의 모습을 리얼하게 관찰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선명하고 화려한 바빌론 문화로 전해져 오는 이슈타르 문의 조각상들이 인상 깊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의 거대한 버전들은 프랑스 루브르에서 본 것 같다.


(이집트 문명과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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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상, 장례비, 무덤발굴


(메소포타미아 문화와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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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의 사자 부조, 카데쉬 세계최초의 평화조약 점토판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볼 것이 많을 뿐만 아니라 매우 체계적으로 방문객들에게 볼거리와 전달할 거리를 잘 세팅하여 전시하고 있어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을 공간이었다.


호옥시, 나처럼 박물관에 관심 있는 사람을 위한 팁을 잠시 정리해 둔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입고 갈 것

간식이나 음료수를 꼭 챙겨갈 것

2시간쯤 구경 후 밖으로 나와 벤치에서 쉬면서 간식 좀 먹고 다시 구경을 시작할 것

여유롭게 구경한다고 생각하고 하루 종일 고고학 박물관 방문 코스 하나만 정할 것



2022년 2월 8일, 이스탄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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