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이슬람 예술박물관, 모자이크 박물관, 갈라타 타워 박물관
터키의 진짜 문화는 뭘까?
그리스, 로마의 전통과 문화 위에 이슬람 전통을 얹힌 복합적인 문화.
게다가 저 멀리 동아시아에서 탄생한 돌궐 족의 유목민의 피까지 섞인 문화.
그런 문화도 나쁘지 않다. 그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다면....
이 박물관은 고대 그리스 로마 유물과는 다른 이슬람과 튀르키예의 색깔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330년 4월 오스만 제국시대, 이슬람 재단이 오스만 예술을 전시하고 보존하기 위해 설립했으며, 1926년에 튀르키예 이슬람 미술관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주로 8세기에서 20세기 사이 제작된 이슬람의 독특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되었고, 1983년 이곳 이브라힘 파샤 궁전으로 이전되었다고 한다.
터키의 진짜 문화는 뭘까? 그리스 로마 문화일까? 이슬람 문화일까? 돌궐 문화일까? 오로지 한반도라는 곳에서만 전개된 역사가 전부인 곳에서 태어나 유전자처럼 각인된, 민족과 땅이 일치된 한민족이란 개념을 가진 사람이 생각할 때 튀르키예 문화는 뭐지?라는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만 그런가?)
오스만 제국이 동로마제국을 멸망시켰을 때, 그는 로마의 황제로 불리길 바랐다고 한다. 그만큼 로마의 영향력은 전 세계적이었던 것 같다. 튀르키예의 문화는 어쩌면 모든 것을 결합한 것일 수 있다. 아니,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 같다. 그리스, 로마의 전통과 문화 위에 이슬람 전통을 얹은 복합적인 문화. 게다가 저 멀리 동아시아에서 탄생한 돌궐 족의 유목민 피까지 섞인 문화. 그런 문화도 나쁘지 않다. 그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다면....
이곳 이브라힘 파샤 궁전은 오스만 건축의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한다. 이 궁 안에는 히포드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박물관으로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히포드롬의 일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물관 입구를 들어가면 2층으로 바로 올라가게 되어 있고, 2층 밖으로 나오면 3면이 아름다운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안 뜰이 보인다. 그 안 뜰 밑으로 히포드롬 유물을 볼 수 있게 유리관이 설치되어 있으며, 각 건물 안에 방 별로 전시관이 배치되었다.
박물관에는 서기 600년대부터 17세기까지 Emevi, Abbasi, Artuklu, Eyyubi, Ilhanlı, Timurid, Safavi, Kaçar, Memluk, Seljuk 및 Ottoman 시대의 이슬람 작품이 순서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각 시대별 역사와 문화 그리고 유물들을 작은 부스처럼 만들어 놓아 감상하기에 좋았다. 특별히 선지자 마흐메트 관련 유물관은 특별관처럼 전시해 놓았으며,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카펫들을 다량 전시하여 눈호강을 실컷 했다. 또한 튀르키예의 커피 문화, 귀족들의 일상, 캘리그래피 전문가, 카펫 예술, 카라쾨즈(그림자 영상), 귀금속과 의류들까지 소소하면서도 재밌는 이슬람 문화를 골고루 접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궁전 건물과 안뜰 히포드롬의 잔해 그리고 정갈한 전시물 배치 등이 참 맘에 든 박물관이었다. 일반 입장료는 60리라이니 뮤지엄 패스를 끊은 자만의 특권을 누린 것 같다.
히포드롬 유적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비잔티움을 새로운 수도로 선포한 후 포괄적 재건활동 중 세워졌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히포드롬은 도시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 결혼식과 할례식, 경마, 창던지기 대회 등 다양한 오락행사와 사교행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도시의 사회적 사건 혹은 파괴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고....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이륜차 경주, 검투사 싸움, 곡예와 춤 공연, 동물의 투쟁과 전시, 심지어 사형 집행장으로도 사용되었단다. 특별히 콘스탄티노플 히포드롬의 이륜차 경주는 사회적, 정치적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고. 또한 시민들이 황제와 대면하는 광장이고 황제가 시민들에게 발표를 하거나 황제에게 강한 반발을 표현할 수도 있는 장소였다고 하니 그야말로 이곳은 제국의 심장부였다.
길이는 약 750m, 너비는 약 220m. 광장은 유턴하는 부분인 sphedone이 있고, 반대편에는 경주용 자동차가 12개 차선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게이트 'carceres'가 있었다고. 문 꼭대기의 경주마 청동상은 라틴침공 당시 베네치아로 밀반입되어 그곳의 산마르코 광장에 있다 한다. 경마장의 측면 가장자리에는 30,000명을 수용할 수 있었고, 황제와 황실 고관들은 궁전으로 가는 통로가 있는 발코니, '카스티마'에서 경기를 지켜보았단다.
경마장 중앙에 너비 2미터 높이 3-4미터의 '스피나'가 중앙에 있어서 경마장을 세로로 두 부분으로 나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세 개의 기둥만 남아있다. 술탄 아흐메드 광장을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세 개의 오벨리스크 기둥, 뱀 기둥, 콘스탄티누스 기둥들이 바로 이곳이 히포드롬 광장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각 부스별 전시물은 시대별로 구성되었고 그중에서 내가 보기에 아름다운 것들 중 몇 개만 여기 소개한다.
(632년-1031년, 4 칼리프 시대, 우메이야 시대 / 730-1258, 아바스 시대 )
(1101-1409, 아르투키드 시대 / 1040-1157, 셀축 시대)
(1250-1517, 맘루크 시대)
(1256-1353, 일카니드시대 / 1370-1507, 티무르시대)
(1501-1792,사파비시대 / 1796-1925, 카자르시대)
(기타 오스만시대 주요 공예품과 카펫들)
(19세기 이스탄불 지도, 카라쾨즈, 커피 문화)
이 자리는 블루모스크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난 바자르 안에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구글맵을 따라가다가 근처를 잘 둘러보면 나온다. 콘스탄티노플 대궁정이 있던 자리였다 하고, 작품들은 6세기 것이라고 한다. 1935년 발굴조사에서 나왔다 한다.
실제로 박물관을 들어가면 아래층에 타일 그림들이 펼쳐진다. 군데군데 벗겨진 완벽하지 않은 그 타일 바닥은 어느 날 발굴을 통해 어렵사리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다. 완벽한 그림을 상상한다면 어마어마한 예술작품이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 모자이크는 이곳 히포드롬 근처에 콘스탄티노플 대궁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박물관에 설명되어 있다. 그러니까 현재 바자르 그 자리는 동로마시대 왕궁이었고, 그 왕궁의 일부 바닥이 발견된 것이다.
블로거들이 10-15분이면 볼 수 있다고 해서, 정말로 잠깐 짬을 내서 온 건데, 이곳의 배경을 알고 나면 좀 더 깊게 길게 들여다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뮤지엄 패스를 끊었기에 올라갈 수 있는 갈라타 타워였다. 무려 100리라니 비싼 편이나, 1000년 전 등대를 올라가는 값이라면 당연히 지불할 만하다. 지난 토요일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는데, 오늘은 표 끊는 줄은 없지만 (물론 우리는 표를 끊을 필요도 없고) 타워로 오르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줄이 한 2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 표검사는 물론 HES코드 검사까지 철저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 전망대로 향했다. 탁 트인 탑을 360도 빙 돌아 걸으며 이스탄불을 한눈에 담는다. 보스포루스 대교와 금강혼, 마르마라 해, 갈라타교 저 멀리 화물선과 여객선과 또 저 멀리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와 실레이예만 모스크까지를 다 끌어모은다. 눈에 그리고 스마트폰에. 담고 담고 또 담는 순간이다.
갈라타 타워는 각 층마다 주제가 있었다. 7층에는 갈라타 탑에서 본 이스탄불의 모형이 있어 버튼을 누르면서 건물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다. 아래층에는 갈라타와 관련된 역사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스만 제국이 점령할 당시 골든혼에 설치한 쇠사슬까지 말이다. 2층에는 갈라타 탑에서 날아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그리고 맨 아래층에는 터키인들의 자랑, 아니 나도 존경하고픈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작지만 충분한 박물관이었다.
신시가지에서 메트로를 타고도 10여분을 가야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시원스럽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곳은 54층 건물, 터키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한다. 저녁을 먹은 터라 야경을 보기로 했다.
신시가지의 주택가와 높은 빌딩에서 나오는 네온사인 저 멀리 보이는 대교의 사인들이 어우러져 반짝반짝 별처럼 빛나는 이스탄불이다. 전망대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서 쉴 수도 있었다. 또 4D 이스탄불 체험장이 있었다. 안경을 쓰고 앉으면 전망대 헬리콥터장에서 헬기를 타고 이스탄불의 유명한 곳을 방문한다. 아찔한 추락 일보 직전까지 경험하면서 보스포로스 대교와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와 탁심광장 등 이스탄불을 두루 돌아보았다. 덕분에 공사 중인 블루모스크 내부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 집 2호가 제안한 방문코스인데 저녁의 놀이로 제법 알찬 경험이었다. 늘 유적지와 유명한 곳만을 찾는 어른들 사이에서 이런 핫플레이스를 얼마나 가고 싶었을까??^^ 올드타운에서는 트램을 주로 경험하고, 아시아지역으로 갈 때 배를 경험했던 것이 전부였는데, 덕분에 신시가지로 가는 메트로까지 타보게 되었다.
지하철은 꽤 깊었다. 무려 3-4층까지 내려가서야 탈 수 있었다. 내부는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좀 더 새것 같았다. 모든 교통수단이 (심지어 배까지) 교통카드 하나면 해결된다. 한 번에 5리라 전후에서 10리라 사이면 (교통수단의 종류와 거리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다 이용할 수 있는 이 공용 교통카드는 정말 편리하고 또 교통비 또한 매우 저렴하다.
2022년 2월 9일, 이스탄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