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3_겨울 달리기
4.07킬로미터_28분 30초
딸과 둘이서 데이트를 했다. 퇴근길에 딸이 전화를 했다. 둘 다 집에 가던 길이라 집 근처 식당에서 만나서 마라탕을 먹었다. 몇 년 동안 서먹서먹했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딸이 고민이 많은 지 먼저 자주 다가온다. 우리는 다시 예전의 엄마와 딸로 돌아가려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특히 엄마와 아이는 한 몸으로 이어져 있다고 탯줄을 떼고 나오면서 독립된 인격체로 분리된다. 하지만 자궁에서 1년, 한 집에서 20년을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자식 말고 누가 있을까 싶다. 그렇게 제일 가까운 관계이지만 한번 토라지면 사랑을 주었던 만큼 상처가 더 큰 관계도 부모와 지식 간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겨울답지 않게 서늘한 바람이 나를 호수로 내몬다. 조깅화, 테니스양말, 레깅스, 등산 티셔츠를 가볍게 입고 달리기 시작했다. 등이 서늘해지니까 더욱 빨리 달리게 된다. 여름에 지금처럼 속도를 내려했을까? 뛰면 뛸수록 열이 나기에 여름에는 가능한 속도를 급격히 올리지 않고 뛰려 했던 반면, 겨울 문턱에 들어온 지금 달리면 달릴수록 열이 나기에 속도를 높여본다. 그렇다고 1킬로미터당 6분대로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같은 사람일지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반응하는 방법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