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_같이 뛰기
10.1킬로미터 달리기 1시간 7분
함께 달렸다. 그러고 나서 대학교, 대학원 후배이자 동네이웃이면서 학부모인 회사 동료와 이른 새벽부터 수다를 떨었다. 여러 관계가 중첩하니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공유하는 경험도 많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사는 단연코 아이들 이야기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아래에서 가끔 불어오는 상쾌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가슴속에 응어리진 사리를 꺼내 놓았다. 아마 약속이 없었다면 브런치까지 같이 했을지 모른다.
집에 돌아왔더니 웬일로 남편이 강아지와 산책을 다녀왔고 아침을 주었다고 했다. 달리기 하기 전 내가 이미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밥을 주고 나간 터라 오늘 울 포비는 2번의 산책과 2번의 아침을 푸짐하게 먹어 배가 통통하게 차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인근 대학입시 기관에 약속을 하고 상담을 받으러 갔다. 전체 구조를 알게 되니 대충 감이 왔다. 이제 하기만 하면 되는데 아이는 아직도 무기력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연히 시작된 대화, 아이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일 대면하고 있었지만 마음을 닫고 있었던 기간이 꽤 지속되었던 것 같다. 내가 변하기 시작하니 아이가 문을 다시 여는 것 같다. 내일 아침에는 딸과 같이 뛰어보기로 했다. 기대된다. 얼른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