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5종 함께 하실래요?

20250517토_달리기와 테니스를 이어주는 밤

by 나태리

8.7킬로미터 달리기_1시간 5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달리는 동안 검은 사진 한 장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월요일 회의를 준비하는데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도 오늘 찬찬히 자료를 읽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너무 바빠서 기계적으로 처리해 오던 일의 내용까지 챙기려 하니 익숙하지 않았다. 아니 여태 그렇게 훈련되어 왔던 것이다. 남을 돕는 일부터 시작해서 내 일을 맡아 온전히 하기 까지 수십년이 걸렸고 막상 내가 업무를 맡았을 때는 이미 뇌가 노쇠해서 내용을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말 안듣는 아이 달래듯 자꾸 보고 또 보는 수 밖에 없다.


상사들은 어찌 그리 핵심을 잘 찾아내는지 입이 쩍 벌어질 따름이다. 모르는 내용도 금방 구조를 파악해서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 해결점을 도출해 낸다. 우리가 공부를 하고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런 능력을 키운다. 단지 단답식 암기가 아니라 과목 당 틀,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혀야 공부도 쉽게 하고 잊어먹지도 않는다. 그래서 두꺼운 책을 읽을 때 목차부터 외운다고 하지 않던가...글을 쓰면서 방만하게 흩어져있던 소재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 내면서 그런 구조가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보고서 쓰기도 훨씬 수월해 진것도 사실이다.

지금 안 사실을 젊은 친구들은 빨리도 알아서 잘 활용한다. 부럽다!


달리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문제 자체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일 내일이 당장 월요일이라면 오늘 어떻게든 해결하려 했을텐데 이 태만함을 빨리 없애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주말 아침의 낙, 테니스는 치고 와서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얼른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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