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100일 달려볼까요?

20230402_작심 33일째_벚꽃엔딩

by 나태리

자연이 만든 터널을 지날 때면 평온하다. 예전 앨라배마주 도핀 아일랜드 버드 생츄어리에 들어가면 이름 모를 나무들이 하늘로 솟아올라 아치를 만든다. 그 속을 걸으면 결혼식을 하듯 무언가 삶에서 중요한 순간이 되는 느낌이다. 금강 강변 벚꽃길이 1킬로미터 이상 이어진다. 설익은 봄바람이 불어 벚꽃비를 맞으니 4월의 신부가 된 것 같다. 자연의 변화는 사람을 불러 모은다. 금강변 주변으로 차가 빼곡하고 주차된 차량으로 차가 겨우 지나간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는 지도할 사람이나 규칙이 필요하다. 다음 주로 벚꽃 축제가 되어 있지만 이번 주가 절정인 듯싶다. 타이밍을 놓친 듯싶다.


저녁을 먹고 달리기를 하려니 몸이 무겁다. 역시 달리기는 공복에 아침 달리기가 최고다. 남편을 꼬셔서 호수 한 바퀴를 같이 걸었다. 예전에는 남편이 마라톤 연습을 해서 잘 뛰었는데 이제 반대가 되었다. 하루하루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른다. 예전 할아버지 영어선생님께서 하루에 한 단어만 외워도 엄청난 단어를 알게 될 것이라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때부터 습관을 들였더라면 지금 적어도 몇 만개는 더 알고 있을 텐데 말이다. 집안일 분담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남편이 삐져서 혼자 가라며 돌아선다. 묵묵히 따라오다가 아파트 도로 옆에 소복이 쌓인 벚꽃 잎을 한 줌 주어 담았다. 남편이 본인한테 주는 줄 착각하고 금방 화가 풀린다. 집에 들어와 와인 잔에 연분홍 꽃잎을 담아두었다. 봄을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어서 오라고 냉큼, 어서 있으라고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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