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하거나 나쁜 의도를 가지고 대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미운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경우는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 또는 가족의 모습이 본능적으로 겹쳐 보일 때였다.
직장동료들.. 친구들.. 지인들
각 모임에서 항상 등장하는 얘기는
마음에 안 드는 누군가에 대한 내용들이다.
나라고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미워하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는 스트레스라는 성격으로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미워하는 마음이 깊을수록
늪에 빠지듯이 점점 힘들어진다.
뒤돌아보면 젊은 시절..
20대의 나는 더 심했던 것 같다.
미워하는 것도 버겁다고 느낄 땐
상대방에 대해 신경 끊고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게 좋다.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을지 모른다.
계속하다 보면 점점 더 나아지는 걸 경험했다.
나 역시 불편한 사람들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감정기복이 심하고
자신의 그날 기분을 상대방에게 전염시키는 경우
말투나. 표정 등 매 순간 바뀌어
예상할 수 없는 사람들이 불편하다.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 환기를 꼭 해야만 하고
그러고 나면 본인은 편해질지 몰라도
상대방은 매번 작은 감정폭격을 당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닐지 모른다.
그래서 미워하는 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다만.. 거리를 둔다.
그래야 덜 그러기 때문에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오해를 산 모양이다.
거리를 둔다고 본인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은 건지
지금은 대놓고 나를 더 무시하곤 한다.
3주 교육을 다녀와서는 더 심해졌다.
그동안 또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예전이었다면 관계를 위해 달래고 풀고
그런 노력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오히려 그런 상황이 편하다.
상대방이 알아서 더 거리를 두기 때문에
감정 영향을 덜 받아서..
대신 미워하지는 않기로 다짐한다.
도움을 요청하면 반응도 잘해줄 거고
아무렇지 않은 듯 대해주기도 할 것이다.
인간관계는 10대든 50대든 60대든
연령과 상관없이 매번 어렵다.
내 노력으로 상대방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깊을수록
인간관계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바꿀 수 없다는 걸 안다.
바뀌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편한 것은
사람들에게 크게 기대지 않고 바라지 않고
아닌 것에 대해 포기가 빠르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친절하게 대하고
떠나는 사람들에게도 그 마음을 존중해 주는 게
마지막일지 모르는 나의 직장 인간관계에 대한 방법이다.
인연을 억지로 맺고 싶지도 않고
그 에너지로 나를 돌아보는 게 훨씬 현명한 행동이라는 것을..
미워하면 결국 나만 힘들고 손해라는 것을..
처절하게 겪어봤기 때문에 안다.
어느 가을날..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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