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수능에 대한 생각을 멀리했다.
어찌 보면 공부해라는 잔소리도 안 하는
무심한 엄마였는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예민하면 아이도 더 예민해질 테니
그래도 먹을 건 잘 챙겨줬는데...
딸아이는 수능 한 달 전부터 열심히 공부 중이다.
딸은 잘 웃는 편인데 웃음도 사라졌더니
학교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걱정을 한다고 한다.
매일 잠들기 전 딸과 함께
진로에 대해,
미래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설렘과 기대, 불안과 걱정이 함께 하는
딸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2~30대 동료들이
수능 때 밥 많이 먹으면
영어시험 때 졸릴 수 있으니
적당히 챙겨줘야 하고
대신 초콜릿이나 초코바를 챙겨줘야 한다고
또 보온도시락 뚜껑이 안 열릴 수 있으니
한 김 식히는 거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이가 대학 가고 나면 통금을 없애야 한다고
실컷 놀게 두라고 한다.
제일 빛나고 재밌던 시기가
대학1학년 시절이라고
요즘 젊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참고할 수 있어 감사하다.
아이가 시작하는 인생에
나도 간접체험하는 기분이다.
아이를 나와 동일시하지 않으려
그동안 많이 노력했기에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해주려 한다.
그럼에도 아이가 겪어나가는
교우관계, 학업, 진로, 도전 등
그 모든 것이 나의 또 다른 경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아이 때문에 웃고 울고 그러겠지.
내일은 휴가를 내었다.
아침 일찍 수험장에 내려다 주고
멀리 사는 친구네 근처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에 데리러 갈 예정이다.
결과가 어떻든 괜찮다.
살아가는 방법은 많으니까..
그래도 내일 몸가짐 마음가짐 바르게 하려고 애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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