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4명이고 난 다섯째 딸이다.
큰언니는 윗지방에 있어 함께 하지 못하고
둘째, 셋째, 넷째 언니와는 한 달에 한번 딸계모임을 한다.
셋째 언니까지는 벌써 아이들이 다 큰 성인이고 직장에 다닌다.
넷째 언니 늦둥이와 우리 애들이 비슷한 또래이다.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평생 살아오던 언니들은
주요 관심사가 "자식"이다.
저마다 아이들 얘기를 한다.
나 또한 정시특강비와 수시 실기시험 얘기를 했다.
넷째 언니는 늦둥이 진로에 고민이 많다.
셋째 언니는 딸이 웹툰강사인데 작품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고(작년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둘째 언니 큰 딸이 남자 친구가 있어 지난주에 상견례를 했고
결혼날짜는 내년 안으로 하는 걸로 얘기가 되었다 한다.
언니들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살면서 수많은 고비가 있었다.
온몸으로 그걸 다 막고 도전하고 노력하면서
지금의 안정을 찾은 강한 어머니들이다.
넷째 언니네를 제외하고
두 언니들은 여태껏 한 집안의 가장이고 지금도 경제력을 다 갖고 있다.
가게를 열고 자리 잡기까지 그 과정을 지켜보았기에
표현을 직접적으로는 못하지만 내심 존경스럽다.
언니들은 건강에도 관심이 많은데
남들처럼 살 빼려고 이뻐지려고 운동하는 게 아니라
일을 오랫동안 계속하기 위해서 운동하는 언니들이다.
언니들의 성화에 못 이겨 나도 헬스장 등록을 했다.
이번주 몇 번 가고 나니 아침에 내 상태가 조금 나은 것 같아
매일은 못 가도 주 3~4회 이상은 가려고 마음먹었다.
"건강"을 주제로 얘기하면 넷이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 수 있을 듯하다. 어릴 때 아팠던 증상, 병원, 민간요법, 운동종류, 방법, 먹거리, 사주 등등 오만가지 얘기가 쏟아져 나온다.
자매들이 매번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니다.
한 번씩 틀어질 때도 있었다.
여자들이고 나이가 있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맞다고 여기기도 하고
특히 동생인 나에게 잔소리를 하기도 한다.
한때는 내 마음 몰라주는 언니들이 서운하기도 했고
피를 나눈 형제들도 결국 남이구나 그렇게 느낄 때도 있었다.
지금은 형제들 간에도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가깝다고 여겨 바라는 것이 많을수록 관계가 더 어긋한다는 것을..
깊은 속내를 다 내비칠 필요 없고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마음으로 대하다 보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알아서 지금은 잘 지내는 편이다.
사실 어제 바빠서 딸계모임이 있다는 걸 깜빡했었다.
헬스장 다녀오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나갔다 왔다.
소맥 두 잔과 회, 구이를 맛있게 먹고
언니네 가게에 가서 생강차를 따뜻하게 마셨다.
살아가면서 언니들이 큰 의지가 되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가족을 돌보고
어른처럼 살아야 했던 우리 형제들
이제는 건강하고 여유 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