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의 분위기
여러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해 보니 학교마다 분위기가 달랐다. 학교가 위치한 동네 특유의 분위기도 있지만, 구성원들에 따라 교무실 분위기는 천차만별이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었다.
처음 시간강사로 학교에 발을 디뎠을 때, 믿을 구석은 옆자리 선생님 밖에 없었다. 그분의 수업경감을 위해 내가 채용되었기에 모든 행정절차는 그 선생님을 통해서 진행했다. 각종 서류제출, 수업시수 확인 및 정산, 성적처리 등 A부터 Z까지 다 도와주셨다. 학교시스템을 전혀 모르고 시작했으나,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출근하지 않는 사흘동안 학교에서 지급된 교직원용 물품이나 간식이 있으면 항상 내 자리에 챙겨두셨다. 때로는 아이들 갖다 주라며 선생님 몫을 얹어주시기도 했다. 폭설로 제시간에 출근을 못하게 됐을 때도 대신 수업을 들어가 줄 테니 조심히 오라고 하셨다. 아이가 입원하느라 수업을 못하게 됐을 때도 불편한 기색 없이 처리해 주시고, 병원에 있을 땐 안부전화까지 해주셨다. 중년의 남성이라 그렇게 살가운 친절은 아니었지만, 학교라는 곳에 적응하고 긍정적인 마음이 들게 해 준 분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분도 기간제 교사라는 것을. 어쩌면 그래서 더 세심하게 나를 챙겨주셨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그 교무실에서의 모든 기억이 따뜻하게 남았다.
A 고등학교에서는 별관의 특별실에서 근무했다. 나를 포함한 세 명이 한 공간을 사용했다. 입이 적다 보니 귀한 간식도 아낌없이 나눠먹을 수 있었다. 용무가 있어 가끔 본관 교무실에 갈 때면 십 수 명의 교사들이 탁 트인 공간에 다닥다닥 앉아있는 모습을 보며 괜히 주눅 들기도 했다. 좌우 앞뒤에 앉은 동료들이 신경 쓰이지는 않을까. 내 말과 내 행동이 어떻게 비칠지 괜히 의식되지는 않을까. 본교무실에 들렀다 내 자리로 돌아올 때면 자리 만족도가 더 높아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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