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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닝킴 Sep 06. 2024

월급 300만 원 직장인의 서울 내 집 마련 이야기

나는 왜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나는 철밥통 공무원이다. 첫 월급은 170만 원. 언제 200만 원 넘으려나 싶었는데, 안 오를 것 같던 작고 소중한 월급이 조금씩 올라주어 지금은 300만 원 따리 공무원이 되었다. 월급 300만 원 따리 공무원도 서울에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우자와 함께 힘을 합쳐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2023년 11월에 해내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집은 기특하게도 1년 사이에 벌써 1억 이상 올라주었다. 물론 남편과 양가 부모님께서는 집값이 떨어질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용 집이 아닌 실거주용 집이기 때문에 잠시 집값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살다 보면 언젠가 다시 오를 거란 확신이 있어서 괜찮았다. 지금부터 경기도에 첫 신혼집을 마련했던 부부가 서울 아파트로 갈아타기 한 과정을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나의 부모님은 재테크를 모르신다. 그래서 나 역시 재테크를 몰랐다. 한창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시절에 나는 무주택자였으며, 내 부모님의 평생의 재산인 아파트 한 채는 집값 상승 열차에 탑승하지 못한 못난이 아파트였다. 그렇게 우리는 소위 벼락 거지가 되고 말았다.

 (우리 집 빼고) 모든 집값이 폭등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엄마는 말한다. 

“그때 그 개포동 집을 샀어야 했는데.” 

 몇 년에 한 번씩 듣는 엄마의 레퍼토리지만 어느 날은 그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듣고 싶었다.

 “너 어렸을 때, 개포동에 주공아파트 싼 게 나왔다고 이모가 전화했었어. 그때 이모가 거기 살았거든.” 

 “아, 기억나. 그래서 큰 이모를 한동안 개포동 이모라고 불렀었잖아.”

 “근데 네 아빠가 개포동은 멀어서 싫다고 그래서 못 갔지.”

 “멀어서 싫다고? 직장이랑 멀어서?”

 “아~니! 네 친할머니 댁이랑 멀어서 싫다고.”

 “이런~!!!!”


 어느 집에나 이런 사연은 다 하나씩 있을 것이다. 강남 어디에 집을 살 기회가 있었다던가 또는 강남 어디에 집이 있었는데 헐값에 팔았다거나 하는. 30년도 더 된 이 이야기를 엄마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얘기하고 있으며, 그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빠는 말없이 텔레비전만 쳐다본다.


 그때는 개포동이 그렇게 좋은 동네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부모님이 터 잡고 계신 곳이 그때는 더 좋은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개포동은 감히 우리 가족이 쳐다보지도 못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 3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때 개포동에 터 잡고 살았던 큰 이모네 집은 20억이 넘는 아파트가 되었고, 우리 집은 문화재도 아니면서 외관뿐 아니라 가격까지 옛 모습 그대로다.

 만약 그때 이모가 알려준 개포동 아파트를 샀다면 우리 가족의 모습은 지금과 다를까?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으면서도 아쉬운 마음은 지울 수 없다. 이모와 엄마의 성실히 살아온 30년 세월의 모습은 비슷하겠지만 이모와 엄마의 자산은 같지 않은 걸 보면서 지금이라도 부동산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부모님은 나에게 부동산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30년 뒤에는 이렇게 된다는 걸 몸소 보여주셨다  

   

 재테크 관점에서 부동산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동기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우연히도 부동산 강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친구가 알려준 사이트에 들어가 강의 목록을 주르륵 보는데 강의료가 만만치 않았다. 

 “흐엑! 너무 비싸. 강의료가 40만 원이라니.”

 “그래도 이거 엄청 인기 강의야. 금방 마감되더라고.”

 “아 그래? 알겠어. 한 번 들어봐야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40만 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일단 강의는 신청해 놓고, 강의 시작 전까지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수강신청 당일,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오늘 오전 11시에 수강신청이야. 안 까먹었지?]

 [응, 11시 땡 하면 신청하려고 준비해 놨어.]

 11시 타이머 소리에 맞춰 새로고침 후 신청하기 버튼을 눌렀고, 결제까지 마쳤다. 그런데 신규회원 가입 적립금 천 원을 쓰는 걸 깜빡했다. 

 ‘아이, 천 원 적립금을 안 썼네, 취소하고 다시 신청해야겠다.’

 취소하기 버튼을 누르고 다시 수강신청하려고 새로고침을 하는 순간, 아까 그 강의는 신청이 마감되어 있었다. 

 ‘뭐라고? 벌써 마감이라고? 이게 그렇게 인기 있는 강좌였어?’

 다시 마이페이지로 들어가서 수강취소 버튼을 다시 취소했다. 이미 마감된 강좌라고 하니 꼭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0만 원이 아깝다는 생각이 한순간에 사라지면서 재빠르게 결제한 내가 무척 기특했다이때가 2022년 4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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