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타 라벤더!
얇고 작은 꽃이지만 함께 모여서 하나의 꽃이 된다.
보라색 작은 입술들이 수다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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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어서 자르면 또 새로운 꽃을 피운다.
'시들 텐데, 뭣하러 꽃을 만들어?'가 아니라 '시들 테니 더 만들 거야.'
누군가에게는 부질없어 보이는 것에서 의미를 찾아 마음의 간지러움을 느낀다.
'그냥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니라 '살아'있으니까.
약간은 어리석고 무모하지만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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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내 새로운 꽃을 피우던 피나타 라벤더는 이제 쉬러 들어간다.
여름의 더위에 약한 겨울 식물이라서 더 더워지기 전에 가지치기 싹둑!
아.. 좀 많이 잘랐나?
아침저녁 선선할 때, 분갈이도 마쳤다.
목질화가 진행됐는데도 바람이나 샤워기 물살에 휘청거린다. 아직 소심해서 그런가 보다.
철사 지지대로 묶어주기보다 돌을 괴어서 지탱해주는 걸 좋아한다.
나도 많이 흔들릴 때, 단단한 친구들 덕분에 버텼는데.
... 생각해보니 평소에 그렇게 단단한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친구가 옆에서 힘들어하면 무르고 소심하던 친구들은 단단해져서 용기를 내어준다.
큰 바위까지는 아니라도 작은 조약돌?^^
뿌리가 깊어져 단단해지면 좋겠다.
2년 차에 들었지만 아직도 약하고 여린 라벤더.
잎사귀를 살짝 쓰다듬으면 특유의 향이 잔잔하게 퍼진다. 쑥 향하고 비슷한데, 자극적이지 않은 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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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잘 보내고 겨울에 또 봐!
<책상 정원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