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가 그린 거죠?
소파, 식탁등 새집에서도 사용할 기존의 큰 가구들을 감안해서 모눈종이 위에 나름 꼼꼼하게 수치를 계산했다. 안방을 제외한 일 층은 훤하게 트인 공간을 원했다. 편리하게 사용할 동선을 상상하며 수 십장은 족히 그린 것 같다. 소장님을 웃게 만든 장난 같은 그림들이 마술처럼 집이 되기 시작한다.
도로에서 3m쯤 높은 대지라 지하주차장을 생각했었는데 진입로가 너무 좁고 가파를 것을 염려한 소장님의 권유대로 대지를 1m 정도 깎아내고 완만한 경사의 진입로와 주차장을 만들었다. 마당이 좁아졌지만 입구가 시원해지고 지하주차장 설치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결과적으로 만족한다.
대체 산림 조성비를 내긴 했지만 삭막해지는 산하를 걱정하면서 제집을 짓는다고 초록산들을 마구 파헤쳐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토목공사를 하면서 지하수, 우, 배수로, 지중전기선, 정화조 설치등 포클레인이 해야 하는 기초공사를 같이 진행한다.
전면이 정남향을 향하도록 집을 조금 비틀었다. 잔디를 깔 남쪽 앞마당은 좁히고 북쪽, 서쪽 마당을 널찍하게 만들어서 자갈돌을 깔 예정이다.
앞에서 뽑고 있으면 뒤에서 새로 올라오는 잡초의 사악함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하나 더, 햇빛이 내리 꽂히는 남쪽 마당 보다 서북쪽 마당의 그늘막이 훨씬 시원함 역시 경험 통해 깨달았으므로.
지독한 폭염과 더 지독했던 폭우 속에서 묵묵하게 일하시며 엄청난 양의 땀을 쏟으셨을 많은 분들께 넘치는 감사를 드린다.
꼭 필요한 만큼의 공간만 취한 것 같은데 집이 너무 커진 것 같아 노욕을 살짝 반성도 하면서.
#집짓기 #기초공사 #토목공사 #집터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