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에게 떠나는 이유를 물으면 '행복하려고'라고 대답한다. 어떤 심오한 이유보다 자연이 주는 평온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가슴 깊이 들여 마시는 공기가 달다. 나이가 드니까 다녀오고 난 후의 성취감도 좋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에 우쭐하기도 한다. 주로 걷는 여행이니까 걷고 싶은 곳의 정보를 수집하고, 대충 일정을 정하고, 항공편과 숙소를 알아보고.. 그럴 때 무지하게 행복하고 많이 감사하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사건들은 모두 소중한 추억이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친구 병태와 공유하는 추억이니까 그리워하기 위해 적는다. 그러므로 이 글들의 제일 열렬한 독자는 영자 자신이다.
네 번째 날은 산책 위주의 어슬렁거리는 날로 정한다. 감기 걸린 몸으로 버티다가 어제 좀 무리했는지 다 나은 것 같던 기침이 조금 심해졌다.그래서 정한 밸뷰 Bellevue행.
샤모니슈드 Chamonix sud에서 르우슈 Les Houches행 버스를 타고 밸뷰에서 내리면 밸뷰언덕행 케이블카 정거장이다.
꼭대기에 오르니 이 생이 아닌 것 같은 풍경에
다시 또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그냥 여기서 멍 때리기만 해도 격하게 행복하다.
이런 곳에서라면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어떤 일도 표용 할 수 있을 것 같다. 넋을 잃고 아무 생각 없이 한참 동안 앉아 있는다.
그러다가 빙하 바로 옆에서 빙하를 느낄 수 있다는 비 오나 씨 Bionnassay 빙하에 가려고 했었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 올라 이정표를 찾아 걷는다. 모처럼의 숲길이라 더욱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