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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티브 Sep 29. 2019

16년차 다이어터 경력은 어떻게 직업이 됐나

[마더티브X포포포] 만년 다이어터의 운동장

엄마의 잠재력을 주목하는 잡지 ‘포포포 매거진’과 마더티브가 만났습니다. 포포포(POPOPO)는 한 권의 그림책을 테마로 만드는 독립잡지입니다. 포포포에 실린 소중한 글을 마더티브에도 함께 싣습니다.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갭이어(gap year)의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전공을 살리게 되었다. 신개념 GX룸 및 24시간 헬스 공간인 ‘달리운동장’을 오픈한 것.


대학 시절 그저 좋아서 연계 전공한 스포츠 경영학과 만년 다이어터 경력으로 새 직업을 찾은 것이다. 달리운동장을 오픈하면서 줌바피트니스 자격증을 땄고, 현재 SNPE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다만 10년 커리어를 접고 퇴사를 한 마당에 이제는 일을 돈벌이 수단, 비즈니스로만 한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내가 해야만 하는 가치와 어떻게 해야겠다는 소명 의식으로 연결하고 싶었다.


합정동에 위치한 GX룸 '달리운동장'


달리운동장을 신개념이라 칭하는 이유는 기존 헬스장과는 달리 운동만 하러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히 운동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커뮤니티와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전문성을 나누고, 공감하고, 발전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곳이 되길 기대한다. 목 디스크 처방용 전시를 기획해 보려는 것, 아이 돌봄이 가능해 엄마가 자기 운동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계획 등이 그 일환이다.


회원은 바람이라, GX 강사는 철봉이라 부른다. 달리다 보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처럼, 곁에 머무는 기분 좋은 바람처럼 운동장에 머물길 바라는 마음. 의지하고 매달리는 철봉처럼 선생님들과 운동을 통해 서로 진심으로 돕고 나누는 관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달리운동장의 바람과 철봉들은 운동에 대한 마이너스 요소들, 다이어트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을 건강한 방식으로 바꿔 나가려고 한다.




하나. 모두의 마지막 다이어트를 위하여




나는 경력 16년 차 다이어터다. 65kg에서 58kg이 되었고 여전히 마른 몸은 아니지만 더 이상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 최소한 무조건 굶기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바디 상으로도 근육은 평균 이상, 체지방은 표준이다. 남은 눈바디(내 눈에 보기 좋은 몸)를 건강한 식단과 운동으로 관리하는 미션만이 남아 있다. 몰랐었다. 안 먹고, 운동 많이 해도 살이 잘 안 빠진다는 것을.


필요한 영양을 채워줘야, 따뜻한 물을 마시고 몸의 온도를 올려줘야, 숙면하고 쉬어줘야 살이 빠진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번번이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어렵게 살을 빼도 요요가 찾아온 자신을 학대하고 자책하며 자존감을 무너뜨려 왔다.


이렇게 반복된 다이어트로 몸만 망가진 것이 아니라 마음도 다 망가진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공부하며 몸도 마음도 챙기게 되면서 나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도 돕고 싶었다. 아침은 토스트나 김밥, 점심은 짜장면이나 김치찌개, 저녁엔 치맥 아니면 삼겹살에 소주. 야식으로 봉지 과자와 라면, 아이스크림.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런 식습관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살찐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때문에 다이어트는 안 먹는 것이 답이 아니다. 물과 영양을 잘 채워주는 식단이 80%, 운동이 20%이다. 오로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하면 헬스장 기부 천사가 되기에 십상이다. 식단을 조절할 수 있는 의지보다는 식단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니 자신을 탓하지 말자. 오히려 이런 스트레스는 염증과 독소, 그리고 폭식을 가져오는 다이어트의 적이다. 식욕은 의지보다는 인슐린, 렙틴 등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여기에 다이어트가 진짜 나의 욕망인지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 강박, 마른 모델, 아이돌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나를 채찍질하지 않았는지, 나도 모르게 친구를 만나 인사말로 오~ 살 빠졌다. 요즘 살쪘어? 라며 서로를 강박으로 넣는 스몰 토크를 하지는 않았는지.




둘.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운동은 필요하다고 느낀다. 운동을 못 하는 사람들도 운동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싫어하는, 못하는 사람들도 운동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달리운동장의 중요한 미션이다.


음악을 즐기는 사이에 운동이 되고 있다면 어떨까? 조금은 부담이 덜 하지 않은가? 이것이 줌바 피트니스다. 에어로빅, 아줌마 댄스가 아니고 파티에 온 것처럼 음악을 즐기다 보면 운동 효과가 나도록 체계적으로 안무를 개발해 트레이닝한 전문 프로그램이다. 동작을 완벽하게 못 따라 하면 어떤가. 비슷하게 움직임을 따라 하다 보면 땀샘이 폭발하고 한 시간에 천 칼로리가 훌쩍 소모된다.


함께 하면 취미가 일상이 되고 습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그룹 운동을 선호한다. 아무리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여도 매일 운동 습관을 지키는 것은 여러 유혹 앞에서 쉽지 않다. 때문에 같이 약속을 정하고 지키다 보면 저절로 되는 것이다. 억지로 동기부여 하느라 애쓰지도 의지를 과하게 불태울 필요도 없다. 회사나 집 근처의 그룹 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유튜브에서 ‘홈 트레이닝’만 검색해도 좋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셋. 통증 없는 세상을 위하여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지 못할 통증이 세상에 참 많다. 내가 최근에 겪은 통증은 ‘목 디스크’다. 스마트폰, 컴퓨터의 과용으로 일자목, 거북목은 물론 디스크도 흔해졌지만 겪기 전까지는 역시나 남의 일이었다. 직접 겪어 보니 이렇게 아플 줄 몰랐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인간에게 잔인한 일이고,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짜증과 화와 슬픔을 동반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아픈 것이 억울하고 아프다고 말하기가 창피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SNPE (Self Nature posture Exercise) 바른자세척추운동이다.


운동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알고, 통증을 자가 치료할 수 있는 경지라 생각한다. 내 몸을 마사지처럼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 몸은 유기적으로 뼈와 근육과 장기들이 세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것을 스스로 관리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평생을 다이어터로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결국 몸과 마음의 건강, 아름다운 몸을 위한 출발은 ‘제대로 바르게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렵고 오래 걸릴지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나아가려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아무리 뛰어난 AI도 내 몸과 마음의 건강과 통증까지 대신 감당해주지는 않는다. 셀프 체크 리스트를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마인드 셋을 시작해 볼 것. 시작이 반이다.


셀프체크리스트

-인바디 측정 및 목표 감량(목표감량은 숫자보다는 근육형 날씬 체형처럼 정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의 목적(처진 살을 탄탄한 근육으로 만들기 위해서 등 몸무게의 집착을 버리고 진짜 이유를 써보자.)

-최근에 한 다이어트(다이어트를 반복하는 동안 내 몸이 지쳐 있고, 더 빠지기 힘든 상태임을 숙지하자.)

-다이어트 실패 원인(스트레스, 폭식, 회식, 야식, 운동 부족 등 나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대비하자.)

-경험한 다이어트 부작용(탈모, 현기증, 우울증, 무월경 등 후유증에 대비하고 건강한 방법을 선택하자.)

-만성질환(디스크, 당뇨, 고혈압,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 다이어트로 인해 더 건강이 악화될 수 있음에 주의하자.)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피로 감지 부위(어깨 뭉침, 다리 저림, 두통, 소화 불량 등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다.)

-스트레스 요인(스트레스는 독소와 염증을 쌓이게 한다. 때문에 스트레스 조절은 다이어트의 성공과 직결된다.)

-컨디션을 좋게 하는 법(산책, 수다, 음악 감상 등 스트레스 발생 시 음식 외의 대안을 많이 마련해 둘수록 좋다.)

-일상적인 식습관(아침을 거르는지,저녁에 폭식하는지,주로 외식하는지, 저염식, 소식, 영양 균형 등)

-물 마시는 습관(하루 평균 물 섭취량, 물의 온도, 한 번에 마시는 양, 기상하자마자 물을 섭취하는지 등)

-수면 습관(기상 시간, 취침 시간, 평균 수면 시간, 숙면 정도, 마지막 식사 후 잠들기까지의 시간 등)

-운동 습관(평균 운동 시간, 운동 빈도, 땀 배출 정도, 유산소 무산소 운동 비율, 통증 예방 운동 등)


by. 포포포 이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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