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살롱 첫 번째 캔맥북토크 <출근길의 주문>
안녕하세요. 마더티브 에디터 인성이에요. 마더티브가 새롭게 시작한 창고살롱 프로젝트에서 캔맥무비톡에 이어 캔맥북토크를 진행했어요.
지난 겨울 저와 에디터 홍 그리고 혜영님이 내 일을 지속하고 싶은 유자녀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 창고살롱을 구상하면서 북&영화클럽을 기획했었는데요. 코로나로 계획이 무산됐다는 슬픈 얘기… 캔맨무비톡 후기에서도 말씀드렸죠.
이왕 이렇게 된 거 가볍게 시작해보자고 시작한 캔맨무비톡이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 북클럽도 온라인으로 진행해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캔맥북토크! 지난 9일 밤 10시, 어둑한 시간 한 손엔 캔맥과 다른 한 손엔 책을 든 엄마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하나, 둘 줌에 접속했어요.
아이 재우고 오느라 조금씩 늦는 분들도 있었고 재우기를 포기하고 아이와 같이 참석한 분들도 많았어요. 모두가 아는 마음. 캔맥북토크에선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답니다.
첫 번째 책은 이다혜 작가님의 <출근길의 주문>이었어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일터에서 버틸 수 있을까 고민 많은 일 하는 여성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 같은 책이죠. 구체적이고 통찰력 있는 말하기, 글쓰기, 네트워킹 방법에 무릎을 치기도 여러 번이었는데요.
저도 이 책을 읽고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더 깊어졌어요. '여성의 일'을 주제로 열렸던 리딩리딩 북토크에도 갔었는데요. 그 자리에서 이다혜 작가님이 연대의 필요를 강조하며 했던 말이 가슴을 푹 찔렀어요. "어느 순간 여자들은 각자 섬처럼 흩어져 외롭게 있다 가라앉아요"라고요. 창고살롱 북클럽의 첫 번째 책으로 제격이라 생각했어요.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지만 이번 캔맥북토크에 참석한 멤버 모두 크게 공감하고 감명받았는데요. 멤버들이 뽑은 원픽 문장을 정리해봤어요.
브라보 pick
"계속해주세요. 거기에 길을 만들어주세요. 시야 안에 머물러주세요."
일하는 팀이 한 명 빼고 모두 여자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는데요. 특히 이 문장을 보면서 저희 팀에 있는 후배들이 저에게 하는 얘기처럼 들려서 뽑아봤어요.
유미 pick
"누구 한 사람만 앞에 있어도, 한 명만 눈에 보여도, 그 길을 선택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
30대 중반만 되더라도 여자 선배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대안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이 봤고요.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누군가가 일을 지속하는 데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문장을 꼽았어요.
민지 pick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나아 보이고, 나는 언제나 불안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작든 크든 노력해 얻어낸 것들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누리는 일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세요. 당신의 성공은 노력의 결과라는 점, 다른 사람도 당신과 유사한 두려움을 느낀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나쁜 일이 생기면 그때 가서 걱정합시다!"
어떤 결과물을 볼 때 항상 최악의 상황, 실패할지 모른다는 상황을 고려하는 것 같아요. 부정적이라기보다는 덜 실망하기 위해 방어기제, 안전장치를 거는 거죠. 기쁜 일이나 좋은 결과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만 대비했던 것 같아서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았어요.
홍래 pick
"때로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 갖춘 것보다 못 갖춘 게 많은 시절에는 특히 그렇다.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스스로를 판단하면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 될지 안 될지 모르고 덤비는 호기로움은 현실주의자들이 평생 갖지 못할 기회를,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다"
지금 도전적인 과제가 많은 업무를 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실수할까 봐 자신 없어하곤 했는데 이 부분이 저한테 힘을 줬어요. 또 사회가 일하는 여성들에게 더 높은 기준을 둔다고 생각하거든요. 여성들은 더 빡세게 일해야 하고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요. 실제로는 아닌데 그런 분위기 때문에 항상 자신을 깎아내리고 검열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 같아서 자신감 갖고 일해야 겠다 생각했어요.
석랑주 pick
"말하기와 글쓰기 훈련이 필요하다. 다름을 확인하고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기 위해 서로의 머릿속에 있는 것들로는 싸울 수도 힘을 합칠 수도 없다."
저는 말하고 글 쓰는 데 자신이 없어요. 제 생각이 에어드롭으로 전달되면 가장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웃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정리가 안 돼서 생각을 잘못 말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하기와 글쓰기의 필요를 느껴요.
박작가 pick
"타인의 인정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퍼포먼스의 퀄리티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변덕스럽다. 그런 때 최후까지 나와 남는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이 결과에 내가 부끄럽지 않다는 확신, 다음에 더 나아지리라는 믿음, 그리고 수고한 오늘 하루를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건강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마음을 매일 몇 번씩, 몇십 번씩 먹어야 할 때가 있다. 당신이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사회생활하면서 방해받았던 부분이에요. 타인의 인정을 과도하게 갈구하고 그것에 좌지우지됐던 것 같아요. 여기에 자책하는 성향까지 더해지니까 빨리 승부를 보려고 본진을 뒤로하고 무리하게 일을 했었는데요. 이 문장을 보니 머리가 시원해졌어요. 또 내 탓만 하지 않고, 결과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영차 pick
"일중독자는 어떤 사람인가 하면 모든 계란을 바구니 하나에 넣어 다니는 사람이다. 분산투자는 재테크에만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 정신 건강을 위한 인생 설계에도 필요한 덕목이다. 워라벨이라는 말은 그래서 중요하다. 일 외의 삶이 존재해야 한다. 일이 망가져도 당신의 삶은 존재해야 하니까."
저는 한 번도 열심히 안 살아 본 적이 없어요. (웃음) 회사를 다닐 때도, 퇴사를 하고도 일 중독자이지만 큰 차이가 있어요. 회사를 다닐 때는 금전적 보상이나 겉으로 완벽하게 보이려는 강박 때문에 일을 열심히 한 것 같아 퇴사 후에는 '찐' 일을 찾아 나섰는데요. 지금은 하고 있는 일의 종류와 이유, 방식, 관계가 다양해져서 이 문장을 읽으며 많이 공감했어요. 같은 일 중독자이지만 더 이상 타인을 위해 나를 소진하지 않고 가족과의 시간과 내 취미생활도 포기하지 않아요.
혜미 pick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 좋은 기회를 얻으리라."
지금 전 두려움을 잘 이겨내면 좋은 기회가 올 거라는 기대보다는 할 만큼 하고 마무리하자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은데요. 이 문장이 힘이 됐어요. 지금 내가 두려움을 조금 이겨내면 다음의 기회를 만들 수 있고 내가 만든 기회들이 궤적이 돼서 계속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 이런 것들까지 생각하니 한 번 더 나아가 가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캔맥북토크 멤버들과 우리만의 '출근길의 주문'도 만들어봤어요. 3개씩 준비해온 주문을 모아 8개 주문으로 정리했는데요.
직장에 다니는 사람, 다시 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진짜 내 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니 좋은 문장들이 많이 모였어요. 꼭 직장으로 출근하는 길에서 외지 않더라도 내 일을 지속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마음속에 담아두어도 좋을 것 같아요.
일하는 엄마를 위한 출근길의 주문
1. 나를 위해 일하자
2. 하려던 말은 끝까지 하자
3.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 좋은 기회를 얻는다
4. 쉬어 봤잖니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5. 세련되게 나대자
6. 비생산적인 감정 소모 버튼은 끄자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건강하게 하루를 마무리
7. 남자도 할 일도 많다 선택은 내가 한다
8. 글을 쓰자 (한 줄이라도)
북토크가 끝난 후 <출근길의 주문>과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를 나누기도 했어요. 함께 하니 생각을 잇고, 더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북튜브] 일잘알 선배(aka 이다혜 작가님)의 뼈때리는 조언
[인터뷰] 이다혜 작가 "출근길의 여성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https://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6395
[인터뷰] 이다혜 "글이 좋으면 된다는 시대는 지나갔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7480
두 번째 캔맥북토크는 멜린다 게이츠의 <누구도 멈출 수 없다 - 여성의 삶이 달라져야 세상이 바뀐다 >를 읽고 4월 29일 수요일 밤 10시에 만나려고 해요.
<누구도 멈출 수 없다>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의장인 멜린다 게이츠의 에세이로 20년간 세계 각지에서 만난 여성들의 삶의 변화를 들려줘요. 그가 만났던 여성들의 이야기와 그들에게서 배운 것들을 우리도 함께 이야기 나누며 '일하는 여성, 엄마'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아요.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해 주세요. 참가비는 1만 원이고요. 입금 순서대로 8명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기다릴게요!
(모집 마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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