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VIDEO] 아이 있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활용하는 법
“애 키우면서 볼 시간 있을까?”
“볼 만한 콘텐츠가 없으면 어떡하지?”
“구독료가 부담돼.”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 왠지 시간도 여유도 많은 젊은이(?)들이 이용할 것 같은데요. 마더티브 에디터들도 처음에는 비슷한 생각이었어요. 넷플릭스라니, 특히 엄마와는 뭔가 안 어울릴 것 같았죠.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시간도 여유도 부족한 엄마들에게는 넷플릭스가 필요하다고요. 마더티브 에디터 주영과 홍이 넷플릭스를 추천하는 이유.
에디터 주영 : 구독한 지 5개월째. 애 재우고 밤에 TV로 넷플릭스 보는 게 취미가 됐다. 어둠의 경로로 다운로드하거나 일일이 결제해 외국 드라마 볼 필요 없다. 그냥 클릭만 하면 된다. 광고 없어서 누르는 순간 바로 재생!
이어보기 기능도 놀랍다. 애 키우면서는 진득하게 무언가를 앉아서 볼 수가 없다. 애는 밤에도 몇 번 깨서 엄마나 아빠를 찾는다. 애 재워놓고 TV 보다가 애가 소환하면 옆에서 보초 서야 한다(ㅠㅠ). 그럴 때는 스마트폰으로 본다. 스마트폰에서 접속하면 내가 방금 TV에서 보던 리스트가 뜨고, 그걸 누르면 딱 내가 보던 데부터 재생시켜준다.
에디터 홍 : 구독한 지 3달째. 집에 TV가 없어서 POOQ TV를 유료로 이용했는데 한국 드라마, 예능을 언젠가부터 잘 안 보게 되더라. 해지하고 넷플릭스로 갈아탔다. 드라마는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울 것 같아서(나의 중독성을 잘 알기에^^) 주로 영화를 본다. 일주일에 몇 번씩 극장 갈 때도 있었는데 엄마 되고 나니 영화관 가는 게 정말 쉽지 않더라(ㅠㅠ).
개봉 놓쳐서 극장에서 못 본 영화나, 과거에 봤는데 좋아서 또 보고 싶은 영화를 하나하나 찾아보고 있다. 어둠의 경로는 찝찝하고, 유료 다운로드는 부담스러운데 넷플릭스는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애 재우고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하던 시간에 이제는 넷플릭스를 한다.
에디터 주영 : 다양한 나라의 가지각색 드라마가 있다. 수술하다가 연인되고, 법정에서 싸우다가 사랑에 빠지는 한드가 지겹다면 강추. 죽음과 윤리학을 다룬 코미디, 미국 레알 정치 등을 보고 있으면 다른 나라에서 살다 온 기분이 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도 정말 고퀄 오브 고퀄. 물론 한국 드라마도 있다. <미스터 션샤인>도 넷플릭스로 봤다.
에디터 홍 : 추천 알고리즘이 정말 잘 짜여 있다. 내가 최근에 본 콘텐츠나 찜한 콘텐츠가 있으면 그와 비슷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추천해준다. 최근 나는 <렛다운>이라는 호주 드라마를 보았는데 육아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결혼에 관한 TV쇼’라는 추천이 떠있다.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최신작부터 과거 콘텐츠까지 다양하게 추천받을 수 있어서 좋다. 영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예능까지. 먹을거리가 많은 뷔페에 온 느낌이랄까. 게다가 맛도 있다.
에디터 홍 : 솔직히 나 혼자 이용했다면 비용이 부담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 집은 나와 남편 그리고 3살 아이 계정을 각각 만들어서 서로의 취향에 따라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 나는 주로 영화, 남편은 드라마, 아이는 애니메이션. 스탠더드 멤버십(월 12000원)을 이용하면 동시 2명까지 접속 가능하다. 아이 재워놓고 남편과 나란히 소파에 앉아서 각자 보고 싶은 콘텐츠 보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남편은 <나르코스>를 보며 설거지를 하기도 한다.
에디터 주영 : 넷플릭스는 엄마의 놀잇감으로도 충분하지만 엄마만의 놀잇감이 아니어서 더 마음에 든다. TV를 잘 안 보는 남편도 늦은 밤 또는 출퇴근길에 <브레이킹 배드> 같은 드라마를 몰아서 본다. 불금에는 아이를 재우고 넷플릭스가 추천해주는 영화 한 편을 보며 홈데이트(를 가장한 먹부림)를 한다. 한 달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세 잔 값으로 온 가족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월 14500원 프리미엄 멤버십을 이용하고 있는데 동시 접속 4명까지 가능해서 친동생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결제는 동생이^^).
에디터 홍 : 아이에게 영상 보여줄 때 광고가 없어서 정말 좋다. 유튜브로 영상 보여줄 때는 광고가 너무 많이 나와서 계속 넘기는 게 일이었다. 넷플릭스에서는 예상치 못한 광고나 콘텐츠가 불쑥 튀어나오는 일이 없어서 대만족. 참,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줄 때도 추천 알고리즘이 매우 유용하다. 비슷한 콘텐츠 추천은 물론이고 ‘여주인공 이야기’, ‘가족과 함께’, ‘자연과 과학’ 등 다양한 추천 콘텐츠가 뜬다.
에디터 주영 : 아이가 만화를 보고 싶어 하는데, 어른도 뭔가 재밌는 걸 보고 싶을 때. 넷플릭스에서 디즈니나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골라서 함께 본다. <라이언 킹> 같은 고전(?)부터 <인사이드 아웃> 같은 비교적 최신작까지. 아이도 어른도 셋이 공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1. 영화관 마지막으로 간 지가 언젠지 기억이 안 난다면
2. 애 재워놓고 고퀄의 영상 콘텐츠를 보고 싶다면(NO 킬링타임용)
3. 한국 드라마나 예능은 이제 식상하다면
1. <하우스 오브 카드>
'이게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자체제작)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드라마다. 시즌 6짜리 영화나 다름없다. 53번이나 에미상 후보에 올라 7번 트로피 받았으면 말 다 한 거다. 미국 워싱턴 D.C.가 배경인 정치 드라마지만 돈과 권력을 두고 싸우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다. 총칼이 나오는 액션물보다 살벌하고 날카롭다. 우리말보다 알아듣기 힘든 영어인데도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몰입도 최강. 아기 모빌, 젖병, 힙시트에 온갖 곱고 아름다운 말들로 둘러싸인 집이 지루한 당신에게 추천한다. 아이가 자는 밤, 워싱턴의 권력 암투 속으로 떠나보길.
2. <굿 플레이스>
사후세계를 다룬 미국 드라마. <니코마코스 윤리학> 같은 고전이 등장하는 걸 보고 교양물인 줄 알았는데, 코미디다. 배 잡고 웃는다. 멍 때리고 보다가 한방 먹은 적이 여러 번. 이 드라마가 매력인 건 단순히 웃고 끝나지 않아서다. 한참 깔깔거리고 나서 기분 좋은 정도로 생각에 잠긴다. 왜 사는 건가. 착한 사람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얼마나 이타적일 수 있는가. 드라마를 정주행하다 보면 살면서 굳이 시간을 내어 묻지 않았던 질문들 앞에 서게 된다. 웃고 고민할 수 있는 웰메이드 드라마.
3. <렛다운>
에디터 홍의 추천으로 본 드라마. 엄빠랑 애 나오는 드라마가 거기서 거기겠지 했는데, 웬걸. 1화부터 오열하며 봤다. 모유수유하는데 일반 커피 마시면 '나쁜 엄마' 될까 봐 분유 먹인다고 거짓말하는 엄마. 애 데리고 친구 모임 나갔다가 탈탈 털린 엄마. 내 처지가 너무 불쌍해서 버스에 앉아 우는데, 내 품에 안긴 아기의 웃음이 해맑고 예뻐서 더 울게 되는 엄마. 주인공 오드리가 꼭 내 모습 같았다. '나만 자격 없는 엄마'인 것 같을 때 보면 위로가 되는 드라마다. 특별한 교훈이나 반전은 없지만,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스토리 자체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하다.
1. <레볼루셔너리 로드>
넷플릭스 관련 기사에서 그런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예전 영화 업로드 더 많이 해달라고. 새로운 영화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봐야 하는데 예전 영화는 편하게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100% 공감한다. 넷플릭스 덕분에 2009년에 개봉한 이 영화를 거의 10년 만에 다시 봤다. 취업준비생 시절 본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분명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엄마가 된 후 다시 보니 경력단절 여성의 슬픔에 대한 이야기더라. 같은 영화라도 어떤 상황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다.
2. <프라이빗 라이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40대 난임 부부에 대한 이야기다. 난임 시술이 힘들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부부의 몸과 마음을 뒤흔드는 일인지는 영화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난임 시술의 생생한 과정부터 입양, 난자기증에 대한 고민까지, 난임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무겁지만은 않고 위트를 잃지 않는다. 아이를 갖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난임으로 인한 고통은 왜 온전히 부부가 져야 하는 건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
3. <페파피그>
그림체부터 완전 취향저격. 진흙탕에 벌러덩 자빠져 깔깔대는 페파네 가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진다. 옷 젖을 걱정 없이 진흙탕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 저녁과 주말을 함께 보내는 가족, 네 아이 내 아이 할 것 없이 아이를 함께 돌보는 마을공동체까지. 만화 속 세상이 부러워서 계속 보게 된다. 엄마도 아이도 좋아하는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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