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22
글을 쓰는 이에게 가장 고마운 이는 '진심'이 어린 독자일 것이다. 제게도 그런 독자가 있다. 그분은 댓글을 통해 원글이 도달하지 못한 곳 너머로 영역을 확장시켜준다. 더불어 더 깊은 곳으로 필자를 안내해서 마침내 자신이 쓴 글조차도 미답지로 만들어 준다.
글 쓰는 이에게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있을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이 글을 쓰실 때쯤 벌써 LA로 가신 지 40여 일이라니... 그 시간이 무색할 만큼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서점 등과 음악회, 공연 등도 소개해 주셨어요. 거리와 골목 구석구석까지 진정한 산책자(Flâneur)로 지내고 계신 모습도 보여주셨네요.
선생님을 통해 미국이라는 곳에 대해 가진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그 아찔한 마천루들이 사진으로 보아도 현기증이 났을 만큼 LA가 물질주의 가치관이 팽배한 곳으로만 느껴졌는데 선생님의 안내로 세계 모든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다채로운 미국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미국만이 가진 진정성과 정체성을 어렴풋이 본 듯합니다.
이곳에도 9월이 되어 여름이 겨우 갔답니다. 유난히 덥고 열대야 50일 기록에 3차 장마까지 무척 힘들어서 가을이 감사할 뿐입니다. 이렇게 다시 오지 않을 여름 한 철을 보냈습니다. 건강한 여행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_by SONOS
->SONOS 선생님, 여름 한 철, 한국에도 많은 번다한 일들이 있었고 여전히 그 이슈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성장통치고는 너무나 아픈 일들이고 그 일부는 이곳 미국에서 허다하게 일어났거나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해서 참 가슴이 아픕니다.
문화적 성숙과 사고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성장통이라고 위안해봅니다.
저희 부부는 지금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간절히 원했고 그렇게 삶을 디자인한 결과인 만큼 너무나 소중해서 자꾸 욕심을 내게 됩니다. 머무는 곳마다에서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서사보다 누구나 그리될 수 있는 삶의 디테일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선생님께서 그 점을 격려해 주시니, 천군만마의 응원입니다.
선생님께서 동생에게 쓰신 축하의 편지는 마치 큰 어른이 저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말씀해 주신 듯합니다.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세상, 배우는 기쁨, 지적인 충만감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까요? 새롭게 배우면 다시 새로워진다는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저희도 많이 열린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의 LA 여행으로 다른 세상, 다른 사람, 다른 생각들에 대해 유연하지 않았음을 성찰하게 됩니다.
오늘도 열린 세상에서 여행하시는 두 분을 귀감으로 삼아 날로 새로워지는 저희들이 되기로 다짐해 봅니다. 문밖은 늘 학교라는 말을 담고 생활하겠습니다.^^_by SONOS
->선생님의 한없이 배려하시는 겸양의 말씀들을 통해 '바쁜' 시대라는 속도를 방패 삼아 타인을 배려하는 대신 내 상식의 오류와 오만으로 나와 타인의 매일의 관계에 얼마나 많은 새로운 상처를 남기고, 상대의 자존감을 짓밟아 왔을지를 문득 깨닫게 됩니다.
나의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제동장치의 손잡이를 내가 쥐고 있다는 것조차도 잊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내가 이미 쥐고 있는 것들을 상기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 제게 먼지 한 올 조차도 비추어 보여주는 얼마나 냉철한 거울인지를 서늘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저마다 모두 수많은 거울을 가졌고 매 순간 자신을 비춰보지만 저는 'SONOS' 거울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조차 음파탐지기로 찾아 보여주는 마법의 거울을 가졌음에 감사하고 있답니다.
국립 사적지인 탑이라지만 선생님 두 분의 몇 차례에 걸친 방문이 없었다면 저희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큰(something big) 탑을 볼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시몬이 일생을 바쳐 만든 타워의 의미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물질이든 명예든 인기든 뭔가 큰 것을 터트리기 위해 안달하는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헌신하는 마음으로 탑을 싸워 올렸다는 이야기는 큰 감동입니다.
기후 이변으로 폭염과 폭우가 유난했던 이번 여름, 몸도 마음도 지치고, 저희가 하는 일에도 늪에 빠진 것처럼 생기가 없었습니다. 시몬의 Watts Towers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다시 힘을 내고 한 발을 다시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오는 이유는 바로 그런 것인 듯합니다.
탑이 올라간 지 60여 년이 지난 오늘, 먼 나라, 어느 이름 없는 자에게도 이렇게 희망과 격려와 위안을 전해주니 말입니다. 항상 고맙습니다.^^_by SONOS
->'Sam'의 타워를 통해 Sam을 만났고, 33년간의 헌신을 통해 그가 이루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나를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모티프원에 여행자로 오셨던 Argot이라는 기자의 댁에 초대받지 않았다면 저는 Watts Towers를 간과했을 테고 저는 샘의 마음이 되어보는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평범한 개인이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something big'을 염두에 두는 것은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샘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큰 것'이 어린이에게는 '친구와 잘 지내는 것'일 수도 있고, 청년에게는 '연인에 대한 헌신과 평화로운 동행'일 수도 있으며 장년에게는 '권위를 내려놓는 일'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들은 공존의 중요한 디딤돌이며 결국은 사회적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큰 것'인 셈이죠.
선생님이야말로 저희 부부에게 늘 'something big'입니다.
LA와는 시차가 있어 이른 아침 노트북을 켤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 이야기가 올라왔나 기다렸네요.^^ 긴 여행으로 지치시지 않았나 싶지만 늘 헤이리에 계실 때처럼 두 분 한결같은 모습이십니다.^^
왜 그리는가는 왜 살아가는가와 같은 물음이겠지요. 조각가의 말처럼 살아가는 매 순간은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프락사스처럼 고단하지만 성장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자기의 알을 깨고 나오지 않으면 썩어버리기 때문이죠.
그 안에서 안주하고 썩을 것인가,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견디고 새 세상으로 박차고 나갈 것인가, 이러한 삶의 화두를 철학으로 삼아 예술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이 큰 울림을 줍니다.
왜 사는가를 자문하고 삶을 예술작품처럼 다듬어 나갈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요. 이제 가을 여행의 행선지는 어디실까요? ^^ 두 분의 발걸음이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_by SONOS
->저희의 여정에서 속도 조절이 늘 문제입니다. 저의 지나친 열정으로 아내가 힘겨워할 때가 많습니다. 그날그날의 일정 중에서 아내에게 무리일 것 같은 일정에는 저 혼자 떠나고 아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소화하지만 때때로 함께했던 일정 중에서도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끌림이 계속될 때, 저는 날이 어두워졌어도 지체하고 싶어 하고 아내는 단호하게 '여기까지'를 외치지만 저의 기준은 이미 그 순간에 허물어진 뒤라 타협이 쉽지가 않습니다. 한 번만 더 쪼면 '알 껍질이 깨질 것 같은' 아쉬움을 단념하는 것이 제게 매번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돌아서면 '내 정체된 의문'을 풀어줄 답이 그곳에 있었다,는 근거 없는 확신은 더 커져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소노스 선생님은 언제나 한 발 더 다가가고 싶은 'Aha experienc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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