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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자체가 불확실한 항해입니다.

INTO THE WEST_10 | 플랜B

by motif



아내와 함께 '2022년 유라시아 자동차 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2x3.14x6,400)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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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여행의 최대 장점은 예약 없이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고 서고 싶은 곳에 설 수 있다는 자유입니다. 목적지를 중도에 추가할 수도 있고 뺄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짐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편리함에는 언제나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동 간에 운전에 집중해야 합니다. 유지비뿐만 아니라 도시의 경우 비싼 주차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도난과 사고에 대한 염려가 있습니다. 또한 해외로 차를 반출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서류가 간단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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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등록증(국문 원본, 영문 원본)

-국내자동차책임보험

-자동차 정기검사받기

-차량선팅제거

-국가식별 기호 ROK 스티커

-영문 국제번호판(차량뒷면과 운전석 앞쪽에 부착)

-국경 통과 시 필요한 서류(국경 통과 시 필요한 서류, 차량 소유주 추가 제출 서류)

-길가 비상 키트(Roadside Emergency Kit)

-차량 소모품

-자동차 보험(현지 및 국경에서 가입)

-그린카드(유럽통합)

-네비게이션앱(MAPS.ME 등)

-여행자보험가입증명서(영문)

-예방접종증명서(영문)

-나라별 교통법 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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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서류는 충분한 시간을 들이면 누구나 갖출 수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운전대를 잡고 낯선 나라의 길 위에 오르는 일이죠.


이번 원정대에서는 월 1회 워크숍을 정례화해 필수 정보들을 공유하고 전문가의 실전 경험을 전수하고 드라이빙 실습을 하면서 15Km 이격 상황에서도 교신할 수 있는 통신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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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황은 리더에 의해 제어하도록 했으며 장시간 차 속에 있는 상황을 고려해 매일 최초 출발지에서는 그날의 운전자를 제외한 일행은 4Km을 걷고 최종 도착지 4Km 전에 내려 걷도록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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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는 그 지역 전문가가 합류해 로컬 이동의 디테일을 안내하고 지역 역사와 문화를 안내하도록 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모스크바 고리키문학대학교의 박정곤 교수께서 대원들의 입국에서부터 라트비아 국경을 벗어날 때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이 원정대를 기획하고 준비하던 지난 2년 동안 제일 염려했던 것은 팬데믹 상황이었습니다. 그 상황은 엔데믹(Endemic)으로 바뀌었습니다. 한 가지 상황이 개선되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돌발변수가 길을 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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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입국하는 경로는 라트비아로 변경될 수 있었지만 미국, EU가 주도하는 서방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 조치의 영향으로 MSC·머스크, HMM의 극동 3개 글로벌 선사들과 국내상선 모두가 러시아행 운항이 중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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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실시간 상황을 모니터 하면서 뱃길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렸지만 전쟁은 장기화되고 제재에 대한 대응조치로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습니다. 장금상선(Sinokor), 두원상선(Easten Dream), 태영상선, 경원상선 등도 운행 재개는 계속 미루어졌습니다. 항공편도 중단된 상태로 어쩔 수 없이 플랜B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여객 운항 재개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동해항에서 사람과 차량이 함께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대신 사람은 육로로 입국이 가능한 몽골로 우회하게 되었습니다. 통관소요 시간으로 차량 외 모든 짐을 항공편에 소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인생 자체가 불확실한 항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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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가 말했습니다. "It always seems impossible until it's done.( 일이 달성되기 전까지는 항상 불가능해 보인다.)"


#유라시평화원정대 #사색의향기 #트랜스유라시아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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