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생각과 행위의 디자인이다.

Ray & Monica's [en route]_45

by motif


디자인 위크 멕시코 2023

10월 9일 월요일부터 14일 토요일까지는 '디자인 위크 멕시코 2023'이 열리는 주간이다. 나도 등달아 바빠졌다.

멕시코시티에 처음 당도해서 CDMX 후아레스(Juárez) 지역의 하브레(Havre)거리를 걸을 때 발걸음을 떼어놓기가 어려웠다. 도로변의 모든 가게들이 각각의 개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감각적이고 실용적이며 환경적이었다.

1988년은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은 막 발아한 디자인 인식들이 줄기를 키울 틈도 없이 꽃부터 피우려고 하던 시기였다. 그 당시 '디자인저널'이라는 디자인 매체에서 디자인 현장들을 취재하면서 매일이 흥분의 연속이었다. 기능뿐만 아니라 아름다워야 한다,는 개념이 막 도입되고 그것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들이 활발하게 전파되고 있던 때였으니 할 얘기도 많았고 할 일도 많았다.

하브레 거리에서 35년 전 그 흥분이 되살아 난 것이다. 그때의 서울에서는 디자인 맹아기 싹이 트는 아름다움에, 올해 이곳에서는 디자인이 생활 속에 어떻게 자리 잡아 사람들의 삶의 질을 바꾸고 있는가에 대한 흥분이었다.


이번 주의 '디자인 위크 멕시코 2023'은 흥분이 될 만큼 뛰어난 감각들을 잘 차려진 한상으로 받을 수 있으니 덩달아 발걸음이 바빠질 수밖에 없다. 기술이 감각과 조화되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단순하고 충만하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만나는 일만으로 충분히 즐겁지만 이런 빅 이벤트에서는 무엇보다 그 모든 것을 있게 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디자이너와 큐레이터, 그리고 그 디자인 원천이 되고 있는 소비자들을 직접 대면하고 대화하는 일은 여행자인 내가 주빈이 된 느낌이다.

어제 이 디자인 위크에 맞추어 새로운 제품들로 리뉴얼한 홈 디자인 숍, 'Esperanza Home'의 '리뉴얼 파티'에 초대받았다. 숍은 전에 방문했던 때와는 또 다른 얼굴로 나를 맞았다. 사장님 Ana Kaven이 성장한 모습으로, 매니저 Estefania가 상기된 표정으로 나를 포용해 주었다.


각 분야의 디자이너와 그 디자이너의 친구 디자이너, 큐레이터, 그들의 디자인을 각별히 사랑하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을 삶에 들인 사람을 만나고 고객은 자신이 애용하는 제품의 디자이너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좀 취기가 올랐다. 야생 Agave(용설란)로 만든 Mezcal을 그을린 장미잎 혹은 로즈메리를 띄운, 주조사가 건넨 칵테일 때문이 아니라 CDMX의 문화와 그것을 향유하는 감각들에 취했다.


모티프원 거실의자 DAR체어의 디자이너, 찰스 임스(Charles Eames)는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길위의 여정에는 항상 뜻하지 않은 장애가 있다. 가려고 하는 나라에 장치적 소요가 일어나 길이 막히기도 하고 나라 간 갈등으로 입국을 저지당하기도 한다. 체류기한을 따지는 일은 항상 우리가 그 나라의 손님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런 면에서 '여행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는 '디자인은 단순함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했다. 이것은 나이 들어가는 일과도 동일하다.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 나무처럼 핵심만을 남기고 버려야 한다.

멕시코의 디자인 위크 현장에서도 나는 끊임없이 삶을 대화했다. 문제가 없기를 바라지 말고 매일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한, 그리고 어떻게 단순화할 것인가에 관한...

영감과 교류의 현장인 '디자인 위크 멕시코 2023'에서 나를 뒤돌아보니 '삶은 생각과 행위의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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