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_89
멕시코시티에 머문 지 한 달 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한 곳에만 머물면 계속 머물고 싶은 집착이 생기기 시작한다. 자칫 이 시기를 놓치면 내가 유목민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 있다. 그 사실을 다시 몸에 상기시키기 위해서는 떠나야 한다.
멕시코는 참 매력적이다. 있을수록 더 있고 싶은 곳. 멕시코시티에서 멕시코와 더 탐험하고 싶은 매혹적인 연인 사이로 발전했으니 머리부터 발까지 전체를 더듬어 느껴보고 싶어졌다. 다시 멕시코의 제일 북쪽, 미국과의 국경 도시 티후아나(Tijuana)로 가기로 했다.
떠나기 전에 가방을 더 다이어트하기로 했다. 오늘 배낭을 열어 모두 쏟았다. 최소한의 것만 다시 담았다. 배낭으로 들어가지 못한 것들은 이곳에 남기기로 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채리티 숍(Charity Shop)이 없다. 호텔 앞에 자리를 펴고 벼룩시장을 알렸다.
"벼룩시장! 우리는 내일 떠나요. 여행자의 배낭을 비웁니다.
(Flea market! We're leaving tomorrow. So we would like to lighten the weight of our backpack.)"
가격표는 '무료, 5멕시코달러(375원), 10멕시코달러(750원)' 3가지로 통일했다. 모두 무료로 하면 혹시 꼭 필요치 않은 분이 가져갈 것을 염려해서였다.
30분 만에 2/3가 새 주인을 찾아갔다. 그리고 나머지는 호텔 메이드에게 선물로 주었다.
"오늘, 인생의 무게 3kg을 줄였다!
20231013
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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