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루페 밸리에서 만난 와인과 우정과 용기의 페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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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와인 산업을 이끌고 있는 과달루페 밸리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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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머물고 있는 바하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의 엔세나다(Ensenada)는 멕시코의 가장 큰 와인 생산지역으로 와인산업은 이 지역을 특징짓는 가장 큰 요소이다. 멕시코 와인 하면 단연 이 지역의 '과달루페 밸리(Valley de guadalupe)'를 꼽는다.


와인 재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가진 지역을 와인 벨트(Wine Belt)로 구분한다. 북위 20~50도, 남위 30~40도의 두 지역이다. 북쪽의 경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이다. 남쪽은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뉴질랜드가 그 벨트상에 있다. 연평균기온, 일조량, 강우량 등 적절한 온도, 습도, 바람 등의 기후 조건이 가장 유리한 지역이다.


멕시코에서 와인 벨트에 속한 지역은 바하칼리포르니아주와 소노라(Sonora)주가 해당된다. 특히 엔세나다 일대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더불어 건조한 기후조건에 배수가 잘 되는 자갈이 많은 토양으로 경쾌하고 향기로운 와인으로 인기가 높다.


프랑스, 이탈리아 와인과 함께 칠레와 미국 나파밸리 와인 위주의 신세계 와인에 익숙해졌던 터라 멕시코 와인이 낯설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방문에서 남아공 와인의 유구함에 놀랐듯 이 엔세나다에서 멕시코 와인에 새롭게 눈떴다.


멕시코 와인은 16세기에 스페인 사람들이 멕시코로 이주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그들의 필요에 의해 현지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는 기술을 가져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는 1597년에 시작된 카사 마데로(Casa Madero)이다. 코아우일라(Coahuila)주에 위치한 이 와이너리는 오랜 전통에 걸맞은 국제 와인대회의 수상으로 멕시코와인산업의 중요한 시금석이다.


하지만 20세기 후반까지 와인 생산은 국내소비용이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과달루페 밸리에 현대적인 기준에 합당한 품질 좋은 와인이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엔세나다 일대 6개 밸리의 90개가 넘는 와이너리에서 400개가 넘는 라벨을 생산하고 있다. 레드와인용의 cabernet sauvignon, syrah, merlot, tempranillo, nebbiolo, zinfandel, carignan, 화이트 와인용의 chardonnay, sauvgnon blanc, chenin blanc, colombard 등 거의 모든 와인용 포도가 온화한 낮 기온과 차가운 밤 기온의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으로 잘 자라기 때문에 와인메이커들은 각각의 개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와인 애호가들은 엔세나다 시내에 인접한 북동쪽의 San Antonio de las Minas, Francisco Zarco, Guadalupe Valley 등 이곳의 와인 루트를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 마치 긴 와인 모험을 즐긴 셈이 된다. 이곳 와인의 오래된 역사에 더 관심이 있다면 Santo Tomas, San Vicente, La Grulla Valley 등이 있는 남쪽 루트가 좋을 것이다. 로컬의 특징이 더 선명한 곳을 여유롭게 누리고 싶다면 이 도시의 동쪽 Ojos Nergor Valley가 좋다. 이곳은 치즈 생산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특히 과달루페 밸리는 꾸준히 와이너리가 증가하고 있다. 1928년 이탈리아인에 의해 시작된 L.A. Cetto, 유기농 와인을 생산하는 Finca La Carrodilla, 프랑스 와인의 특징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Vinicola Adobe Guadalupe, 지역 특색을 가장 잘 살린 곳으로 평가받는 Viñas de Garza, 현대적인 세련미를 갖춘 Decantos Vinicola 등 자신의 개성을 분명히 하고 있는 명성 있는 와이너리들이 많다. 이렇듯 모두가 제각각의 특징으로 와인투어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포도원 중에서 아내와 나는 아름다운 포도밭과 호수로 풍광이 아름다운 몬테 자닉(Monte Xanic)을 방문했다. 멕시코 5대 와인 생산자로 꼽히는 곳이다.


이 지역 유명 와이너리가 대부분 그렇듯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문이 불가능하다. 보안요원이 큰 철문을 열어주면 긴 포도밭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이 메마른 곳에 물이 있을까, 싶은 산 아래에 호수가 나타난다. 이 크지 않은 호수는 강조 차 말라버린 과달루페 밸리에서 이곳을 터전 삼은 새들은 물론 야생동물들에게도 오아시스가 되어주고 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와인 시음 자리는 대부분 찼다. 가족이나 동료들 4~8명의 그룹 투어가 많았다. 우리는 친절한 알렉산드라(Alexandra) 씨의 안내를 받았다.


"저희는 해발 300m인 이곳에 3개의 포도밭과 해발 800m인 저 산 너머에 3개의 포도밭이 있습니다. 재배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곳 환경에서 생산된 포도로는 레드와인을, 저 산 너머의 포도밭의 것은 전량 화이트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드시는 레드와인은 멕시코에서 가장 좋은 까베르네 소비뇽이 생산되었던 해인 2021년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입니다. 레드와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까베르네 소비뇽이 권력을 한껏 과시한 해라고 볼 수 있죠. 이 포도의 특징인 과한 탄닌과 산도의 균형이 잘 잡혔습니다."

-이 회사의 로고에 있는 꽃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희 회사 이름에 그 의미가 있어요. 'Monte'는 스페인어로 산과 초원을 포괄하는 의미로 과달루페 계곡의 중심에 있는 이곳의 자연적 환경을, 'Xanic'은 이곳 토착 인디언 언어로 '첫 비가 온 뒤에 피는 꽃'을 의미해요. 그것을 형상화한 것이지요."

-이 계곡에서 생산되는 다른 와인과의 대표적인 차이점은?

"미네랄이 적은 이곳의 풍토 때문에 유독 드라이하고 향이 풍부합니다. 프랑스 풍미가 나고... 그리고 포도밭 관개의 역할을 하는 이 호수도 중요합니다. 100년이 더 된 호수죠. 애초에 러시아인이 이곳에 살았고 그때도 몇그루의 포도나무가 있었습니다."

-이 와이너리는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나요?

"Eric, Hans, Manuel, Ricardo, Tomás 등 5명의 파운더가 1987년에 멕시코 최고의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의기투합했죠. 팔지 못하면 우리가 모두 마셔버리겠다, 는 자신감을 가진, 모두가 멕시코 사람들입니다. 다른 곳의 와이너리들이 대부분 유럽인들에 의해 시작된 것과는 다른 결이 있죠."

-생산량은 얼마나되고 어디에서 소비됩니까?

"지금은 10만 박스, 1백2십만 병을 생산하는 멕시코 다섯 번째의 와이너리로 성장했죠. 생산량의 5%로 정도만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멕시코 내에서 소비됩니다. 폭풍을 이겨낸 우정이 잘 익은 와인처럼 결실을 거둔 와이너리입니다."

-지금은 포도가 수확이 끝난 상태이지만 포도잎은 그대로 있군요? 수확은 언제 이루어지고 포도잎은 언제 낙엽이 지나요?

"7,8월에 수확이 이루어집니다. 올해는 8월 두 번째 주부터 수확을 시작했죠. 기후 때문에 수확이 좀 늦었습니다. 지금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서 11월 말부터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 시즌에는 나무들이 잠을 자죠. 이곳에 눈이 내리지는 않지만 11월부터 추워지기 시작해서 겨울 시즌에는 상당히 춥습니다. 그리고 3월에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이곳 기후는 덥거나 추운 양극단입니다. 중간이 거의 없어요. 2주 전까지만 해도 많이 더웠습니다. 지금은 아주 마일드한 날씨입니다. 하지만 11월은 모든 것을 끝내는 달입니다. 그러나 태평양이 인접해있다는 것은 과달루페계곡 전체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알렉산드라 씨는 데킬라(Tequila)가 생산되는 할리스코(Jalisco) 주 출신으로 온통 용설란으로 가득한 지역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양조에 관심을 갖고 양조학(Oenology)의 외길을 가고 있는 청년이었다. 과달루페 밸리의 현장을 경험하기 위해 이곳에 왔고 나파밸리는 물론, 보르도와 보르고뉴에서도 일해볼 생각이다. 엔세나다에서 홀로 살면서 버스로 출퇴근하는 이 청년은 가족이 모이는 '망자의 날'에도 가족을 만나지 못했고, 때때로 고향이 그리워 눈물짓기도 하는데 이번 주에는 동생이 올 예정이라 향수를 견딜만하단다. 명품 와인은 풍요로운 토양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듯 스스로를 척박한 곳으로 던지는 용기를 지닌 알렉산드라를 만난 것은 와인의 향기를 찾아온 이 계곡의 또 다른 기쁨이었다.


과달루페 밸리 대부분의 대형 와이너리에서는 와인 테이스팅뿐만 아니라 숙성실을 거닐며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안내받을 수 있다. 그것은 와인이 가진 마법이 입속에 들어와 코와 혀, 그리고 온몸의 감각을 깨워 마침내 간사한 뇌를 통해 앞에 앉은 사람에게 가장 감미로운 사랑을 말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지에 대해 경험일 것이다. 와인은 사랑의 공격수도 되지만 때때로 잘못된 고백을 바로잡는 이별주가 되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사랑할 때는 너무 쓴 탄닌도, 너무 무거운 바디감도 부드러운 침공이었고 사랑이 떠나면 지옥처럼 쓰고 시지프스의 돌처럼 무겁다. 과달루페 밸리의 점으로 회귀된 긴 포도밭 고랑을 바라보면서 사랑을 다지거나 모래밭으로 변한 강바닥을 걸으며 사랑이 식은 관계를 정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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