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70
Guerrero Negro에서 150km를 동남쪽으로 내려온 작은 마을, 산 이그나시오(San Ignacio)의 산리노(San Lino)에서 머물고 있다.
멕시코 전역을 연결하는 여러 장거리 운행 버스회사가 있지만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의 최북단 티후아나(Tijuana)에서 최남단 산호세 델 카보(San José del Cabo)까지 운행하면서 작은 마을까지 정차하는 버스는 ABC(Autobuses de Baja California)와 Autobuses Águila에서 운행하는 버스뿐이다. 약 1700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는 버스는 주행에만 꼬박 하루가 걸리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주야간을 달리는 버스에는 두 운전자가 교대를 해야 한다. 편의에 따라 중간 정차 정류장에서 교대를 하기도 하지만 버스에 함께 타고 이동하기도 한다. 버스 여행을 하면서 이 분들의 일과를 접하게 된다. 식사도, 잠도 길 위에서 해결해야 하는 장거리 버스 운전자로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감수해야 가능한 직업이었다.
Guerrero Negro에서 아침 9시 30분 버스를 기다렸다. 당도한 버스는 티후아나에서 출발해 라파스(La Paz)까지 가는 버스였다. 이미 10시간을 달려온 버스였고 앞으로 10시간을 더 가야 하는 버스였다. 9시 20분에 터미널에 들어온 버스의 운전자는 터미널 직원이 승객들의 수화물표를 확인하며 짐을 내려주는 사이 수화물칸 옆 공간의 문을 열었다. 그곳은 교대운전자의 수면 공간이었다. 막 잠을 깬 운전자가 밖으로 나와 유니폼을 갖추어 입고 두 운전자가 아침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그 수면 공간은 성인 어깨너비 정도에 맞춘 협소한 크기뿐만 아니라 도로와 인접한 곳에서의 안전은 얼마나 고려되었는지 의문이었다. 이 버스 기사분의 이런 희생이 없다면 우리 부부의 바하 칼리포르니아 각 마을을 살아보는 순례 여정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장미꽃을 들고 먼 밤을 새워 달려온 남자친구를 선인장 아래에서 상봉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소녀의 눈물도, 며칠을 함께 보낸 여자 친구를 대처로 보내는 남자의 수십 번 석별 키스가 불가능했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매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노고 위에서 새로운 하루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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