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원하실 때까지...

Ray & Monica's [en route]_74

by motif


93세의 택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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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마을의 황혼은 더욱 붉다. 사막의 붉은 돌이 더해 붉다 못해 검붉다. 황혼을 향해 달리던 후안(Juan)이 주유소 옆에 차를 세우며 말했다.


"입간판 아래서 손님 호출을 기다리는 저 택시 기사는 93세로 이 지역에서 가장 나이 많은 현역입니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분이죠. 제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부인은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뇌성마비로 휠체어 생활을 해온 61세의 아들을 부양하고 있습니다. 홀로 집에만 있죠. 나이가 들면서 정신장애가 왔습니다. 부상도 잦아졌죠. 그때마다 Santa Rosalía의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80km의 장거리이기 때문에 제가 후송 봉사를 맡고 있습니다."


인사를 나누면서 마주 본 어른의 눈은 형형했다. 어른의 보청기가 대화를 불편 없이 만들어주었다. 오른쪽 좌석에 놓인 폴더폰은 택시영업을 도와주는 최신 장비였다.

"운전은 몇 년이나 하셨습니까?"

"택시 운전만 64년간."

"언제까지 계속할 예정이세요?"

"하나님이 원하실 때까지(Hasta que Dios quiera)."


후안은 외롭게 지낼 아드님에게 사람 얼굴 한 번 보여주자고 했다.

가속페달을 밟아 도착한 비포장 길 모서리에 그의 집이 있었다. 그는 홀로 드럼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인기척을 하자 스틱을 놓고 반색하며 우리를 맞았다. 그리고 바로 스틱을 잡았다.

"이 분이 우리를 위해 연주를 해주겠데요."

그의 단어 조각들을 맞추어 후안이 통역을 해주었다.

그의 연주가 다시 시작되고 우리는 리듬에 맞추어 함께 춤을 추었다. 스틱에 더욱 힘이 실렸다. 곡이 끝나자 춤이 멈출세라 바로 연주를 이었다. 세 번째 곡으로 넘어가기 전에 작별 인사를 드렸다.

후안이 대문을 닫으면서 말했다.

"기사 할아버지는 휠체어 탄 아들 외에는 가족이 없는데 할아버지를 씩씩하게 살아있게 해주는 사람이 바로 아들이라고 생각해요."


밖은 검붉던 노을이 그새 검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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