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84
●이 글은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Oliver의 바하칼리포니아수르 窓_1 | 토도스 산토스 바닷가에서 1년
https://blog.naver.com/motif_1/223291225872
-당신의 전시는 12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4개월이다. 개막 후에 전시장에서 관람객과 소통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행선지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전시 개막 후 5일간만 La Paz에 있을 것이다. 20일에 유카탄주 메리다(Mérida)로 간다. 유카탄주와 캄페체주 일대를 4개월 여행할 예정입니다."
-다시 그곳에서 당신을 조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비행기가 아니라 라파스에서 페리로 코르테스해를 건너 시날로아주 마사틀란(Mazatlán)으로 가서 멕시코 중남부를 여행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부의 메리다로 가서 한국 이민자들의 역사를 더듬어볼 예정이다. 유카탄을 돌아 벨리즈로 들어가면서 멕시코의 여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신이 그곳을 다음 유목 장소로 택한 이유는?
"과나후아토 레온(León)이 내 고향이다. 내게도 유카탄은 먼 곳이고 전혀 다른 곳이다. 이번에는 대서양이었다면 다음은 태평양으로 가는 것이기도 하다."
-당신은 건축을 전공했다고 했다. 현재는 회화와 조각에 전념하고 있다. 그럼 건축과는 고별한 것인가?
"아니다. 나의 가장 기본 정체성에는 여전히 건축가이다."
-한국과 다른 나라 건축가들도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과 결을 같이하는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그런데 조각과 회화에 전념하는 경우는 드문 경우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건축가 정체성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당신의 입체와 평면작업이 건축적 베이스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는 것인가?
"건축계에서 몇 년간 일을 하다가 내 감정을 더 충실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건축을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 마음속 시나리오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매체로 회화를 택했다. 그 작업을 하면서 내 머릿속에 일어나는 생각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래서 조금씩 조각으로 영역을 넓혀간 것이다. 내 전공이 건축이었기 때문에 건축적 공간개념이 내가 조각을 하는데 통로가 되었다."
-건축_회화_조각의 순서로 확장되었다고 했는데 사실 그 각각에는 엄연히 벽이 존재한다. 회화는 건축과는 목적도 표현 도구도 방식도 다르다. 그림에서 조각으로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벽을 그렇게 쉽게 넘을 수 있었나?
"나는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멈춘 적이 없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건축을 전공하기 전에 내 인생의 베이스는 글쓰기와 그림이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것을 통합한 것이 현재의 평면과 입체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그것이 어떤 매체이든 간에 그것을 통해 매일 내 삶과 내가 알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알겠다. 모든 장르의 예술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표현 매체를 넘나드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당신은 또 최근에 실을 활용한 직조 방식의 패브릭 작업을 하지 않았나. 그런 표현 매체를 넘나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내게 그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마치 항해처럼... 배는 끊임없이 장소를 바꾸지 않는가. 항해해서 나를 다른 장소에 가져다 놓으면 그곳에서 마치 그곳 사람이었던 것 처럼된다. 어릴 때부터 내 안에 원동력을 발견할 때마다 앞으로 더 나아갔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원동력이 생겨나면 그 순간 나를 더 멀리 데려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마치 새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내가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은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발견했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나 자신에게 잠재된 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소, 혹은 영역으로의 항해를 즐긴다."
-그것을 '노매드 예술가'로 표현한 것인가?
"그렇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당신은 마치 능숙한 서퍼가 각기 다른 파도를 모두 더 익사이팅한 서핑을 즐기는데 활용하듯 자연스럽게 장르를 바꾸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하지만 여느 사람들은 여전히 장르 바꾸기를 어려워한다. 그것은 장르를 바꿀 때 부딪히는 테크니컬 한 것에 너무 주목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아크릴 색을 어떻게 배합하지, 붓은 또 어떻게 사용해야는 거야, 같은... 입체작업을 하기 위해 내가 걱정해야 할 것은 어떤 입체일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지 끌과 망치 사용을 먼저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그렇다.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과 도구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또한 하다 보면 도구는 제어방법과 정밀도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또한 상통하는 점이 있다. 나는 5개월 전에 직물 분야의 작업을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새로운 언어를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이다. 이미 나는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여러 언어가 있기 때문에 그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많은 길을 가보면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쉬워진다. 내게 직조가 그랬다. 그 직조는 창작에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6개월 전에는 몰랐던 것이 이제 내 표현 방식의 또 다른 언어가 되었다. 기술적인 것은 독학으로 익힐 수도 있지만 워크숍을 통해서도 더 빠르게 익힐 수 있다. 이제 그 새로운 언어로 내 스토리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한 것을 하는 것이다. 그것에 내 메시지를 담은 것이 창작이다."
-이즘은 건축설계도면 작업을 Autocad나 Archicad, 3d max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당신은 컴퓨터 대신 드로잉을 직접 했다고 했다?
"내가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할 때도 손으로 작업하는 법을 가르쳤다. 내가 마지막 세대가 되었다. 학년이 올라가고 또한 실무에서 컴퓨터를 사용했다. 하지만 실무에서 상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데 손으로 하는 스케치가 더 쉽고 유용했다. 나중에는 그것을 통합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손으로 그린 다음 그것을 디지털화하는 방식이었다. 결국 디지털을 활용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두 가지를 아울러 사용하는 것이 건축 사무실에서 나를 차별화시킬 수 있었다."
-당신이 캐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 대학에 입학했다면 당신은 내가 짐작한 것 보다 훨씬 젊은 나이 갔다?
"참 아이러니 한 것은 당신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이 내 나이를 잘 알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나를 25세라고 생각하거나 많게는 30세라고 말했다. 사실은 40세이다. 졸업 후 6년간 건축 사무실에서 설계 작업을 했다. 건축의 기술적인 부분과 회화의 표현적인 부분에 함께 의문이 생겼을 때 나는 건축계를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회화 작업을 해온 것은 병행한 시간을 종합하면 25년간이다."
-건축계를 떠난 후 바로 유목민이 되었나?
"아니다. 건축을 그만두자마자 멕시코시티로 가서 5년 동안 그곳에 정착해서 회화 작업을 했다. 집에 가구까지 갖추어두고 살았다. 그 이후에는 과나후아토 주 산 미겔 데 아옌데(San Miguel de Allende)로 갔다. 그곳에서도 작업실을 두고 3년 동안 정주했다. 물론 집도 있었다. 요약하면 모든 것이 평범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덮쳤고 나는 작업실에 갇힌 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나는 숨어있는 대신 배낭을 꾸렸다. 그렇게 2020년부터 유목민이 되었다. 첫해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세 도시에서 살았고 다시 여러 도시를 거처 이곳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완벽한 유목민이 될 수 있는 곳임을 알아버렸다. 사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지금'이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이제는 여행하는 예술가가 아니라 그림 그리는 여행자가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가 오히려 나를 정체에서 구출한 셈이 되었다."
이곳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에서 더 숙련된 유목민이 된 그는 지금 잠시 가던 길을 멈추었다. 방금 15일 개인전 '바하칼리포르니아 수르의 창문(Windows of Baja California Sur)전'을 앞두고 전시장에서 설치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왔다. *photo by Ol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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