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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May 22. 2024

부부의 슬기로운 동행

Ray & Monica's [en route]_157


부부의 날, <아내의 시간>



"7년의 연애, 36년의 결혼 생활, 그중 마지막 13년은 헤이리와 서울에서 각자의 일과 삶의 방식에 맞춰 따로 또 같이 살아온 부부가 있다. 세계의 예술가와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파주 헤이리의 북스테이 모티프원을 운영하는 이안수 촌장 부부다. 이안수 촌장은 몇 해 전 모티프원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여행자의 하룻밤>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정년을 맞은 아내의 은퇴 여행에 합류했던 이안수 작가는 그 길로 아내의 집에 들어가 함께하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별거를 선택했던 두 사람이 다시 한집에서 동거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2021년 말에 출간된 <아내의 시간>에 대한 출판사 '남해의봄날'의 소개글이다.

https://namhaebomnal.com/books/?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9078960&t=board&category=WKE5P2K18q


아내가 2020년 12월 말 정년퇴직 후, 나는 아내의 집에 머물며 모티프원에서 정년 없는 삶을 계속 살 것인가, 아니면 아내처럼 스스로 퇴직을 결정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아내와 함께했던 43년을 반추하며 부부의 동행에 관한 우리의 태도와 방식에 관해 썼던 책이다.


아내는 퇴직 이후 결심했던 계획들을 실행하느라 여전히 바빴다.

●“걱정하지 마세요" 은퇴 이후, 나답게 살아가는 삶 - 강민지 님

https://blog.naver.com/motif_1/222936361414


나는 이 책의 출판 이후 모티프원 운영을 딸에게 맡겨보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여정을 떠났다. 그 여정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아쉽게도(?)' 내가 없는 모티프원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딸은 나와는 더 젊은 감각을 발휘하면서 모티프원의 목적을 잘 실행해가고 있었다. 나는 '은퇴'라는 다른 길을 찾는 것이 오히려 순리하는 생각을 굳혔다. 그리고 평생의 소원이었던 세계의 각기 다른 문화권 실경의 삶을 사는 것을 실행에 옮겼다.


영국,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미국을 거쳐 현재 멕시코를 살고 있다. 5월 초 딸이, 정년퇴직을 앞둔 분이 읽고 보내주신 내용이라며 <아내의 시간>에 대한 독후 느낌을 전해주었다.


"<아내의 시간>이란 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두 분과 어른들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이 맞았다는 결론에 은근 즐거웠네요 ^^

나리 씨가 연극배우만이 아니라는 사실과(못 알아봐서 너무 죄송..) 주리 씨의 씩씩하고 독립적인 성향과 부모님께 너무 사랑스러웠을 막내 아드님…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님의 사진만큼이나 편안하고 친절한 필체와 어머님의 온정적이면서 철학 같은 심지 깊은 삶을 잠시나마 일견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고 왠지 행복했습니다. 아마도 저 역시 이제 두 어른들의 연배를 쫓으며 어찌 살아내야 할지를 고민하는 후배로서 그 분들이 먼저 경험하고 알아가는 것을 지금의 제가 대가 없이 미리 알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음에 느껴지는 기쁨과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 덕분에 <여행자의 하룻밤> 이라는 책에 대한 기대가 이미 설레임으로 바뀌어, 앞으로 며칠 정말 즐겁게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이 분께서는 명년 시중은행 지점의 책임자 직책을 내려놓으면 자신이 평소 좋아했던 나라로 가서 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면서 한 해를 보내볼 결심이라고 했다.


이 책은 그동안 '부부의 슬기로운 동행'에 관한 영감을 주는 책으로 결혼을 앞둔 분들에게 많이 선물되곤 했었다. 은퇴 계획에도 영감을 주었다는 내용은 또 다른 보람이었다.


2023년 9월 6일 멕시코에 입국한 후, 8개월 보름째 멕시코의 삶에 젖에 있다. 체류연장을 위해 미국을 두 번 더 다녀오면서까지 이곳 삶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일상에서 꾸밈없이 살아내는 선한 본성을 느낄 수 있어서이다. 우리의 이웃은 가난하지만 마치 한 번도 가난해 본 적 없었던 사람처럼 살고 있다. 넘치는 풍요 속에서도 허기진 마음에 웃을 시간을 허락하기조차 어려운 날들을 사는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시장 사람들과 미소를 담은 얼굴로 눈을 맞추고 방앞의 길거리 개와 새들에게 물을 주며 사람들과 함께 사막산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멕시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우리가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의로 이방인을 맞아준다. 그동안 각국 순례에서 확인한 것은 '누구에게나 살아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것과 '그럼에도 어떻게든 '좋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라는 것이다. 그들을 통해 우리 부부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의지를 어떤 순간에도 놓지 않고 있다.


'특정한 역할에서 벗어나 나로서 살 것'을 다짐하며 한국을 떠났지만 우리 자신에게 게으름과 편안함, 과잉소비에 대한 무관용원칙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제(5월 21일)는 한국 '부부의 날'의 날을 맞아 출판사의 인스타 피드에 <아내의 시간>이 올라왔다.


"오늘은 사랑 듬뿍 담긴 �’부부의 날‘이더라고요! 아직 짝을 만나지 못한 봄날지기는 결혼과 부부생활에 대해 낭만이 가득하답니다. 그 낭만에 빠지게 한 건 다름 아닌 바로 이 책이었어요. 성숙하고, 자유로운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부부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던 것 같네요. 여러분도 오늘 곁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아내의 시간>을 읽어보시는 건 어떤가요?" @namhaebomnal


<아내의 시간>은 '큰글씨책'과 '전자책'이 함께 출간되어 있다.



#아내의시간 #남해의봄날 #라파스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멕시코 #세계일주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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