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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May 30. 2024

"특별한 경우가 있어요."

그림일기_107


부부가 자전거 수리비를 받지 않는 이유



MTB라는 신세계에 빠졌다. 산책 중에 우연히 만난 자전거 수리점(Monkey bicycle repair shop), 세르히오(Sergio)와 마릴루(Marilu)부부때문이다.


전직 사이클 선수였던 세르지오는 기증받은 자전거를 수리해서 내가 라파스를 떠날 때까지 내 것처럼 탈 수 있도록 조치해 주었고 그가 운영하고 있는 MTB 클럽(Club de ciclismo Guerreros de Dios)의 멤버로 초대해 주었다.


세르히오씨는 내가 MTB에 대한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체력도, 나이도 멤버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매일 사막으로 나가는 클럽의 멤버들과 함께 달리도록 독려한다. 그리고 나의 기량을 매일 주시하면서 햄스트링(hamstrings)이 약간이라도 향상되면 조금씩 안장을 올려주었다.


마릴루씨 또한 장인 수준의 자전거 수리 전문가이다. 거친 환경의 서툰 라이딩에서 매번 어긋나고 고장 나는 내 자전거의 기능을 바로잡아준다. 타이어 펑크, 브레이크 고장 등을 수리할 때마다 한사코 수리 비용 받기를 거절한다. 왜 그러냐고 따져 물으면 빙그레 웃음을 먼저 웃고 두어 박자 느리게 답한다.


"Hay un caso particular(특별한 경우가 있어요)."


오늘 마릴루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민지! 남편이 안장을 더 높이는 것이 좋겠대요. 자전거를 타고오시면 더 높여드릴께요."


이번 작업은 안장을 받치는 안장대(seat post)를 모두 올렸기 때문에 용접으로 붙여 안장대를 연장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난이도가 더 높은 일이었다.


이번에도 작업비는 결코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르히오씨에게도 그 이유를 물었다. 예의 큰 웃음을 웃고 말했다.


""

"Es porque eres familia. La familia es infinitamente más valiosa que el dinero(당신은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은 돈보다 무한히 더 소중합니다)."




"돈보다 무한히 소중한 것은...


20240529

강민지"


#그림일기 #가족 #라파스 #멕시코 #10년세상순례 #모티프원 #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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